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웨스턴의 거장, 세르지오 레오네 대표작 한 자리에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대표 최정운 www.cinematheque.seoul.kr) 1 11일부터 13일까지 3일간, 지난 2008년 일반 대중의 고전명작 감상 기회를 확대하고 낙후된 지역의 영화문화 활성화를 위해, 지금은 극장에서 쉽게 만날 수 없는 지난 세기의 고전을 컬렉션으로 구비하는 필름 라이브러리 구축사업의 일환으로 구매한 세르지오 레오네 컬렉션 중 대표작 4편을 모아 상영하는 세르지오 레오네 걸작선(Sergio Leone Special)’을 개최한다.

 

2013년의 첫 프로그램으로 마련한 이 기획전은 필름 라이브러리 구축을 대중에게 널리 알리는 것은 물론 과거와 현재의 다양한 이탈리아 영화를 상영한 ‘2012 베니스 인 서울행사에 이은 이탈리아 영화를 소개하는 연장선의 일환으로, 이탈리아 영화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감독인 이탈리아 웨스턴의 거장 세르지오 레오네의 작품을 다시금 선보이는 것이다. 이번에 다시 감상할 수 있게 된 상영작은 <석양의 무법자>(1966), <옛날 옛적 서부에서>(1968), <석양의 갱들>(1971),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1984) 등 총 4편이다.

 

세르지오 레오네는 이탈리아 웨스턴의 독창적인 창조자이자, 웨스턴과 갱스터를 빌어 미국문화와 신화를 탐구하고 영화의 형식과 스타일을 혁신한 감독이다. 특히 그는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영화를 만든 감독 중 한 명으로도 꼽힌다. 악당인지 정의의 편인지 구분을 할 수 없는 이상한 주인공들이 잔뜩 인상을 찡그린 채 필요 이상으로 진지하게 싸우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어느 순간 관객은 과감한 편집, 극단적인 클로즈업, 반복되는 OST와 함께 영화 속 세계에 빠져들고 만다. 그런 맥락에서 세르지오 레오네는 관객들로 하여금 영화의 즐거움이 무엇인지 묻게 만드는 중요한 감독이기도 하다.

 

김성욱 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램디렉터는 이번 특별전은 교육적, 문화적 목적의 영화상영이라는 시네마테크 본연의 활동을 확산하고 안정화하기 위한 초석으로 마련한 필름 라이브러리를 더욱 널리 알리는 기회이자 이탈리아 영화의 연장선으로 준비한 기획이라며 레오네의 영화가 주는 이상한 매력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자리가 될 뿐만 아니라 이번 기회를 통해 서울아트시네마의 관객들도 레오네 영화 속 주인공처럼 제멋대로 신나는 2013년을 맞이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시협 필름 라이브러리 확대 상영의 일환으로 마련된 세르지오 레오네 걸작선에 대한 보다 상세한 작품정보 및 상영시간표는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 홈페이지(www.cinematheque.seoul.kr)에서 확인할 수 있고, 맥스무비, 예스24 등 지정 예매처에서 인터넷 예매도 가능하다. (문의 02-741-9782)

 

//감독 소개//

세르지오 레오네 Sergio Leone (1929-1989)

세르지오 레오네는 무성영화 감독인 빈센조 레오네의 아들로 태어났다. 2차 대전 후 유럽에서 작업하던 마빈 르로이, 라울 월쉬, 윌리엄 와일러 등의 조감독으로 활동하면서 연출을 준비했다. 정통 웨스턴 장르의 관습을 파괴하고 조롱하는 <황야의 무법자 A Fistful of Dollars>(1964)를 만들면서 그는 ‘스파게티 웨스턴’의 아버지로 일컬어졌으며, <석양의 무법자 The Good, the Bad, the Ugly>(1966) <옛날 옛적 서부에서 Once Upon a Time in the West> (1968) 등의 대표작을 연이어 발표했다. 근현대 미국 뉴욕을 다룬 마지막 작품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Once Upon a Time in America>(1984)로 어떤 미국인보다 미국사회와 그 역사를 냉정히 들여다보기도 했던 세르지오 레오네는 죽기 전에 러시아혁명을 다룬 ‘옛날 옛적 러시아에서’ 란 영화를 만들고 싶어 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하고 우리 곁을 떠났다.

