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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

[시네토크] 언제든지 다시 만나 예전처럼 작업하고 싶다 - 배우 안성기, 배창호 감독의 <깊고 푸른 밤> 배창호 감독이 데뷔작부터 연달아 11편의 작품을 함께한 배우 안성기는 이번 영화제에서 을 선택했다. 예정과는 다르게 배창호 감독도 시네토크에 함께해 더욱 풍성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두 사람의 대화에서는 오랜 시간 함께 작품을 만들어온 만큼 감독과 배우의 관계 이상의 관계를 엿볼 수 있었다. 덕분에 감독과 배우의 첫 만남부터 27년이 지나 다시 보는 까지 즐거운 추억을 꺼내듯 이야기가 오고 갔고,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밀도 높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안성기(배우): 러브신들이 왜 그렇게 많았는지.(웃음) 힘들었다. 웬 폭력이 이렇게 많고 왜 담배를 그렇게 피워댔는지. 그때는 담배가 굉장히 자연스러웠다. 지금은 시대가 많이 변해서 거슬리는 것도 있지만, 하여튼 관객들 핑계 삼아 오랜만에 영화를 보.. 더보기
고민과 절망을 이겨낸 몇 장면만이 이미지로 남는다 - 이명세 감독이 선택한 <샤이닝> 이명세 감독이 선택한 영화는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이었다. 영화를 감상한 소감에서 이명세 감독은 을 처음 미국에서 보았던 때를 회상하며 깨끗한 화질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겨울에 이라는 공포장르를 선택해서 관객들에 송구함을 드러냈던 이명세 감독. 그러나 그의 우려와는 달리 146분이라는 러닝타임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갔다. 추운 날씨에도 극장을 가득 메우고 영화를 감상한 시네마테크의 친구들은 함께 웃고 놀라며 마치 새롭게 개봉한 스탠리 큐브릭의 최신작을 감상하듯 하나가 되어 영화의 배경인 오버룩 호텔 속으로 빠져들어 갔다. 이명세(영화감독) : 십년 전 쯤 뉴욕 필름 포럼에서 을 볼 기회를 수차례나 놓쳤다. 1년 뒤에 힘겹게 감상할 수 있었는데 그 때 내가 느꼈던 기쁨을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었다. 시.. 더보기
장 마리 스트라우브/다니엘 위예의 '화해불가'-정치적 급진주의의 대표작 노벨문학상 수상자이자 전후 독일 문학의 대표적 작가인 하인리히 뵐의 1959년작 소설 를 원작으로 한 는 장 마리 스트라우브와 다니엘 위예의 장편 데뷔작이다. 정치적 모더니즘 영화가 봇물처럼 터져 나오던 1960년대 세계 영화의 흐름 가운데에서도 가장 급진적인 시네아스트이자 정치적 모더니즘과 미학적 아방가르드를 가장 성공적으로 결합시켰다고 평가 받는 스트라우브와 위예는 정치적 급진주의를 바탕에 깔고 문학과 음악, 연극, 회화 등 전방위적인 예술의 형태를 영화의 형식으로 전화하는 가운데에서 자신들의 미학을 설파한다. 그들의 1965년작 는 전후 독일 사회에서 경제 발전의 기치에 가려진 나치 시기의 청산에 대한 의도적인 망각에 대해 일침을 가하는 작품이다. 하인리히 페멜이라는 한 건축가의 집안을 중심으로 한.. 더보기
[이벤트] 부지런한 관객은 책을 읽는다 - '영화, 소설로 만나다' 도서 이벤트 서울아트시네마 로비에 때 아닌 책들이 전시되고 관객들이 분주히 책을 고르는 진풍경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2012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를 맞아 ‘영화를 소설로 만나다’라는 도서 이벤트가 1월 13일부터 진행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책’ 출판사의 후원 덕분입니다. 개관 10주년을 맞는 서울아트시네마는 그 역사만큼이나 제법 많은 후원자분들이 있습니다. 정부 지원금의 중단 이후에도 서울아트시네마가 막힘없이 운영될 수 있었던 이유는 이들 후원자들 덕분입니다. 후원의 방식도 제법 다양합니다. 그 중의 고마운 한 분이 이번 도서 이벤트를 후원해준 ‘그책’ 출판사의 정상준 대표입니다. 책, 음악, 그리고 영화에 관심이 많은 정상준 대표는 서울아트시네마를 찾아 고전 영화를 즐겨보는 편인데, 이번 영화제를 맞아.. 더보기
