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2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

[Review] 내 것이 아닌 삶에 대한 감각 - 자크 반 도마엘의 <토토의 천국> (1991)은 의 자크 반 도마엘 감독이 만든 첫 장편 영화로 원제는 ‘영웅 토토 Toto, Le Heros’이다. 비록 단편적이고 다소 주관적인 기억들로 구성되어 있지만 이 영화는 한 남자의 전 생애를 담고 있다. 한 개인의 삶은 외부에서 볼 때는 물리적으로 균질한 순간들이 쌓인 적층처럼 보인다. 그러나 주관적 시선에서 삶은 직물에 비유된다. 영화 에서 한 생애를 구성하는 것은 이러한 직물과도 같은 회상들이다. 과거의 기억은 특정한 시기, 어린 시절이나 사랑을 했던 때에만 구체적이고 자세하다. 그 외의 일상적이고 지루한 생활의 시간들은 회상의 대상에서 아예 배제된다. 이러한 회상 장면들은 짧은 시간 안에 효율적으로 이야기를 전개하기 위해 선별된 것이지만, 한 개인의 생애를 주관적 차원에서 다루려는 영화.. 더보기
[시네토크] "굉장히 지혜로운 노인의 기록, 아름답고 유려한 영화다" 뮤지션 백현진이 선택한 ‘부르주아의 은밀한 매력’ 1월 20일 저녁, 서울아트시네마의 친구로 음악을 만들고 때론 영상연출을, 가끔 디자인까지 한다는 그야말로 종합예술인 ‘연남동 사는 백현진’이 왔다. 루이스 부뉴엘의 을 추천한 그는 자신에게 예술적 영감을 주는 사람은 고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서도 많지 않다고 소개했다. 특히나 극중 걷는 장면에 대하여 다양한 방식으로 이야기를 시도했다. 또 즉석에서 ‘그 집 앞’이라는 노래를 불러주며, 실비가 내린 날이어서 그랬는지 동요 ‘우산’ 한 소절로 유쾌하게 토크를 마무리 짓는 파격을 보여주었다. 김성욱(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램 디렉터): 이런 영화 끝난 이후에 토크를 하는 게 어려운 일이다. 부뉴엘의 영화만큼 뒷자리가 재밌을 수가 없다. 그 점 미리 양해 부탁드린다... 더보기
서울아트시네마에서 가장 좋은 좌석은 어디일까? 서울아트시네마 궁금증 클리닉 서울 유일의 민간 비영리 시네마테크 전용관 서울아트시네마가 개관 10주년을 맞았다. 10년이나 영화와 함께 성장하며 영화향유권을 보존시켜왔지만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에 대해 풀리지 않는 궁금증은 여전히 많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관객 에디터들이 직접 리서치에 나섰다.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에 대해 소소하게 알고 싶은 몇 가지 것들을 ‘2012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 웹데일리 궁금증 클리닉 코너를 통해 공개한다. Q. 서울아트시네마에서 가장 좋은 좌석은 어디일까? A. 주시 또는 우세안이라는 것이 있다고 한다. 우리의 눈은 대부분은 어느 한쪽이 우세하게 사용되는데, 이 우세안은 사물의 위치와 거리를 파악하는 데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극장 좌석을 선택할 .. 더보기
왜 서울아트시네마에는 유독 혼자 오는 사람들이 많을까? 서울아트시네마 궁금증 클리닉 서울 유일의 민간 비영리 시네마테크 전용관 서울아트시네마가 개관 10주년을 맞았다. 10년이나 영화와 함께 성장하며 영화향유권을 보존시켜왔지만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에 대해 풀리지 않는 궁금증은 여전히 많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관객 에디터들이 직접 리서치에 나섰다.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에 대해 소소하게 알고 싶은 몇 가지 것들을 ‘2012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 웹데일리 궁금증 클리닉 코너를 통해 공개한다. Q. 왜 서울아트시네마에는 유독 혼자 오는 사람들이 많을까? A. 극장 로비에서 다음 상영 영화를 기다리는 ‘나 홀로’ 관객들의 모습은 서울아트시네마에선 익숙한 풍경이다. 사람들이 주로 혼자 극장을 찾는 이유는 다양하다. 먼저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상영하는 영화들.. 더보기
