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관객 후원 릴레이

[시네마테크 지키기 48회] 아트시네마는 영화를 사랑하는 이의 숨통

나는 서울아트시네마의 하늘을 좋아한다. 낡은 건물 옥상의 극장에서 영화를 보고 나오면 몰아쉰 호흡처럼 자연스레 하늘을 맞닥트린다. 화려한 쇼윈도와 조명에 둘러싸인 멀티플렉스와 비교할 때 서울아트시네마의 하늘은 얼마나 안전하고 희귀한가. 좋은 영화는 일종의 충격을 안겨주는데 극장의 하늘은 현실 사이 그것을 완화시켜주는 통로이자 생각을 지속시켜주는 여백이었다. 일시에 단절되는 어둠과 빛의 현혹을 몇 시간이고 인내한 후 처음 대하는 하늘은 늘 다른 색이었다. 영화를 단지 상품이나 사리사욕의 핑계로 여기는 사람들은 결코 극장의 하늘을 공감할 수 없을 것이다. 그것은 단순한 장소의 앞마당이 아니다. 영화를 사랑하는 우리의 숨통이자 향수어린 이상향이며 꿈이다. 감히 어떻게 이것을 뺏을 생각을 하는지 참말 모르겠다. (이지영, 32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