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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고전

네오리얼리즘과 페데리코 펠리니 [영화사강좌2] 홍성남 영화평론가가 말하는 펠리니의 초기영화들 페데리코 펠리니 회고전이 한창인 시네마테크 전용관 서울아트시네마에서는 펠리니의 작품세계를 보다 폭넓게 살펴볼 수 있는 '펠리니의 달콤한 영화읽기'란 영화사강좌가 열리고 있다. 지난 18일 저녁 8시 그 두번째 시간에는 홍성남 영화평론가가 '네오리얼리즘과 페데리코 펠리니'란 제목으로 펠리니 초기영화에 대한 열띤 강연을 펼쳤다. 무려 3시간 가까이 진행된 강연 일부를 여기에 옮긴다. 홍성남(영화평론가): 오늘 강의에서는 우선, 까지의 펠리니 영화의 중요한 논점들, 네오리얼리즘과의 관계, 펠리니가 네오리얼리즘을 보는 관점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다음으로 은 어떤 의미를 갖는지, 또 전반적인 영화사나 펠리니의 필모그래피 안에서 어떻게 봐야 할 지를 얘.. 더보기
카오스: 페데리코 펠리니의 미술 [영화사강좌1] 한창호 영화평론가가 들려주는 펠리니의 미술세계 페데리코 펠리니 회고전이 한창인 지난 16일 저녁 8시 서울아트시네마에서 펠리니의 작품세계를 보다 폭넓게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로 마련한 ‘펠리니의 달콤한 영화읽기’란 영화사강좌가 시작되었다. 총 5회로 구성된 이 프로그램의 첫 강연자는 이탈리아 영화와 미술에 조예가 깊은 한창호 영화평론가. 을 중심으로 그가 들려준 펠리니의 미술에 관한 강연 일부를 여기에 옮겨본다. 한창호(영화평론가) : 오늘 강의는 크게 두 가지로 이야기를 좁혔습니다. 하나는 이라는 작품 자체가 영화사에서 익숙한 작품이 아니라 먼저 에 대해 잠깐 설명을 드리고, 그 다음에 미술에 관해서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특히 오늘 저와 같이 보신 을 중심으로 이야기 하도록 하겠습니다.. 더보기
나의 두 번째 데뷔작 혹은 진정한 첫 번째 영화 [영화읽기] 페데리코 펠리니의 자전적인 영화로 잘 알려진 (1963)의 주인공인 영화감독 귀도는 결국 자신의 영화를 만드는데 실패한다. 영화 속 비평가 도미에의 말을 빌자면, 그는 리얼리즘과는 거리가 먼 영화를 만들려하는데 그를 괴롭히는 건 아이러니하게도 과거의 기억들이다. 영화의 첫 장면, 꽉 막힌 교통정체 속에서 폐쇄공포에 시달리던 귀도는 차문을 열고 하늘로 날아오른다. 하지만 그의 발목은 땅에 묶여 있고 결국 귀도는 밑으로 추락한다. 그가 날아올랐던 곳이 자신의 영화 세트인 우주선 발사대가 설치된 바닷가임을 상기해본다면, 귀도가 자신을 괴롭히며 출몰하는 과거의 시간들에서 벗어나기 위해 떠올린 모든 환상들은 결국 그가 창조하려는 영화의 세계임을 알 수 있다. 문제는 그가 만든 판타지가 아이러니하게도 .. 더보기
치네치타에 바치는 생일선물 [영화읽기] 페데리코 펠리니의 치네치타는 1937년 독재자 무솔리니 집권기에 로마에 설립된 이탈리아의 국영 촬영소다. 이탈리아어로 ‘영화의 도시’라는 뜻을 가진 이곳은 설립될 당시부터 세계에서 가장 크고 현대적인 촬영소 중 하나였다. 저널리스트로 일하고 있던 젊은 페데리코 펠리니도 자신이 근무하던 잡지를 통해 알게 된 지인 덕분에 시나리오 작가로 치네치타에 입성하면서 감독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그런 치네치타였지만 이곳은 세월이 지나면서 여타 사립 영화 촬영소의 성장, TV와의 경쟁 등을 겪고 차츰 쇠퇴하게 된다. 물론 치네치타에서는 여전히 많은 영화들이 제작되고 있다. 이나 같은 일부 할리우드 영화들도 치네치타에서 촬영되었다. 펠리니의 후기작 (1987)는 치네치타 설립 50주년에 제작된, 치네치타에.. 더보기
