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썸네일형 리스트형 사라짐과 저항: 인간의 삶과 기억에 관한 물음 엘렘 클리모프의 영화가 시작되면, 시커먼 어둠 속에서 반짝이는 빛들이 하나 둘 드러나다가 이어 카메라가 수직으로 빠르게 상승하면서 반짝임이 점점 더 강렬해진다. 어둠 속에 잠긴 강물에서 모래알처럼 반짝이는 빛들이 화면을 가득 채운다. 안개 속에서 다섯 명의 이방인들이 마쪼라섬으로 들어오면서 영화가 시작되는데, 이 빛은 마치 마쪼라섬의 영혼인 듯 느껴진다. 영화는 사라져버린 마쪼라섬의 영혼이 스러져가고 저항해 온 과정을 느리고 긴 장송곡처럼 그린다. 영화 은 그렇게 사실적이고, 신비로우며, 아름다운 이미지들 하나하나가 풍부한 감성과 삶의 진실을 함축하고 있다. 영화가 진행되는 내내 그 이미지들이 우리를 압도한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러시아 마쪼라섬의 장엄하고 신비로운 자연풍광은 인간의 말이나 행동보다도 더..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