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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

"이룰 수 없는 보편적 사랑이야기로 느껴진다" [시네토크] 민규동 감독이 추천한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의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 지난 30일 저녁,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의 상영 후 이 영화를 추천한 민규동 감독과 함께한 관객과의 대화 시간이 있었다. 필름이 변색되었다는 공지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극장을 찾아주었다. 다양한 측면에서 함의를 품고 있는 논쟁적인 영화였던 만큼 짧은 시간에도 깊이 있는 대화와 질문이 오고간 자리였다. 이 지면을 통해 그 일부를 옮겨본다. 민규동(영화감독):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친구들에게 줄거리를 설명하기는 힘들었는데 촬영과 색감은 굉장히 인상적이었던 기억이 난다. 오늘은 필름 상태 때문에 세피아, 혹은 흑백처럼 보였지만, 사실 촬영감독을 전시회에 데려가서 처음에 나오는 프란시스 베이컨의 그림을 보여주며 .. 더보기
고통과 고독의 외설 -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의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의 (1972)는 그 명성과 제목, 널리 알려진 주제곡 선율로 제법 낭만적인 사랑영화로 오해 받을 만하다. 배우들의 면면과 비토리오 스트라로의 콘트라스트 짙은 유려한 화면도 이에 한 몫 한다. 그러나 이 근사한 외피 속에 펼쳐지는 관계들은 조금도 낭만적이지 않다. 인물들은 거의 결핍에 의해서 움직이며 번지수를 잘못 찾아 자꾸 엇갈린다. 개봉당시 외설 논란을 일으키며 유명해진 정사장면들은 둘의 결합이라기보다 충돌에 가깝다. 카메라는 멀리서 이를 차갑게 바라보거나, 고통의 표정에 다가갈 뿐이다. 사랑의 밀어 대신 욕설과 사회시스템을 부정하는 말들이 튀어나온다. 제일 다정한 언어는 그르렁대는 동물소리. 이 영화에서 가장 낭만적이라 할 만한 것은 사랑은 커녕 차라리 죽음과 고독일 것이다. 영..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