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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전/2014 베니스 인 서울

[특집 - 2014 베니스 인 서울] 도약하는 이탈리아 영화의 오늘

[특집 - 2014 베니스 인 서울]



도약하는 이탈리아 영화의 오늘

 

오늘날 이탈리아 영화는 유럽 경제의 불황에도 불구하고 제작 편수가 늘고 있는 추세다. 통계에 의하면(www.cinemaitaliano.info)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영화 제작 편수는 130~200 편을 넘지 않았는데, 2011~12년에 300편이 넘었고, 2013년에는 452(장편 215, 단편 237), 2014년에는 377(장편 209, 단편 162)이며, 현재 제작 중인 작품의 수는 521(장편 481, 단편 40) 이른다. 18개의 장르 중에서 제작 편수가 가장 많은 해를 살펴보면, 2013(코미디 106, 드라마 122, 스릴러 38, 액션 38), 2014(코미디 77, 드라마 97, 스릴러 18, 액션 16) 다양한 영화들이 제작되었음을 있다. 지난주(11 10~16) 박스 오피스 10위권에도 이탈리아 영화들이 다섯 편이나 올라 있다. 1위인 <인터스텔라> 이어, 2위는 로마국제영화제의 폐막작이었던 피카라와 피치오네 Ficarra e Picione < 나라로 갑시다 Andiamo a quel paese>이며, 3위는 루카 미니에로 Lucca Miniero <학교는 세상에서 제일 좋은 곳이다 La scuola più bella del mondo>. 외에 브란도 쿠이리치 Brando Quilici < 친구 나누크 Il mio amico Nanuk>, 맛시밀리아노 브루노 Massimiliano Bruno <혼란과 행복 Confusi e Felici>, 마리오 마르토네 Mario Martone <아름다운 청년, 자코모 레오파르디 Il giovane favoloso> 있다.

 

 

영화는 예술을 위해 자유롭게 변형되는 도구다” - 가브리엘레 단눈치오

 

