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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고전/페데리코 펠리니 회고전

치네치타에 바치는 생일선물

[영화읽기] 페데리코 펠리니의 <인터뷰>


치네치타는 1937년 독재자 무솔리니 집권기에 로마에 설립된 이탈리아의 국영 촬영소다. 이탈리아어로 ‘영화의 도시’라는 뜻을 가진 이곳은 설립될 당시부터 세계에서 가장 크고 현대적인 촬영소 중 하나였다. 저널리스트로 일하고 있던 젊은 페데리코 펠리니도 자신이 근무하던 잡지를 통해 알게 된 지인 덕분에 시나리오 작가로 치네치타에 입성하면서 감독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그런 치네치타였지만 이곳은 세월이 지나면서 여타 사립 영화 촬영소의 성장, TV와의 경쟁 등을 겪고 차츰 쇠퇴하게 된다. 물론 치네치타에서는 여전히 많은 영화들이 제작되고 있다. <갱스 오브 뉴욕>이나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같은 일부 할리우드 영화들도 치네치타에서 촬영되었다.

펠리니의 후기작 <인터뷰>(1987)는 치네치타 설립 50주년에 제작된, 치네치타에 바치는 생일 선물이다. 동시에 <인터뷰>를 만들 때까지 40여 년의 세월(마지막 영화 <달의 목소리>를 1990년 만듦으로써 정확히 40년으로 마무리 된)을 영화와 함께 살아온 페데리코 펠리니 자신의 인생 이야기이기도 하고, 그 동안 자신을 도와서 함께 일해 온 동료들에게 보내는 존경과 사랑의 메시지가 담겨 있는 작품이다. 그 동료들 중에는 중간에 이런 저런 이유로 펠리니의 곁을 떠난 사람들도 있다. 특히 <인터뷰>는 <오케스트라 리허설> 촬영 후 세상을 떠난 작곡가 니노 로타에게 보내는 경의가 담겨 있는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니노 로타는 <대부>, 프랑코 제피렐리의 <로미오와 줄리엣> 등의 영화음악으로도 유명하다. <백인 추장>에서 두 사람이 함께 작업한 이래 <길>, <영혼의 줄리에타>, <달콤한 인생>, <8과 1/2> 등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의 걸작에는 니노 로타의 음악이 함께 해왔다.

<인터뷰>는 앞서 이야기한 내용이 담겨 있는, 말하자면 영화에 관한 영화로, 일본의 TV 제작진이 페데리코 펠리니를 인터뷰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영화에서 펠리니는 그들에게 젊은 기자로 처음 치네치타에 발을 들여놓던 순간의 기억 등을 이야기한다. 이 영화에는 <달콤한 인생>에서 만나 그의 페르소나가 된 마르첼로 마스트로얀니, 아니타 에크버그도 등장한다. 이 영화로 펠리니는 1987년 칸국제영화제 40주년 기념 특별상을 수상했고, 모스크바 영화제에서도 대상을 수상했다. (홍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