줄리에타 시선으로 바라본 환상과 꿈 [영화읽기] 페데리코 펠리니의 (1965)는 과 등에서 주연을 맡았던 줄리에타 마시나가 다시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작품이다. 펠리니의 첫 번째 컬러영화로 이탈리아의 중산층 부인인 ‘줄리에타’가 자신의 존재에 혼란을 느끼며 위기를 짚어나가는 과정을 그린다. 이 영화가 펠리니의 필모그래피에서 특별한 것은 영화의 주인공인 ‘줄리에타’, 즉 부르주아 여성 캐릭터 때문이다. , 을 통해 하층계급의 인물들을 연기했던 마시나는 자신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한 에서 돌연 유복한 부인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변화는 펠리니의 영화가 흑백에서 컬러로 옮겨지면서 강렬한 미학적 장치들(원색에 가까운 색감 등)을 활용하거나 극도의 몽환성을 띄는 것과 연결된다. 영화는 남편의 외도나 금지된 장난인 심령, 주술 등 다양한 방면으로 .. 더보기
만년의 펠리니가 바라던 세상의 모습 [영화읽기] 페데리코 펠리니의  는 1993년에 세상을 떠난 펠리니의 마지막 작품으로, 1990년 칸영화제 비경쟁 부문으로 초청되었다. 그리고 이 영화에는 로 잘 알려진 로베르토 베니니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보름달이 뜬 밤, 우물 속에서 달의 목소리를 홀린 듯 들은 타지오(로베르토 베니니)는 자신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환상을 오가면서 여러 사건들을 경험한다. 지붕에 올라가거나, 사다리에 올라가기도 하고, 우물이나 무대 밑으로 내려가는 것과 같은 상승 혹은 하강 운동을 반복하는 타지오는 그 때문인지 마치 달빛을 받아 땅으로 내려온 천사처럼, 혹은 무덤 속에서 살아나온 영혼처럼 보인다. 그래서 그는 죽은 뒤 지상을 떠돌며 어린 시절 어머니와 살던 집을 찾아가거나 친구와 만나고 자신이 흠모했던 알디나를 .. 더보기
환상을 창조하는 도시, 로마 [영화읽기] 페데리코 펠리니의 페데리코 펠리니는 고향인 리미니 외에 로마에 대해서도 각별한 추억을 가지고 있었다. 로마는 펠리니에게 제2의 고향과 같은 곳으로, 그는 로마를 ‘여인의 도시’에 비유하면서 자신이 로마에 매혹되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영화 (1972)는 1971년 현재의 로마와 30년 전 과거의 로마를 오가면서 ‘환상을 창조하는 도시’ 로마를 쇼의 무대처럼 그린다. 과거의 로마는 펠리니의 자전적 경험을 통해 보이고 현재의 로마는 로마의 젊은이들과 도시 곳곳의 모습을 펠리니가 영화 촬영 하는 형식으로 보여진다. 영화는 어린 소년이 줄리어스 시저의 “주사위는 던져졌다. 로마로 가자”는 학창시절 선생의 말을 회상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로마에 대해 학교와 극장에서 배우고 들으면서 동경을 품던 소년은 .. 더보기
개인의 내밀한 현상, 정신적 혼란 [영화읽기] 페데리코 펠리니의 초기 영화들에 보인 관객과 평단의 일관성 있는 호응과 달리 (1960)은 엄청난 논란과 논쟁을 불러일으킨 영화다. 은 이후 펠리니가 더 이상 네오리얼리즘의 범주가 아닌 그만의 고유한 속성을 만들어낸, 그 출발점에 위치한 중요한 작품이다. 전작에서 보여준 개인의 내밀한 현상, 즉 외부의 영향과 관계없이 인물 스스로 겪는 정신적 혼란이 에서 구체화되었다. 펠리니는 여기에 시적이고 환상적인 표현을 추가했다. 밤과 낮이라는 시간의 경계에 따라 행동과 사고가 완전히 뒤바뀌는 마르첼로라는 인물이 주인공이다. 의 모든 에피소드는 마르첼로의 행적을 따라 진행되는데, 그가 만나는 모든 인물들(여성들)은 마르첼로의 시각적이고 육체적인 쾌락의 욕망에 따라 등장하고 사라진다. 마르첼로와 여성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