 

//상영작 목록//

 

 

 

 

석양의 무법자 Il Buono, il brutto, il cattivo / The Good, the Bad and the Ugly

1966 181min 이탈리아/스페인 Color 35mm 15세 이상 관람가

 

옛날 옛적 서부에서 C'era una volta il West / Once Upon a Time in the West

1968 165min 이탈리아/미국 Color 35mm 15세 이상 관람가

 

석양의 갱들 Giu la testa / Duck, You Sucker

1971 157min 이탈리아 Color 35mm 15세 이상 관람가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Once Upon a Time in America

1984 229min 이탈리아/미국 Color 35mm 청소년 관람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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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다닌 고등학교는 조금 특별했다. 이상했다고 말하는 것이 더 맞을지 모른다. 공립 대안학교였는데, 갓 한국에서 온 열여섯의 영어가 느린 동양인 여자아이에게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가지고 한 단어, 한 단어, 한 문장, 한 문장 토론하는 수업시간은 신세계였다. 매번 문학시간은 공포였고 두려움이었다. 나는 ‘일리야드’를 읽지도 플라톤의 ‘국가론’ 전문을 읽어본 적도 없었는데, 그곳의 아이들은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미식축구 감독 욕을 하며 인용했고 세익스피어와 찰스 디킨슨 작품들을 학교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드라마에 비유하곤 했다. 그곳의 똘똘한 아이들은 나에겐 거대한 충격이었다. 난 거기서 살아남고 싶었고 말하고 싶었고 함께하고 싶었다. 

우리 학년에서 유행했던 고급 영국식유머를 배우고 즐기기 위해 <몬티 파이튼의 성배>를 보았다. 그 이후 ‘몬티 파이튼’ 시리즈를 섭렵했고, 아이들의 농담에 같이 웃을 수 있었다. 문학시간에 조셉 콘래드의 ‘암흑의 핵심’에 관해 토론할 때 미리 준비하려고 <지옥의 묵시록>을 보았다. 영화 속에서 커츠 대령이 낭독했던 ‘텅 빈 인간들’을 마치 영미문학에 조예가 깊은 듯 수업시간에 읽어보았다. 미국문화사를 배울 때 <록키>를 보고 그 시대의 미국을 느껴보려 했다. 운이 좋아 맞게 된 학교 연극반 연출을 할 때 뮤지컬 ‘지붕위의 바이올린’을 했는데 그때 난 영화판 <지붕위의 바이올린>을 수백 번도 넘게 보았던 것 같다. 외국인으로서 대사를 줄줄 외우려면 그 수밖에 없었다.

미국 아이들은 뮤지컬 노래를 잘도 외워 부른다. <마이 페어 레이디>의 ‘오늘밤은 춤이라도 추겠어요’는 성악을 공부하던 내 친구의 애창곡이었다. 도통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어 영화를 보았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는 미국 현대사 수업을 이해하기 위해 보았는데, 단순한 영화 감상평을 적어냈던 역사시간 주관식 시험에서 A를 받았다. 존 포드의 <분노의 포도>나 <황야의 결투>는 홈스테이 아저씨가 제일 좋아하던 영화였다. 무뚝뚝했던 아저씨와 단둘이 어색한 가운데 영화를 보며 미국의 개척자 정신이 어떤 것인가 감을 잡아 보려했다. 아저씨는 나의 영화 감상태도가 자기 딸들보다 좋다며 감동받으셨다. <7년 만의 외출>은 할로윈에 마릴린 먼로로 분장하겠다는 친구 때문에 수도 없이 보았다. 그렇지만 할로윈 파티에서 내 친구는 먼로만큼 섹시한 아우라를 뿜을 순 없었다. <대부>를 보지 못하고도 미국 남자아이들과 대화를 하겠다는 것은 그저 문화적으로 결핍된 사내들만 사귀겠다는 태도라고 봐도 무방하다. <대부>를 보았기에 난 미국 남자아이들의 대화에 끼어들어서 알 카포네 흉내 내는 그 아이들과 함께 웃을 수 있었다. 

