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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MATHEQUE

[시네마테크 지키기 27회] 시네마테크의 어깨 위에 앉아 지금 서울아트시네마에서는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가 한창이다. 5년 째 극장에 발을 들이고 있는 일반 관객으로서 그리고 이번에 우연한 기회에 ‘시네클럽’에 참여하게 된 대학 동아리 연합회의 대표로서 여러 다양한 경험과 즐거움을 주는 영화들에 풍덩 빠질 수 있다는 게 새삼 너무 황홀하다. 거기다 박찬욱이나 봉준호, 류승완 감독 그리고 배우 안성기, 김윤석 씨 같은, 영화를 꿈꾸면서도 저 멀리 다른 세상 사람들처럼 느껴졌던 ‘한국영화의 용사들’을 직접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며 말 그래도 친구가 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시네마테크 안에서 일반 관객들과 ‘용사’들은 평등하며 격의 없으며 편한 사이다. 시네마테크라는 공간만이 가져다 줄 수 있는 매력인 것이다. 그리고 지금의 그 ‘용사’들을 만든 곳 또한.. 더보기
[시네마테크 지키기 26회] 그곳엔 진짜 영화들이 있단다 저에게 시네마테크는 이렇습니다. 이제 갓 두 돌을 넘긴 우리 아기가 언젠가 자라서 영화를 보게 될 시기가 찾아오면, 주저하지 않고 '그곳엔 진짜 영화들이 있단다'라고 말하며, 아이에게 시네마테크를 소개하고 싶은 그런 공간. 나의 추억이 나의 아이에게 고스란히 전달될 수 있는 그런 공간. 설마 이 공간이 내 곁을 떠나지는 않겠지요? (황소진, 30대 초반) 더보기
“서울아트시네마는 ‘바람'이 머무는 곳” 시네마테크의 가장 든든한 친구들은 이곳을 보금자리 삼아 영화를 보는 관객들일 것이다. 1월 22일 오후 버스터 키튼의 상영이 끝나고, 영화를 관람한 관객 한세희 씨와 인터뷰를 나눴다. 시네마테크가 극장을 넘어선, 어떤 ‘공간’으로 다가온다는 한세희 씨. 앞으로도 쭉 그간의 기억의 잔상을 너머 새로운 기억을 이어가고 싶다던 그녀와의 짧은 데이트를 여기에 전한다. 장지혜(웹데일리팀): 방금 본 버스터 키튼의 는 어땠나? 한세희(관객): 버스터 키튼 영화를 많이 보진 않았는데, 전에 봤던 영화들에선 가난한 키튼만 보다가 에선 바로 옆집을 갈 때도 자동차를 탈 정도로, 부유층으로 나오는 모습을 보니 좀 어색했다(웃음). 재밌기도 했지만 아찔한 장면들도 있었다. 지혜: 시네마테크를 다니게 된지는 얼마나 됐나? 세.. 더보기
잠시 쉬어가도 괜찮아, 지금은 ‘여행’중이니까 - 배창호 감독 신작 <여행> 프리미어 상영 제주는 언제나 육지에 사는 이들의 철저한 편견과 대상화의 공간이었다. 바다 너머에 있는, 말도 풍습도 다른 신비로운 곳, 제주. 그곳을 배경으로 한 배창호 감독의 신작 에서 그려지는 제주 역시 그렇게 ‘여행지’로서의 공간이다. 하지만 이 단순히 육지인들이 잠시 머물렀다 가는 곳으로서의 피상적인 제주를 그리거나, 그저 표피적인 낭만적 도피로서의 여행을 그리는 건 아니다. 옴니버스 구성을 취하고 있는 의 세 에피소드는 오히려 사람의 마음의 풍경을 담아내는 데에 집중한다. 아름다운 제주의 풍경은 마음의 풍경 뒤를 받쳐줄 뿐이다. 흔히 여행을 ‘너른 세상과의 대면’이라 한다. 뒤집어보면 그 말은 오히려 자신을 스스로 타자의 위치에 놓는 경험이라는 뜻인지도 모른다. 우리 자신을 구성하고 정체성을 대변해주는 친근하.. 더보기
