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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뇰 드 올리베이라

[리뷰] 마뇰 드 올리베이라의 '앙젤리카의 이상한 사례' ‘영화적’, 이 말의 뜻은 무엇인가? 어떨 때 ‘영화적’이라는 것의 의미를 실감하게 되는가. (2010)의 도입부는 문자 그대로 ‘영화적인 것과 대면하는 순간’이다. 마리아 조앙 피레스의 피아노 연주가 흐르는 아늑한 밤, 비가 오고 있다. 거리를 비추는 나트륨 등의 따뜻한 빛은 비의 차가운 질감과 대비된다. 불빛과 함께 차가 도착하고 우산 쓴 남자가 사진관의 벨을 누른다. 그는 (‘죽은 자’의 사진을 찍어줄) 사진사를 찾는데, 사진사는 멀리 출장 중이다. 우연히 지나가던 남자가 젊은 사진사를 추천한다. 젊은 남자 ‘이작’(리카르도 트레파)은 그렇게 해서 죽은 자의 초대를 받는다. 슬픈 운명의 이야기가 시작되는 것이다. 단 2분 30초에 걸쳐 영화는 느와르, 드라마, 미스터리로 시시각각 변하고, 내 가슴은.. 더보기
2층집 금발 소녀의 은밀한 매력 [영화읽기] 마뇰 드 올리베이라의 많은 평자들이 이 영화가 명백히 루이스 부뉴엘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지적하였지만, 영화를 다 보고 나서 나는 문득 오즈 야스지로가 떠올랐다. 아니 더 정확하게 오즈 야스지로의 2층 방에 살고 있는 과년한 딸들이 생각났다. 2층에 살고 있는 오즈의 딸들과 올리베이라의 금발 소녀. 하스미 시게히코는 오즈의 그녀들이 2층의 공간으로부터 사라지는 결정적 순간의 도래를 기다리는 통과자이며, 영화의 내러티브는 결국 그녀들이 오즈적인 ‘無'로 돌아가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 영화의 금발 소녀 역시 오즈의 딸들처럼 결혼할 시간을 기다린다. 그런데 그녀는 좀 더 적극적으로 창문을 열고 자기를 그 2층 방에서 데리고 나갈 누군가를 부르고 있다. 그리고 그 부름을 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