단순히 서울 아트시네마의 작년 하반기와 올해 친구들 영화제 프로그램만 훑어도 나의 미국 고등학교 생존기를 설명할 수 있다는 점에 놀라며 이 글을 쓴다. 미국은 집이 크고 주거지와 상업지역이 나뉘어져 있어 여가를 즐기려는 다수의 미국인들은 홈시어터 세팅을 집에 가지고 있다. 부모님, 조부모님 때부터 모아온 방대한 양의 VHS와 DVD들은 과거부터 현재를 아우르는 그 집안만의 시네마테크, 시네마 아카이브를 만들고 있었다. 그들과 어울리면서 자연스럽게 고전영화들을 접했고 영화를 여가활동, 취미활동, 교양교육의 목적으로 보며 즐기는 사이에서 흑백영화의 매력을 발견하게 되었고 영미문화학습을 제대로 할 수 있었다.



시네마테크에서 주로 상영되는 고전영화와 예술영화는 미학적이고 예술적인 영화적 메시지를 지녔다. 멀티플렉스 극장에서 카라멜 팝콘을 먹으며 보는 영화와 달리 이 영화들은 옛 고전 문학을 읽는 듯한 영화적 소통의 느낌을 준다. 각 영화마다, 감독마다, 배우마다, 장면마다 여러 가지 의미가 부여될 수 있고 다양한 감흥들을 불러일으키기도 하지만, 그 여러 가지 부여된 의미 중 하나는 나의 미국 고등학교 시절 즐거웠던 서바이벌 학습법이다. 영화는 단순히 즐기기 위한 여가의 수단을 뛰어 넘어 복합 문화 예술의 창조물로서 역사, 문화, 풍토, 감성, 정치, 철학 등을 담고 있다. 오늘도 나는 세상을 배우기 위해 영화를 보고 서울 아트시네마를 찾는다.   

(배준영,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 관객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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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관객 조셉 페리를 만나다

서울아트시네마의 로비에 앉아있으면 영화를 보러 혼자 극장을 찾는 외국인 관객들이 종종 눈에 보인다. 평일이고 주말이고 끊임없이 찾아오는 시네마테크의 ‘외국인 친구들’은 자국의 영화, 혹은 한국영화를 영어자막으로 보기 위해 서울아트시네마를 찾는다. 연중 가장 대표적인 행사인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는 더욱 그렇다. 그들 중 유독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자주 눈에 띄는 외국인 관객 조셉 페리(Joseph Ferry)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강민영(웹데일리팀):
먼저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조셉 페리(Joseph Ferry, 관객): 현재 동두천 지역의 초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 한국말은 거의 못 한다. 한국에 오기 전에는 영화이론을 전공 했다.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와 샌프란시스코 대학교에서 필름테크닉을 공부했고 매거진에디터, 프리랜서 라이터, 영화의 역사에 관한 리뷰 등을 작업했다. 장 콕토와 살바도르 달리의 영상들 그리고 루이스 부뉴엘의 영화와 <아스트로 보이>에 관한 리뷰가 가장 최근의 작업이다.

민영: 언제부터 서울아트시네마에 다니기 시작한 건가.
조셉: 처음 서울아트시네마에 온 것은 2008년 5월 즈음이었다. 여기 얽힌 재밌는 이야기가 있다. 한국오기 전 미국에서 정보를 찾다가 어떤 웹사이트를 발견했는데 그곳에 한국 영화관에 대한 가이드가 있었다. 시네큐브나 서울아트시네마 등 예술영화전용관에 관한 가이드였다. 이후 서울에 두 번째 방문했을 때 인사동에 가기 위해 종로3가를 지나가게 되었다. 그때 탑골공원을 걸으면서 우연히 큰 영화포스터를 봤는데, 나는 동료에게 ‘저건 뭐지?’라고 물었더니 그는 아마도 그곳은 영화관일거라 답했다. 그 후 생각했다. ‘아, 이게 서울의 시네마테크로군.’ 집으로 돌아와 다시 웹사이트를 뒤져 이곳이 바로 서울아트시네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민영: 그때 처음 봤던 영화를 혹시 기억하고 있나.
조셉: 시네바캉스의 직전의 특별전이었는데 지금 자세하게 기억나지 않는다. 당시 시네바캉스에서 보았던 영화는 확실히 기억난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였다. 이건 미국에서 도저히 큰 스크린으로는 볼 수 없었던 작품이다. 많은 영화를 잉글리시 서브 타이틀이 있는 상태로 서울아트시네마에서 보았다. DVD로 볼 수 없던 영화들을 극장에서 보는 것이 너무도 행복했다.