이탈리아 영화의 황금기라 하면 보통 네오리얼리즘 시기를 언급하지만 실은 그보다 오래되었다. 1908 <폼페이 최후의 > 시작으로 이탈리아 역사 영화는 세계 영화계에서 성공을 거두게 된다. 토리노 자동차 산업의 약진이 영화 발전의 계기가 되었는데, 1914 조반니 파스트로네 Giovanni Pastrone <카비리아 Cabiria> 정점에 있다. 영화는 문학적 측면, 감독의 이름보다 원작의 작가인 단눈치오를 마케팅 요소로 사용했다. 영화를 통해 영화를 구성하는 기본 소재로서 스펙터클한 장면이 당연시되었을 아니라 이탈리아 영화 산업의 자립 기반을 다지게 된다. 이후 전후 이탈리아 영화 운동이라 명하는네오리얼리즘 10년의 짧은 기간 동안 세계적으로 많은 명성과 호응을 얻어 현재까지도 이탈리아 영화의 정체성으로 인식되고 있을 정도다. 예를 들면 1988년에 오스카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하면서 국제적으로 성공을 거둔 주세페 토르나토레의 <시네마 천국> 대해서 알베르토 모라비아는 영화는 지역성이 강하고 이탈리아 내부의 저변에서 있는 이미지를 상기시키는데, 이런 이미지는 이미 네오리얼리즘을 통해 널리 알려진 것이다라고 말한 있다. 또한 올해 오스카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파올로 소렌티노의 <그레이트 뷰티 La grande bellezza> 펠리니의 <달콤한 인생 La dolce vita> 현대판이라 칭할 아니라, <고모라 Gomorra> 평단은 물론 관객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이탈리아 영화계의 새로운 거장이란 타이틀을 얻은 마테오 가로네의 <리얼리티 Reality> 리얼리즘과 펠리니를 떠오르게 하는 이탈리아식 코미디를 넘나드는 스타일을 구사했다. 오늘날 주목받는 이탈리아 영화들과 대표 감독들이 자국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비평도 있지만, 그보다 장점을 최대한 활용할 아는 현명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이탈리아 영화 하면 떠오르는 베니스국제영화제로, 1932년부터 개최된 이후 국제적인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개최 당시 이탈리아 정부의 경제 부흥 정책 하나로 시작되었지만 영화제에 정치적 개입을 허락하지 않는 조건이었다. 작년에 재임하게 알베르토 바르베라 집행위원장은영화제가 지속적으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변화와 개혁을 통해 거듭나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자국 영화 보호주의와 같은 안이한 태도가 영화제를 망친다는 바르베라의 기본 시각을 반영한 후부터 영화제 내에서 이탈리아 영화 선정에 후하지 않다고 한다. ‘영화에 대한 새로운 발견과 도전이라는 슬로건으로 올해로 71번째 영화제가 치러지게 되었다. 비슷한 시기에 개최되는 토론토영화제의 등장으로 선두주자 자리가 위태로워지고 있음을 의식한 것인지, 바르베라 집행위원장은토론토영화제에서도 비슷하게 상영되는 영화들을 반복해서 보여주는 것은 무의미하다 말하며, 올해 영화제 선정은 예기치 않은 영화, 신진 감독들, 새로운 경향들에 대해 포커스를 두었음을 강조했다. 이러한 그의 발언들은 스타나 유럽 작가들만 진열하는 구태의연함을 벗어나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로마국제영화제와는 달리 국내 영화를 상업적으로 마케팅하는 역할은 못하고 있음을 있다. 이탈리아 영화 제작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베니스영화제의 역할을 흥행이나 이익 타산이 아닌가능성 여는 것에 두는 것이 바람직하며, 그것이 영화제가 해야 하나라고 그는 말하고 있다. 칸영화제가 필름 마켓을 병행해 상업적인 면에 무게를 두었다면, 베를린영화제가 포럼을 통해 학술적인 면에 치중하고 있다면, 베니스영화제는 중도 노선을 견지하면서 세계 3 영화제라는 위상을 지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으로 생각되는 이탈리아 영화의 두드러진 특징 가운데 하나는 문학을 영화화한다는 것인데, 베니스국제영화제의 이탈리아 영화 선정작들의 다수가 그러하다. 또한 주제 면에서는 이탈리아의 사회상을 드러내는 가족 소통의 불안정과 세대 간의 단절을 주로 다루고 있다. 일례로, 마리오 마르토네 감독의 <아름다운 청년, 자코모 레오파르디> 레오파르디 시인의 후견인이지만 억압적인 주인과도 같은 아버지와의 갈등을 그린 영화다. 도서관과도 같은 집에서 읽은 책들과 세상은 다르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레오파르디에 대한 이야기로 치아라 우골리니 Chiara Ugolini 소설이 원작이다. 감독은 레오파르디라는 시인의 일대기를 다루려는 아니기 때문에 그의 시구를 영화상에서 인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영화라는 도구 통해 레오파르디가 삶에 맞서려는 사상의 자유, 아이러니 그리고 편견 없는 사회, 자유를 추구하는 영혼의 이야기를 보여주려 한다. 프란체스코 문지 감독의 <암흑의 영혼> 지아키노 크리아코 Giacchino Criaco 소설이 원작으로, 작가의 고향인 마피아 범죄 조직 도시인 칼라브리아 지역의 가족 얘기를 다루었으며 엄밀하게 구분하면 대가족에 대한 이야기다. 감독은 지인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현지에서 편견과 위험을 무릅쓰고 촬영을 하게 되었다고 했지만, 촬영 도중 그곳에서 복잡하게 얽히고 얼룩진 현실을 보았다고 한다. 칼라브리아 지역의 아프리코 Africo라는 마을은 구도시와 신도시로 나뉘어 있다. 구도시는 무지와 가난으로 이탈리아 남부 문제의 표상이 되는 곳이었으며, 신도시는 난드란게타 Ndrangheta라는 이탈리아 마피아 범죄 조직의 본거지였다. 영화는 마피아 가족의 구세대와 신세대의 갈등이 낳은 비극을 그려내고 있다. 사베리오 코스탄조 감독의 <굶주린 마음> 마르코 프란조조 Maroc Franzoso 『사색의 어린아이 Il bambino indaco』를 원작으로 젊은 부부의 관계가 아이의 출산 이후 멀어져 가는 이야기인데, 지나치게 강한 모성애로 강박을 가진 아내와 남편의 갈등을 다루고 있다. 헤르만 코크드 Herman Kochd 『만찬 La cena』을 원안으로 부모와 자식 간의 갈등을 다룬 영화로는 이바노 마테오Ivano De Matteo <우리 자식들 I nostri ragazzi> 있다. 문학이 원전은 아니지만 에도아르도 안제리스 Edoardo De Angelis <페레즈 Perez> 가족을 테마로 다룬 영화다. 또한 다큐 픽션을 포함한 다큐멘터리 영화들을 빼놓을 없는데, 아벨 페라라 감독의 <파솔리니>, 과거 이탈리아 산업화의 꿈을 그린 <악마의 수프>, 사비나 구잔티 감독의 <협상> 90년대의 상황을 그려냈다.



