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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전/곽지균 감독 추모영화제

초여름에 먼 길을 떠난 겨울나그네, 편히 잠드소서

故 곽지균 감독 49제 맞아 열린 추모의 밤

지난 6일 저녁 시네마테크 전용관 서울아트시네마에서는 지난 5월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故곽지균 감독의 49제를 맞아 그의 명복을 비는 추모의 밤 행사를 가졌다.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와 서울예술대학 영화과 동문회가 함께 마련한 이 자리에는 그와 친분이 있던 많은 영화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치뤄졌다. '가야할 먼 길'이라는 말을 남긴 채 떠난 그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며 다시금 생전의 그를 추억했던 그 잔잔한 애도의 현장을 전한다. 

故곽지균 감독의 추모의 밤 자리에는 곽지균 감독과 친분을 맺었던 많은 영화인들과 서울예대 동문들이 다수 참석해 안타까움을 전했. 배창호, 이명세, 허진호, 김국형 감독을 비롯해 그의 영화에 출연했던 안성기, 강석우, 배종옥, 정보석, 지현우, 김혜선 등의 배우들이 함께 모여 곽지균 감독을 추모했다.


깊은
애도의 뜻을 담은 추모 행사는 3부로 진행되었다. 1부에는 간단하게 곽지균 감독에 대한 동료 영화인들의 애정과 그리움을 듣고 그를 기리는 순서가 마련되었다. 1부는 곽지균 감독의 후배들인 서울예대 영화과 출신 연기지망생(강홍렬, 김아림) 사회로 진행되었으며, 이들은 다소 떨리는 목소리로 심심한 애도의 뜻을 표하며,   곽지균 감독의 49제는 오는 9 곽지균 감독의 추모 영화제가 끝난 직후 이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더불어 이번 추모의 행사는 49 전에 관객들과 영화인이 함께하는 깊은 자리가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본격적인 추모행사의 번째 순서로 곽지균 감독의 생전모습과 그가 만들어냈던 10편의 작품을 간단히 소개하는 비디오 클립이 상영되었다. 영상은 짧지만 곽지균 감독이 걸어온 길과 그의 작품들을 한꺼번에 정리하고 회고할 있는 매우 중요한 순간이었다.


뒤이어서는 곽지균 감독과 평소 친분이 두터웠던 영화인들의 추도사가 이어졌다. 첫번째 추도사로 나선 이는 서울예대 부총장을 맡고 있는 정중헌 부총장. 그는 조선일보 기자 시절 곽지균 감독의 데뷔서부터 지켜본 기자 사람으로, 부음을 듣고 감독을 찾고 싶어도 거리가 멀어서 뵙지 못했는데 이렇게나마 영상으로 만나 뵈니 세월의 추억이 다시 새삼 떠오른다 짧은 감회를 전했다. ‘곽지균 감독은 나에게 아스라함, 아련함 같은 단어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는 정중헌 부총장은, 영화사를 공부하는 사람으로 지금까지 감독의 영화 10편이 우리 영화사에 많은 자양분을 주었고 눈물과 회한을 간직하게 해주는 좋은 기록자의 면모를 보여줬다고 회고했다. 번째 추도사는 겨울나그네로 연을 맺은 배우 강석우 씨가 바톤을 이었다. “ 극장에서 <사랑의 수잔나> 보았는데, 그때 진추하와 아비가 만나는 장면을 보며 이후 곽지균 감독님과 제가 극장에서 특별전으로 다시 만나는 상상을 했는데 이런 식으로 뵙게 줄은 몰랐다 상기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이어 지금 생각하니 감독님이 어떤 분이었다는 영화로 증명이 되는 같다 곽지균 감독의 따듯한 정서가 있었기에 <겨울 나그네> 찍으며 힘들어 하던 당시 나의 소년적 감성이 위로 받고 이해 받을 있었다 말했다. 또한 그는 곽지균 감독을 ‘유리알 같은 분’이라 표현했다.