민영: 언제부터 영화를 보기 시작했나.
조셉: 아마 처음 영화를 봤던 건 3살 때 ‘곰돌이 푸우’였겠지. (웃음) 매주 영화를 하나씩 보며 자랐다. 부모님이 보여주신 건 아니었다. 그분들과 함께 영화를 본 건 내 생애에서 딱 3번 뿐 이었고 주로 혼자 영화를 보거나 친구들과 같이 봤다. 말하자면 스스로 영화를 찾아본 거다.

민영: 주로 어떤 장르의 영화를 좋아하나.
조셉: 모든 영화들을 좋아하지만 특히 필름느와르, 고전호러무비를 좋아한다. <어셔가의 몰락>과 비슷한 느낌을 가지고 있는 무성영화도 좋아한다. 1960~1970년대 코미디 필름도 좋아하는 편이다.

민영: 무성영화와 코미디영화를 좋아한다고 하셨는데, 그렇다면 버스터 키튼도 좋아하실 것 같다.
조셉: 키튼 엄청 좋아한다. 미국에서 키튼의 영화를 많이 봤다. DVD나 비디오보다 큰 스크린을 좋아하기 때문에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게 좋다. 샌프란시스코에 살 때 5~6개의 레퍼토리시네마(소극장)가 있었는데 지금은 대부분이 문을 닫고 하나만 남아있는 상황이다. 미국에는 주로 큰 도시에만 레퍼토리시네마가 있다. 그래서 서울에 시네마테크가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 좋다. 영화는 큰 스크린으로 볼 때에만 살아난다고 생각한다. 친구들과 이곳에서 영화를 볼 때 영화적 경험을 함께 나눌 수 있다는 게 흥미롭다. 코미디나 호러영화들은 집에서 보는 것과는 확연히 다르지 않나.

 

민영: 한국에 있으면서 한국영화들은 많이 보았는지 또 어떤 한국영화들을 좋아하는지 궁금하다.

조셉: 김기영 감독을 좋아한다. <하녀>와 <화녀>를 10년 전에 시카고의 레퍼토리시네마에서 보았다. 그때 ‘한국영화의 밤’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거기서 처음으로 김기영의 영화들을 만났다. 그리고 2008년에 한국으로 온 후 <하녀>의 복원버전을 만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그 밖에 봉준호 감독의 <마더>와 <괴물>, 박찬욱 감독의 <박쥐>도 좋아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한국영화 세 편은 <박쥐>와 <마더>, 그리고 <하녀>다.

민영: 미국에 잠깐 있을 때 근처에 레퍼토리시네마가 있어서 거기서 하루 온종일 영화만 보며 지냈다. 그렇게 두 달 정도를 보낸 것 같은데 덕분에 박물관이나 건축물 등 관광요소들은 다 지나쳐버렸던 기억이 난다.

조셉: 나도 그랬다. 동부 쪽의 영화관을 간적은 없지만 많은 영화들을 레퍼토리시네마에서 보며 시간을 보냈다. 시카고에 갔을 때와 거의 모든 시간을 레퍼토리시네마에서 보내며 지냈는데, 당시 그곳에서는 1950~1960년대의 TV쇼를 필름으로 상영하고 있었다. 영화의 박물관에 온 것 같아 놀라웠고 흥미로웠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휴가는 영화제다. (웃음) 그래서 한국에 왔을 때 나는 꿈이 이루어졌다는 느낌을 감출 수 없었다. 전주국제영화제, 제천음악영화제, 부천판타스틱영화제, 부산영화제 등등 한국에는 굉장히 많은 영화제가 있지 않나. 물론 나는 서울아트시네마를 제일 좋아하지만 말이다.

