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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Interview

“시네마테크는 시네마테크다”

[인터뷰]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 자원활동가 한바름·김샛별 양

작년 말부터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에 가면 영화에 대한 사랑으로 아름다운 봉사정신을 발휘하는 10명의 자원활동가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타 영화제와 달리 6개월 이상 장기간활동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오직 영화와 시네마테크에 대한 애정 하나가지고 즐거운 마음으로 봉사해주고 있는 자원활동가들. 이들 중 행사지원을 담당하고 있는 한바름(23세) 양과 촬영지원을 하고 있는 김샛별(20세) 양을 만났다. 긴 머리에 뿔테안경을 쓴 바름 양은 귀여운 운동화를 신고 여기 저기 뛰어 다니며 관객과 마주하고, 노란 머리와 머리카락 사이로 보이는 검은 피어싱이 유난히 눈에 익은 샛별 양은 부대행사가 있을 때마다 무대를 향해 카메라를 들이댄다.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봤다.

어떻게 알고 지원했나요?
바름: 다른 영화제에서도 일해 봤어요. 영화 쪽에는 꾸준히 관심이 있었고요. 고전영화와 예술영화는 학교에서 수업을 들으면서 관심이 생겼죠. 우연한 기회에 자원활동가 모집공고를 보고 지원하게 되었어요. 영화제도 즐기고 도움도 주고 겸사겸사 좋은 기회잖아요. 
샛별: 매일 상영시간표 보러 서울아트시네마 사이트에 와요. 그러던 어느 날 모집 공고를 보았죠. 이제 하고 싶은걸 할 나이가 되었기도 해서 지원하게 됐어요.

서울아트시네마에는 언제 처음 왔나?
바름: 자원활동가가 되면서부터 극장에 오기 시작했어요.
샛별: 처음에 친구 따라서 모금운동을 할 때 돈 기부하러 왔는데, 그때 굉장히 신기했어요. 서울아트시네마에선 글로만 배우고 듣기 만했던 누벨바그니 아방가르드니 하는 영화들을 직접 볼 수 있더라고요.

시네마테크에 대한 애정이 커졌다고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바름: 자원활동을 하며 극장에 자주 오게 되면서 점점 커져요. 그리고 영화를 보며 즐거워하는 관객들을 볼 때요.
샛별: 모금활동에 참여했을 때 마음이 아팠어요. 서울아트시네마가 처한 재정적 어려움이 확 와 닿았거든요. 봉사를 하면서 시네마테크의 현실이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실정을 보고 마음이 조금 더 불편해 졌어요.

극장 안에 선호하는 자리가 있나요?
바름: 그냥 뒷자리를 선호하는 편이예요.
샛별: 라열 113번 자리요! 자막 오퍼레이터 2줄 정도 뒤에요. 자막이 오른쪽에서 나오니까 빨리 자막 읽고 영상을 보려고 그 자리에 앉아요.

이번 친구들 영화제에서 강추하는 작품이나 꼭 보고 싶은 영화는?
바름: <붉은 살의>와 <미친개들> 둘 다 보고 싶은데 제 자원활동 일정과 겹쳐서 못 볼 것 같아요.
샛별: <박제사>요!

자원활동을 하면서 겪은 가장 큰 애로사항은?
바름: ‘사랑한다면 춤을 춰라’ 공연 소리가 위에서 ‘쿵쿵‘ 들릴 때요.
샛별: 저는 가끔 옆 실버 극장관객이신 할아버지 분들이 오셔서 뚱딴지같은 질문을 하실 때요.

시네마테크가 다른 영화관과 어떤 면에서 다르다고 생각하는지?
바름: 멀티플렉스보다 분위기가 편안하고 특별해요.
샛별: 일반 극장에는 갓 나온 영화가 대부분이지만, 여기는 일정 시간이 지나서 영화에 대한 의견이 존재하는 영화들이 상영된다는 점이 좋아요. 어떤 영화인지 미리 알 수도 있고 막연히 좋은 영화를 상영할거라고 믿고 극장을 찾게 되죠. 

시네마테크 전용관 건립에 대한 의견이 궁금하네요.
바름: 관객회원 분들이 항상 꿈꿔오고 바라는 지향점이잖아요. 꼭 좀 건립되었으면 해요.
샛별: 저는 꿈까지 꿨어요. 여기서 활동한지 한 2,3주 됐을 땐데, 꿈속에서 버스를 타고 있었어요. 버스 안 TV에서 뉴스가 나오는 것이에요. “내년 1월에 서울 시네마테크 전용관이 건립될 예정입니다.” 제발 제 꿈이 허황된 꿈이 아니라 예지몽이길!

시네마테크란 OO이다.
바름: 좋은 영화를 보여주고 편안한 영화적 소통의 공간을 제공하는 곳이죠.
샛별: 시네마테크란 시네마테크다. 다른 어떤 말로도 형용할 수 없어요. 시네마테크는 시네마테크에요.

(인터뷰·글Ⅰ배준영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 관객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