“시네마테크는 내게 놀이터다” 자원 활동가 최미연 양(24) 작년 ‘시네바캉스’ 때부터 자원활동가로서 서울아트시네마의 여러 일들을 도맡고 있는 최미연(24)양을 만났다. 극장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기대되고, 앞으로 보게 될 영화들이 기대된다는 최미연양은 요즘 날마다 극장에서 ‘논다’. 매일 이 공간에 놓일 수 있다는 게 너무 좋고, 운이 좋다고 말하는 최미연양의 시네마테크 이야기를 옮긴다. 어떻게 서울아트시네마를 알게 되었나? 2007년, 고3일 때, 친하게 지낸 언니에게 과외를 받았다. 언니를 따라 처음 서울아트시네마에 와서 영화를 봤다. 처음으로 혼자 영화를 보러왔던 건, 영화과에 진학하고 나서였다. 고다르 특별전을 봤는데, 그 때만 해도 고다르에 대해 잘 몰랐고, 영화를 보면서 거의 다 졸았는데, 그 졸았던 기억마저도 좋았다. 세.. 더보기
[시네토크] 어떤 공간과 만났을 때 겪게 되는 감정에 대한 영화 - 김종관 감독이 선택한 '히로시마 내 사랑' 지난 17일 저녁, 알랭 레네의 상영 후 이 영화를 추천한 김종관 감독과의 시네토크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김종관 감독은 일본 여행을 하는 동안 다시 봤는데 개인적인 위로를 많이 받았다며 추천의 말을 전했다. 공간과 인물의 내밀한 관계에 대한 지속적인 고민을 해 온 김종관 감독과 함께 이 영화를 본다는 것이 반가운 우연처럼 느껴졌던 시간이었다. 무거운 듯 가벼운 듯 다양한 맥락으로 이어지던 관객과의 대화 속에서 은 일상의 진동을 안고 사는 우리들에게도 작은 위로를 건네는 듯 보였다. 김성욱(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램 디렉터): 방금 상영한 은 김종관 감독이 선택한 작품이다. 이 영화를 선택하게 된 계기가 특별한데 그 경위에 대한 소개를 부탁 드린다. 김종관(영화감독): 제가 만든 영화도 아니고 어떻게 보면 .. 더보기
[만남] 서울아트시네마는 후회없는 선택이 가능한 곳이다 2012년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에서 관객들은 장 마리 스트라우브/다니엘 위예의 를 택했다. 의 첫 상영 30분 전, 극장 로비에서 관객 김양미님을 만났다. 갑작스럽게 부탁한 게릴라 인터뷰에 ‘나보다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듣는 게 낫다’며 주저했지만, 막상 인터뷰가 시작되자 적극적으로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주었다. 서울아트시네마와 10년째 소중한 인연을 이어오신 김양미님과의 인터뷰를 전한다.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2, 30대 때는 전공도, 직업도 영화랑 관련이 없었다. 40대 초반에 늦깎이로 영화에 입문해서 그때부터 재밌는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친구들이랑 같이 영화도 보고, 세미나도 하고, 영화 관련 책도 읽고, 문화센터에서 영화 관련 강의도 수강을 했다. 덕분에 영화 친구들도 많이 생겼다.. 더보기
브라이언 드 팔마의 '스카페이스'-욕망의 끝과 마주하다 브라이언 드 팔마의 는 “이 영화를 하워드 혹스와 벤 헥트에게 바친다”는 자막으로 끝난다. 드 팔마의 는 하워드 혹스가 연출한 동명의 영화를 리메이크한 것이다. 하지만 올리버 스톤이 쓴 각본은 원작의 골격과 일부 디테일을 따라갈 뿐, 어두운 시카고의 거리는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마이애미로, 금주법과 마피아의 시대였던 1920년대는 불법 마약 거래가 횡행하던 1980년대로 바뀌었다. 영화는 실제 있었던 역사적인 사실에서 출발한다. 영화는 미국이 아닌 쿠바에서 시작한다. 1980년 카스트로는 마리엘 항구를 개방하면서 미국 선주들에게 쿠바의 범죄자들을 싣고 떠나기를 요구했다. 드 팔마는 영화의 서두에서 시대적 상황을 설명하는 자막 이후, 카스트로의 연설, 환호하는 대중, 그리고 망명자들의 모습이 담긴 기록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