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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코드

기억과 환상이 혼재된 과거를 찾아가는 여정 [영화읽기] 페데리코 펠리니의 영화 제목인 ‘아마코드’는 펠리니의 고향이자 이 영화의 배경인 이탈리아 리미니 지역의 방언으로 ‘나는 기억한다’라는 뜻이다. 제목이 말해주듯 영화는 마치 펠리니가 자신의 어린 시절 기억을 풀어놓은 것처럼 파시즘이 맹위를 떨치던 1930년대 이탈리아의 작은 마을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사건들을 보여준다. 카메라는 나레이터를 자청한 마을 변호사의 소개에 따라 주인공 소년 티타와 친구들이 학교와 교회에서 벌이는 짓궂은 장난에서부터 티타의 가족 이야기, 마을의 아름다운 여인 그라디스카에 얽힌 이야기, 무솔리니의 마을 방문으로 벌어지는 해프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건들을 인과관계나 중심 내러티브 없이, 마치 일기장의 페이지를 넘기듯 차례차례 담는다. 여기에는 겨울 마녀를 불태우는 축.. 더보기
청춘의 순수함에 대한 애상 [영화읽기] 페데리코 펠리니의 (1953)는 페데리코 펠리니의 세 번째 장편영화이자 베니스영화제 은사자상 수상작으로 처음으로 국제적으로 배급되어 펠리니라는 이름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된 작품이다. 시골마을의 일상을 보여주는 네오리얼리즘적인 경향과 펠리니 고유의 개성이 담긴 환상적인 축제의 순간들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룬다. 영화의 도입부는 마을의 ‘미스 사이렌’ 선발대회를 보여준다. 마을의 미스 사이렌으로 뽑힌 순진한 소녀 산드라와 못 말리는 바람둥이 청년 파우스토는 얼떨결에 결혼에 골인하고 신혼여행을 떠난다. 이러한 과정들은 마치 하나의 축제처럼 떠들썩하게 정신없이 지나간다. 축제의 순간을 표현하는 대규모 군중 장면은 , 를 비롯한 이후 펠리니 영화에서 더욱 환상적으로 펼쳐진다. 펠리니의 반자전적인 영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