알랭 레네의 '히로시마 내 사랑'-그럼에도 삶은 계속된다 은 누벨바그의 진정한 출발을 알리는 선구적인 작품이자 감독 알랭 레네와 누보로망 작가인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만남으로 유명하다. 관습적이고 선형적인 이야기에만 매달려온 기존의 영화 작업에 의문을 제기했던 레네는 새로운 형식과 기교를 구사하는 누보로망 작가인 뒤라스에게 직접 시나리오를 부탁했다. 뒤라스는 상식적인 전개 방식 대신 그녀의 소설에서나 접했을 법한 다양한 실험 구조를 영화에 적용시킨다. 뒤라스는 히로시마 원폭 투하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의 충격을 전하며 이후 시나리오를 쓰게 된 동기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한 바 있다. “의 시나리오를 주문받지 않았다면, 나는 히로시마에 대한 글은 아무것도 쓰지 않았을 것이다. 의 시나리오를 쓰게 되었을 때, 나는 히로시마의 엄청난 사망자 수를 보고 내가 만들어 .. 더보기
배창호의 '깊고 푸른 밤'-희망과 욕망의 경계 배창호의 은 동명 소설 에서 뼈대를, 에서 내용을 빌려온 영화로 원작자인 소설가 최인호가 직접 시나리오에도 참여했다. 영화는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로스앤젤레스로 온 한국인 호빈(안성기)과 제인(장미희)의 만남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호빈은 임신한 아내를 한국에서 데려오기 위하여 영주권을 얻으려 한다. 가장 빠른 방법이 바로 영주권자와의 계약 결혼이다. 제인과 호빈의 인연은 이렇게 성사 된다. 계약이 끝날 쯤 제인은 호빈의 다정한 모습에 사랑을 느끼지만, 호빈은 제인을 계약 관계 그 이상으로 보지 않는다. 단지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싶었을 뿐인 두 사람은 자신의 욕구를 실현시키기 위해 점점 스스로와 상대방까지도 파괴해간다. 은 당시의 혼란스러운 사회와 그 안에서 한없이 나약해지는 인간을 동시에 보여준다... 더보기
[Review] 진정한 공포영화의 고전 - 스탠리 큐브릭의 '샤이닝' 스탠리 큐브릭의 은 스티븐 킹이 1977년에 발표한 동명소설을 영화화한 공포영화의 고전이다. 146분이라는 긴 상영시간을 인지하기 힘들 정도로 흡입력 있는 화면과 스토리가 맞물려 있다. 인간의 이성을 넘어선 초월적 존재에 대한 불안이 가져오는 원초적 공포가 인물들을 마치 꼭두각시 인형처럼 조작하면서 극을 마지막까지 빈틈없이 몰아세우기 때문이다. 인물의 불안 심리를 세세하게 극대화시켜주는 미장센은 초자연적인 현상이란 불안감을 시각적으로 적절하게 표현하고 있다. 콜로라도 주 오버룩 호텔의 관리인 직을 얻게 된 잭 토랜스(잭 니콜슨)는 겨울 내내 텅 빈 호텔을 자신의 가족들과 함께 지켜야한다. 그에게는 호텔 관리 외에 가족들을 부양해야 하는 가장으로서의 의무가 있다. 영화 내내 관철되는 헤드 룸과 부감쇼트는 .. 더보기
[Review] 전복적인 국가의 탄생 - 존 포드의 기병대 존 포드의 영화에서 남북전쟁은 자주 다루어진 주제는 아니었다. 가 이산 에드워드(존 웨인)가 남북전쟁에서 돌아오는 장면으로 시작하듯, 존 포드에게 남북전쟁은 배경으로 존재할 뿐이었다. 그러나 에서 상황은 다르다. 이 영화는 벤자민 그리어슨이라는 실존 인물이 이끈 북부 기병대의 기습 공격을 실화로 해 미국의 남북전쟁을 전면적으로 다룬다. 북부의 기병대는 남부의 물자 공급을 담당하고 있는 뉴튼 역을 파괴하러 적진을 향해 떠난다. 존 웨인은 기병대를 이끄는 말로우 대령을, 윌리엄 홀든은 군의관 켄들 소령을 연기한다. 는 정통 서부 영화는 아니지만, 잠재되어 있던 웨스턴의 요소가 수면 위로 떠오를 때 대립과 충돌의 구조는 더 흥미로워진다. 고전적 웨스턴이 동부 대 서부의 대립이었다면, 는 북부와 남부의 충돌을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