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특별전/서울아트시네마 개관 10주년 기념 존 카사베츠 회고전

[개관 10주년 기념] 존 카사베츠 회고전

 

 

 

10th Anniversary Cinematheque Film Festival : John Cassavetes Retrospective

 

2012년 5월, 서울아트시네마가 개관 10주년을 맞습니다. 그동안 서울아트시네마는 매년 300여 편이 넘는 영화사의 걸작들과 동시대의 예술, 독립영화를 소개했고 다양한 작가들의 회고전을 개최해왔습니다. 한 때 운영이 힘든 순간들도 있었지만 좋은 영화와 좋은 관객 분들이 있었기에 십년이라는 시간을 버틸 수 있었습니다. 서울아트시네마의 지난 10년을 기념하는 특별전은 카사베츠의 거의 전작에 해당하는 11편을 상영하는 ‘존 카사베츠 회고전’입니다. 오슨 웰스 이래 가장 눈부신 미국의 이단적 영화감독이라 불린 존 카사베츠의 전작전을 한국에서 처음으로 개최하는 것은 새로운 영화의 물결을 자유롭게 헤쳐나간 그의 독립적인 영화 정신이 시네마테크의 취지와 부합하기 때문입니다.


1929년생인 존 카사베츠가 1959년에 <그림자들>로 영화계에 데뷔했을 당시, 바다 건너 프랑스에서도 카사베츠와 동년배의 청년들이 ‘누벨바그’로 불리는 새로운 영화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장 뤽 고다르, 프랑수아 트뤼포 등이 데뷔 때부터 높은 관심과 평가를 받으며 왕성한 작품 활동을 했던 것과 달리 존 카사베츠는 주류 영화사에 쉽게 자신의 이름을 올릴 수 없었습니다. 잠깐 할리우드 시스템 안에서 작업을 한 적도 있지만 얼마 가지 않아 독립적인 길을 걸으며 꿋꿋이 자신의 작품 활동을 이어나갔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지금까지 그의 이름을 기억하는 것은 단지 그의 제작 방식 때문만은 아닙니다. 존 카사베츠가 어려운 길을 걸으며 추구한 것은 주류 영화가 미처 담지 못한 섬세한 삶의 결을 영화에 담는 것이었습니다. 그의 영화 속 인물들은 아주 작은 일에도 눈물 흘리고 화를 내고 절망하지만, 사실 누구보다 삶을 사랑하는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 처하더라도 힘을 내어 옆에 있는 사람들과 기적 같은 작은 연대를 만들어냅니다. 그들의 이러한 모습을 보며 같이 웃고 울다보면 어느새 영화 속 인물들의 삶이 우리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알게 됩니다.


 

제작 방식이나 영화 연출에서 관습적인 방식에 기대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며 끝까지 삶을 긍정했던 존 카사베츠의 영화를 보며 서울아트시네마의 10주년을 함께 축하하고 싶습니다.

 

한편 이 기간에는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의 개관기념일에 맞춰 10주년 개관 기념식 및 조촐한 생일파티도 열릴 예정이며, 카사베츠에 관한 다채로운 시네토크는 물론 지난 10년간의 시네마테크 활동을 되돌아보고 미래의 시네마테크의 상을 그려 보는 열린 토론의 장인 ‘시네마테크 10주년 오픈 토크’ 등 특별한 행사들이 열립니다. 서울아트시네마를 아끼는 관객 분들과 함께 한다면 더욱 기쁠 것이니 관객 여러분의 많은 참여바랍니다.

 

 

★ 특별행사

1) 시네마테크 개관 10주년 개관기념식 및 축하 파티
5월 10일 서울아트시네마의 개관기념일을 맞아 서울아트시네마는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여기까지 온 것을 기념하고 축하하기 위해, 그리고 지금까지 서울아트시네마와 함께 해주신 분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 작은 행사를 마련합니다.

• 일시: 5월 10일(목) 18:30
1부 개관 10주년 기념식
2부 영화상영

<글로리아> (존 카사베츠, 1980)
3부 축하 파티(장소 추후 공지)

 

2) 대담 “영향 아래의 감독, 존 카사베츠”

• 일시: 5월 13일(일) 15:30 상영 후
게스트: 김영진(명지대 교수, 영화평론가) & 김성욱(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램 디렉터)

 

3) 시네토크 “재즈와 영화: 존 카사베츠와 찰스 밍거스”

• 일시: 5월 15일(화) 19:30 <그림자들> 상영 후
게스트: 황덕호(재즈 평론가)

 

4) 시네마테크 개관 10주년 오픈 토크: “시네마테크를 허하라!”

개관 10주년을 아 서울아트시네마는 영화의 현재를 살펴보는 새로운 형식의 오픈토크를 시작합니다. 변영주 감독과 이해영 감독이 진행하는 첫 번째 오픈토크의 주제는 내가 사랑한 영화들, 극장의 추억입니다. 영화는 장소의 기억과 결합한 대중문화의 역사이기도 합니다. 영화인들, 예술가들, 사회 명사들이 참여해 그들 각자의 영화와 극장의 기억에 대해 즐겁게 이야기하는 자리에 관객들을 초대합니다.

 

• 일시: 5월 17일(목) 19:00

 

감독 | 존 카사베츠 John Cassavetes (1929 - 1989)

 

1929년, 뉴욕에서 태어난 존 카사베츠는 주로 TV 드라마의 배우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다 1959년에 <그림자들>을 만들면서 영화감독으로 데뷔했다. 16mm 흑백 필름으로 촬영한 이 영화는 스토리, 연기, 편집 등 모든 부분에서 주류 영화의 스타일과 확실히 선을 그었으며 이 때문에 할리우드는 이 영화의 배급을 거부했다. 하지만 이듬해 베니스 영화제에서 비평가상을 수상하며 존 카사베츠의 이름은 주목받기 시작했다. 단숨에 주목 받는 신인 감독으로 자리 잡은 카사베츠는 파라마운트사와 손잡고 <투 레이트 블루스>(1961), <기다리는 아이>(1963) 등을 만들었고, 이 영화들을 계기로 할리우드 주류 영화제작 시스템에서 독립할 결심을 하고, <얼굴들>(1968)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자신의 영화 세계를 구축했다. 그렇게 독립적인 방식의 자기색깔을 지켜온 카사베츠는 미국 독립영화의 상징이 되었으며 마틴 스콜세지, 페드로 알모도바르, 왕가위 등의 감독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글로리아>(1980) 이후 급격히 건강이 나빠진 카사베츠는 ‘진정한 유작’으로 평가 받는 <사랑의 행로>(1984)를 만든 뒤 <빅 트러블>의 감독직을 중간에 넘겨받았지만 제작사는 카사베츠의 의견을 존중해주지 않았고, 결국 이 영화가 카사베츠의 마지막 영화로 남았다. 그 후로도 카사베츠는 열정적으로 다음 작품을 준비했지만 결국 간경화로 1989년에 세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