[시네마테크 지키기 25회] "그래도 시네마테크와 함께 행복했노라고..." 나는 지금 벼랑 끝에 서 있다. 침몰하는 배 위에 있다. 눈물을 흘리고 있다. 세상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했던 나는, 사람들과 관계 맺기에 어려움을 느꼈던 나는 어느 날 극장 속으로 숨어버렸다. 극장 안에서 모든 것을 잊어버리고 싶었다. 의 미아 패로우처럼 스크린 속으로 들어가서 영원히 살고 싶었다. 영화를 통해서 세상과 만났고 세상과 소통했다. 순수하게 좋은 영화를 많이 보면 좋은 영화 감독이나 좋은 영화평론가가 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지난 12년간 수천 편의 영화와 함께 나는 행복했다. 나는 그 행복감이 영원히 지속될 줄 알았다. 그런데 나는 어느 날 스크린은 벽으로 되어 있어서 들어갈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현실로 돌아와야만 했다. 현실로 돌아와보니 내가 사랑했던 사람들은 나를 떠나고.. 더보기
[시네마테크 지키기 24회] 문화의 다양성을 지킬 수 있는 공간 안녕하세요. 시네마테크를 알게 된 지 고작 3년여 밖에 되지 않았지만, 지금은 어느 누구보다 시네마테크를 사랑하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관객입니다. 사실 지금은 조금만 눈과 귀를 열면 소위 말하는 예술영화나 독립영화를 볼 수 있는 공간이 적어도 서울에서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지만, 제가 이곳 시네마테크를 편애하는 이유는 영화뿐만 아니라 그 공간에 있습니다. 어쩌면 누군가는 지저분하고 낡은데다 슬럼화 되었다고 말하는 그 오래되고 남루한 공간에 자리한 시네마테크를 저는 그것 때문에 더 좋아합니다. 그 곳에는 화려하고 휘황찬란한 건물도, 영화 표 보다 훨씬 비싼 레스토랑도, 와인 바 같은 것도 없기 때문입니다. 엊그제 마이크 리 감독의 를 보고 나오면서도, 제가 흡연자라면 줄담배를 피우고 싶었을 것 같다는 .. 더보기
“시스템 제약과 왕가위 스타일 사이의 줄타기가 흥미롭다” 류승완 감독이 선택한 왕가위 데뷔작 시네토크 1월 22일 상영이 끝나고 영화전문지 『씨네21』 주성철 기자의 진행 하에 이 영화를 추천한 류승완 감독과의 시네토크가 이어졌다. 홍콩영화에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는 두 사람이 만난 만큼, 한 시간 반 동안 상영관 안은 내내 이야기와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평소 시네마테크에서 홍콩영화를 함께 보고 싶었다는 류승완 감독은 영화 에 대한 기억과 새로운 감회를 이야기하면서, 요즘 같은 때일수록 시네마테크에서 함께 영화의 본모습 그대로 체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며 시종일관 유쾌하게 진행되었던 이 날의 이야기를 일부 옮겨본다. 주성철(『씨네21』 기자): 예전에 이 영화를 보셨던 분들은 대만버전으로 기억하실 것 같다. 이번 상영에서 튼 홍.. 더보기
[특집2] 5개의 키워드로 되돌아본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5주년'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가 올해로 벌써 5주년을 맞았다. 서울아트시네마의 재정적 후원과 전용관을 확보하기 위해 2006년 처음 1회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가 열린 이래로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는 한국을 대표하는 감독, 배우, 평론가들이 참여해 매년 1월 한 해를 시작하는 최고의 영화행사로 자리를 잡았다. 지난 5년간의 기록을 5개의 키워드로 살펴본다.(편집자) ① Amies 친구들 2006년 '제1회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에는 9명의 친구들이 함께 했다. 5명의 감독과 (박찬욱, 김홍준, 김지운, 류승완, 오승욱) 2명의 평론가(김영진, 정성일) 그리고 2명의 배우가(문소리, 황정민) 시네마테크의 친구들이 되었다. 이들을 중심으로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모임이 결성되었고, 박찬욱..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