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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피에르 멜빌

[시네토크] 당대의 공기를 올곧게 증명하는 것 - 변영주 감독이 말하는 멜빌의 <그림자 군단> 시네토크 “당대의 공기를 올곧게 증명하는 것” 변영주 감독이 말하는 장 피에르 멜빌의 ‘그림자 군단’ 지난 1월 27일 오후,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영화감독 변영주가 추천한 장 피에르 멜빌의 상영 후 시네토크가 열렸다. 어린 시절, 멜빌의 영화에 매혹되었던 기억을 비롯하여 에 대한 감흥, 멜빌 영화의 현대적 특징 등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이어졌다. 이 날의 대화를 일부 옮긴다. 변영주(영화감독):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에서 어떤 영화를 추천할까를 고민하면서 영화적 매혹을 강렬하게 느꼈던 어떤 순간들을 떠올려봤다. 어렸을 적, 부모님께서 보시던 비디오를 통해 (1970)을 처음 접했었다. NHK에서 방영되었던 일본어 더빙판을 녹화한 비디오였기 때문에, 전혀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영화에 대한 느낌은 굉장히 .. 더보기
[리뷰] 한없이 건조한 레지스탕스 필름누아르- 장 피에르 멜빌의 <그림자 군단> 리뷰 한없이 건조한 레지스탕스 필름누아르 -장 피에르 멜빌의 장 피에르 멜빌은 프랑스 영화의 역사라는 맥락에서 볼 때 비평가들이 정의하기 어려운 감독 중 하나이다. 그럴만한 사정은 있다. 미국영화를 추앙했던 누벨바그리언들이 직접적으로 자신의 영화들에 미국의 양식을 이식하는 것을 회피했던 것에 비해 멜빌은 미국식 장르를 프랑스 영화계에 전용한 ‘파리의 아메리카인’이었다. 멜빌의 노작들은 장르(필름 누아르나 하드보일드 범죄영화)에 대한 페티시즘이 미학의 경지로 승화된 사례를 제공한다. 차갑고 건조한 그의 범죄영화는 냉소주의와 비관주의, 어둠과 연결되는 장르의 특성을 양식화된 표현을 통해 제공( )했다. 역시 이러한 배경 속에서 탄생한 작품이다. 조셉 케셀의 1943년 소설을 각색한 이 영화는 2차 대전 말기.. 더보기
[리뷰] 장 피에르 멜빌 '바다의 침묵 Le Silence de la mer' 베르코르의 소설로도 유명한 은 나치 점령기의 프랑스 작가들이 발행한 지하출판 한 권으로 프랑스 저항문학의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소설을 읽고 깊은 인상을 받은 장 피에르 멜빌은 주저 없이 자신의 첫 영화로 만든 것을 결심하고 이는 1947년에 비로소 실현된다. 원작의 구성을 충실히 옮겨온 단순히 구성은 간결하면서도 힘이 있다. 이러한 구성은 이분법적 대립은 반복되는 행위들을 통해 이뤄지며 이는 충돌과 긴장감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점령당한 프랑스와 점령한 독일, 문화와 무력, 노인/여자와 군인, 미녀와 야수, 침묵과 독백 식의 이분법적 대립은 등장인물의 관계를 대변해주고 있으며 극중 세 인물의 관계는 흑과 백의 강렬한 조명의 대비, 카메라의 움직임, 베르너가 걸어 다니는 소리 등을 통해서 디테.. 더보기
자크 베케르의 '현금에 손대지 마라' 알베르 시모닌의 원작소설이 처음 나온 것이 1953년의 일이니, 자크 베케르가 를 영화화한 것은 꽤 재빠른 시도였다. 갈리마르의 ‘세리 누아르’에 실렸던 이 소설은 초판 20만부가 팔리는 인기를 얻었고 유명한 문학상인 되 마고 상(Prix des Deux Magots)을 수상했다. 은퇴를 앞둔 노년의 갱스터가 주인공들이다. 오랜 친구인 막스와 리톤은 마지막 노후를 편하게 보내려 공항에서 금괴를 강탈하는데, 계획과는 달리 일이 뜻대로 되지 않는다. 우정을 너무 과신했던 탓이고, 금괴 강탈에 야심을 보인 눈치 빠른 신흥 갱 안젤로의 도전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베케르가 이 소설에 관심을 보였던 것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두 사내들의 우정과 배신의 이야기가 흥미를 끌었다. 게다가 은퇴를 앞둔 그들의 나.. 더보기
장 피에르 멜빌의 '암흑가의 세 사람' 전쟁이 끝난 이후에도 멜빌이 여전히 레지스탕스 시절의 가명을 유지했던 것은 그가 또 다른 레지스탕스를 벌이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고다르가 찬사를 보냈던 열렬한 시네필이었지만 영화는 멜빌의 손에 쥐어지지 않았다. 즈네 거리에 자신의 스튜디오를 만들어 저항의 근거지를 삼았던 멜빌은 완고하고 독립적인 방식으로 영화를 만들었다. 브레송, 타티와 더불어 그의 영화 속 인물들(레지스탕스, 경찰, 도박사, 갱스터들)이 과묵한 것은 그들 대부분이 레지스탕스로부터 차용한 행동의 코드를 규율로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은밀함, 완강함, 도덕적 견고함, 희생적인 충성은 그들의 미덕이지만 전후의 프랑스 사회와는 어울리지 않는 것들이기도 했다. 멜빌의 인물들은 살아 있지만 절멸된 과거의 흔적을 상속받은 시대착오적인 이들.. 더보기
“으스타슈와 멜빌의 영화들을 아트시네마에서 쭉 보고 싶다” 원정 나온 관객 김지현, 박예하 양을 만나다 지난 일요일 대전아트시네마의 열혈관객이자 서울아트시네마와는 ‘장거리 연애’를 하고 있는 김지현 씨가 오랜만에 서울아트시네마를 찾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한걸음에 극장으로 달려갔다. 영화를 보기 위해서가 아닌 후원금을 내기 위해 극장에 들렸다는 지현 씨는 친구 박예하 양과 함께 서울아트시네마 로비에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카메라를 들이대자 고개를 좌우로 돌리는 수줍은 많은 두 친구로부터 현재 진행 중인 영화제, 그리고 최근 시네마테크를 둘러싼 문제들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강민영(웹데일리팀):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는 연중 가장 큰 행사기도 하다. 지현 씨의 경우 개막에 맞춰 서울에 올라왔던 것으로 아는데, 두 분 모두 이번 친구들 영화제에서 영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