영화제의 현주소를 파악하기 쉬운 영화상으로는, 5월에 개최하는 다비드 도나텔로 David di Donatello 6월에 개최하는 차크도로 Ciak d’Oro, 나스트리 다르젠토 Nastri d’argento 있다. 이렇게 영화의 결산 시기가 다른 탓에 우리나라에 소개될 이탈리아 영화 제작 시기와 개봉 시기가 다르거나 자국의 평가와 다른 영화들이 알려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2014년에 수상한 작품을 살펴보면, 파올로 비르지 Paolo Virzi 감독의 <휴먼 캐피탈 Il capitale umano> 현재까지 83개의 영화제에 공식 초청되었고, 국내외에서 39개의 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다비드 도나텔로에서는 8 부문(작품상, 시나리오상, 여우주연상, 남녀 조연상, 편집상, 음향상), 나스트리 다르젠토에서는 10 부문(감독상, 남우주연상, 시나리오상, 편집상, 음향상, 촬영상, 녹음상), 차크도로에서는 4 부문(감독상, 여우주연상, 시나리오상, 편집상) 수상했다. 2015 오스카에 출품하기 위해 선정된 영화라 하는데, 역시 가족 간의 비극을 다루고 있으며 스테판 아미돈 Stephan Amidon 소설을 영화화한 네오-누아르 스타일의 영화다. 영화는 1 개봉으로 만에 400 극장에서 22억의 수익을 거두었다. 영화의 줄거리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자전거를 타고 가던 소년과 자동차 충돌 사고가 일어나는 것으로 시작되며, 사고로 인해 가정의 운명이 바뀌게 된다. 6개월 일어났던 사고는 가지 다른 시점으로 전개되는데, 시각은 비극을 둘러싼 상황들을 부각시켜 하나의 장이 되어 무감동하고 금전욕에 빠져 도덕적이지 못한 등장인물의 캐릭터에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또한 영화는 자본() 집착해 파멸 위기에 처해 있는 오늘날의 이탈리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비르지 감독은 토리노국제영화제의 전년도 집행위원장이었으며, 그가 집권하면서 30퍼센트 이상의 관객이 늘었다고 한다. 지난 금요일(11 21일부터 29) 개막한 토리노국제영화제는 난니 모레티, 잔니 아멜리오, 파올로 비르지오 감독 출신 집행위원장들에 이어 올해부터는 지난 7 동안 부집행위원을 지냈던 평론가 엠마누엘라 마르티니가 집행위원장으로 추대되었다. 32 토리노국제영화제는 191편이 초대되었는데, 신진 감독들의 65편의 장편( 번째 또는 번째 작품을 연출) 주요 섹션이며, 4천여 편의 작품들 가운데 선정한 프리뷰 영화들에는 이탈리아 영화가 70 , 유럽 영화가 3, 국제는 23, 세계는 45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동안 명의 진보적인 감독들에 의해 진행되었던 토리노국제영화제가 수장을 만나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하며, 이탈리아 영화들의 제작 편수의 증대와 함께 과거의 영광을 차지할 이탈리아 영화를 기대해 본다.

 

정란기뉴이탈리아영화예술제&이탈치네마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