이어
감독의 <젊은 날의 초상> 출연했던 배우 배종옥씨가 마이크를 건네 받아 곽지균 감독에 대한 애정을 짤막하게 토로했다. 그녀는 곽지균 감독과 함께 수다스럽게 이야기를 주고 받던 순간들이 너무나 절실하게 기억난다 눈시울을 붉혔고 잠시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영화가 아름다운 것이구나라는 생각을 심어주신 분이 감독님이었다는 배우 배종옥 씨는, 우리나라는 젊은 감독들에게만 많은 이야기가 주어지는지 안타까웠고 나이가 들어 좋은 작품을 만드는 감독들과 제작현장이 충분히 마련되지 못한 데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했다. 배종옥 씨에 이어서는 곽지균 감독의 스크립터, 코디네이터 등을 맡았던 프로듀서 박미정 씨가 추도사를 이어 갔다. 그녀는 '초여름에 길을 떠난 겨울 나그네'라는 문구가 너무 아름답고 처연하게 다가온다며, 대전 장례식장에서 죄송하다는 말을 많이 했고 정말 많이 울었다며 현장의 기억을 묘사했다. 또한 감독이 은퇴하면 제주도에서 우편배달부가 되고 싶어 했다는 말을 종종 했다며 분명 그는 하늘나라에서 좋은 소식을 전하는 천국의 우편배달부가 되어 행복하고 편히 계실 것이라는 말로 추도사를 마쳤다.

그 다음
추도사는  <그해 겨울은 따듯했네>에서 조감독이었던 곽지균 감독과 함께 작업했고 그의 동료였던 배창호 감독이었다. 배창호 감독은 준비해온 원고를 수줍게 펼치면서 시를 읊듯 곽지균 감독에 대한 애도와 추억들을 조근 조근 읽어 내려갔다. ‘주머니가 텅텅 비었던 충무로 조감독 시절에 우리는 만났지만 모두 영화에 대한 열정과 사랑이 있던 시절’이라며 과거를 추억했던 배창호 감독은 감독의 활약으로 인해 무사히 영화를 마칠 있었다는 감독의 무용담을 지금도 후배들에게 들려주곤 한다고 밝혔다. 한편 배창호 감독에 이어 1 행사의 마지막 피날레는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극장을 찾은 배우 정보석 씨가 맡았다. 그는 항상 수줍게 웃고 맑은 눈동자로 따뜻하고 편하게 해주셨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며 옳은 선택은 아니었지만 어쩌면 영화를 하면서부터 , 생각을 가지면서부터 갖고 싶었던 마지막 모습이 아니었나 생각해본다며 감독의 명복을 빌었다.

감독과
배우, 영화인들의 간단한 조례가 이어진 후에는 곧바로 2 순서인 <겨울 나그네> 상영되었다. 곽지균 감독을 기리며 행사에 참석했던 배우와 감독들은, 1 행사가 끝나자마자 스크린과 가까이 자리를 잡고 영화를 관람했다. 영화를 보는 도중, 스크린을 마주하며 간간히 객석에서는 흐느끼는 소리도 들렸으며, 영화 상영 직후 배우들과 감독들은 잠시 동안 객석에 남아 <겨울 나그네> 대한 이야기를 조심스레 나누기도 했다. 2 상영 이어진 3 리셉션 현장에는 부리나케 극장에 달려온 배우 안성기 씨의 모습을 보였으며, 배우 강수연, 박상민 곽지균 감독의 많은 ‘친구’들은 행사에 참여할 없는 대신 애도와 착잡한 심정을 전달했다. 아름답고 처연한 청춘 영화 <겨울 나그네> 상영 이후, 서울아트시네마의 로비에 모인 영화인들과 관객들은, 진정 ‘겨울 나그네’의 모습으로 세상을 살다 작고한 곽지균 감독을 다시 추도하는 마음으로 극장을 가득 채웠다.


한편 이날 추모의 밤 행사를 시작으로 곽지균 감독의 추모영화제는 8일까지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에서 계속된다. (강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