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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 후원 릴레이

[시네마테크 지키기 54회] 나, 당신, 우리들이 함께 소통한 장소

서울아트시네마를 드나들었던 짧지 않은 시간을 떠올려봅니다. 이곳은 그저 수많은 극장들 중 하나가 아니었어요. 내가 ‘외톨이’가 아니라는 생각을 처음 들게 해준 곳이자, 위안과 기쁨을 선물 받곤 했던 곳이죠. 스크린을 통해 ‘다른 세계’를 만났고, 그런 나의 감흥을 함께 나눌 누군가를 이곳에서 만났습니다. 나의 좁고 외로운 방에서 나와 이곳을 향할 때면, 설레는 마음으로 무언가를,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혼자서 영화를 보지만 결코 혼자 인적은 없었죠. 소통이란 말은 때로 너무 흔하고 진부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처럼 이곳에서 영화와 소통하고 영화를 사랑하는 누군가와 소통한 기억을 가진 분이라면, 그 말이 얼마나 우리들 마음 깊숙이 새겨있는지 느낄 수 있을거에요. 나와 당신의 기억이, 우리들의 마음이 함께했던 이곳의 가치를 알지 못하는 누군가의 힘에 의해 이곳을 잃을 수도 있다는 사실이 마음을 무겁게 합니다. 우리들의 힘으로 이곳을 꼭 지켜내고 싶습니다. (장지혜, 28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