 

민영: 서울아트시네마의 프로그램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가 있다면 혹 아까 말씀하셨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가 가장 좋았던 작품인가.

조셉: 시네바캉스에서 상영했던 러닝타임 3시간 정도 되는 프랑스영화가 하나 있었는데 지금 정확히 영화의 제목을 모르겠다. 아까 이야기했던 것처럼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도 너무 좋았다. 오리지널 버전이라는 것이 무엇보다 좋았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를 볼 때 미국과 한국의 관객들이 실제적으로 굉장히 멀리 떨어져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영화로 인해 하나가 되는 것 같아 좋았다. 그리고 우디 앨런의 <맨하튼>도 좋았다. <맨하튼>은 가장 좋아하는 10편의 영화들 중 하나다. 이번 영화제에서 <뱀파이어>를 보고 싶지만 영어자막이 없기 때문에 볼 수가 없어 아쉽다. 며칠 전 내 생일에는 <항해자>와 <사냥꾼의 밤>을 봤다. <동경이야기>도 보고 싶었지만 매진이더라. 시네마테크에서 이런 영화들을 보는 게 일생에 단 한번뿐이라 생각하면 모든 영화들이 다 보고 싶어진다.

 

민영: 외국인 무비고어들의 커뮤니티가 따로 있는지 궁금하다.

조셉: 나는 트위터 대신 페이스북을 가지고 있는데 그곳에 ‘나 오늘 무슨 영화 보러간다, 조인할 사람?’이라고 글을 남겨놓으면 페이스북 친구들이 반응을 하긴 한다. 어떤 커뮤니티가 있는 건 아니고 이런 식으로 텍스트를 주고 받다보면 자연스레 모일 때가 있다.

 

민영: 혹시 한국에서 영화를 보면서 영화진흥위원회(KOFIC)라고 들어보신 적이 있는지.

조셉: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영화를 볼 때 간간히 나오는 걸 보기도 하고 들어보기도 했다. 하지만 잘은 모른다. 한국의 상영시스템에는 전무하다. 궁금하다.

 

민영: 서울아트시네마는 영화진흥위원회라는 곳에 위탁 지원을 받고 있었는데 이건 쉽게 말하면 후원과 같은 의미다. 극장 운영비의 일부를 지원해주고 있는데 지금 그들은 서울아트시네마의 소유권을 자체를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조셉: 신기하다. 서울아트시네마가 그런 상황인줄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 작년에 그런 일이 있었다고 얼핏 듣긴 했었고 시네마테크가 없어질지도 모른다 하여 엄청 걱정을 했었는데 지금도 별로 변한 것이 없는 건가 보다. 시네마테크가 없어지면 내가 갈 곳이 없는데 말이지. 심각한 건가.

 

민영: 사실 지금 영화진흥위원회의 주장 때문에 극장은 위기에 놓여있다. 극장 로비에서 관객모금운동을 벌이는 것도 극장을 지키기 위해서 관객들이 움직인 것이다.

조셉: 나는 한국의 영화진흥위원회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하지만 이것만은 분명히 안다. 시네마테크가 어떤 형태로든 365일 언제나 오픈되어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 그리고 지속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 큰 스크린으로 고전영화를 볼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중요하고 보존의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 뿐 아니라 우리 다음 세대들이 극장에서 영화를 보고 경험을 나누는 게 인생에 잊지 못할 추억과 거름이 될 것이라 믿는다.

 

민영: 마지막으로 서울아트시네마에 하고픈 말이 있다면.

조셉: 나는 이 극장이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 때문에 이곳을 지키려는 관객들이나 모금운동을 하는 친구들, 사무실 직원들 그리고 자원봉사자들에게 너무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 시네마테크는 다른 큰 영화제들 사이에서 고전영화들을 매일 볼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다. 내가 한국영화나 고전영화들을 영어자막이 있는 상태로 볼 수 있는 곳은 여기밖에 없다. 나에겐 시네마테크는 너무 완벽한 공부방이자 많은 한국영화들에 도전할 수 있는 공간이다. (강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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