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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Interview

[Interview] "애정과 열정만 있으면 못할게 없다는 이야기가 좋았다"

영화관 속 작은 학교 단체관람자들의 게릴라 인터뷰

매달 한번, 시네마테크에서는 ‘영화관 속 작은 학교’가 진행된다.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영화 상영과 강연이 함께 하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2월 2일에는 J.J 에이브람스 감독의 <슈퍼 에이트> 상영과 함께 김종관 감독의 영화작업에 관한 강연이 있었다. 영화의 이야기가 슈퍼 8mm 카메라로 영화를 찍는 10대들에 대한 것이었던 만큼, 영화에 대한 열정과 영화 만들기에 대한 애정이 어린 이야기들이 오갔던 시간이었다. 관객들 중 가장 적극적으로 질문을 하던 친구들이 눈에 띄었다. 이날 처음으로 시네마테크를 찾았다며, 저마다 각기 다른 색깔로 영화를 꿈꾸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를 옮긴다.

황연지(20), 정예나(20), 송지은(19), 오현지(21), 박민지(22), 진연(20)

Q. 다들 어떻게 아는 사이인가?
민지:
같이 영화의 꿈을 가진 사람들끼리 인터넷의 카페를 통해서 알게 되었다. 서울아트시네마에는 다들 오늘 처음 왔다.
지은: 예나가 <슈퍼 에이트>를 여기서 천 원에 볼 수 있다고 그래서 오게 됐다.
다같이: 김종관 감독님 강연도 같이 들을 수 있다고 해서 왔다!

Q. 질문들을 열심히 해서 인상 깊었다. 오늘 본 영화 <슈퍼 에이트>나 김종관 감독의 강연은 어땠나?예나: 영화 정말 재밌었다. 김종관 감독님이 <슈퍼 에이트>에 대해 얘기해 주시면서 영화에 대한 애정을 많이 강조하시는 부분이 좋았다.
현지: 시나리오의 소재를 어떻게 찾는지 질문했었는데, 정말 좋은 얘기들을 해주셔서, 오래 기억남을 것 같다. 나중에 영화를 하게 될 때 잘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진연: 집이 전라북도 남원인데, 이런 기회가 남원에는 없다보니 감회가 새롭다.
연지: <슈퍼 에이트>에서 찰스와 친구들이 영화를 만드는데, 솔직히 학생들이 그렇게 만들 기회가 많지 않은데, 그런 기회가 늘어났으면 좋겠다. 그리고 서울에 살지만 시네마테크를 잘 알지 못했는데, 앞으로도 자주 오고 싶다.
민지: 영화를 하면서 힘든 부분에 대해서, 통틀어서 애정과 열정만 있으면 못할 게 없다는 이야기가 좋았다. 감독님 모든 얘기들에도 애정과 열정이 있는 것 같았다. 많이 배운 것 같다.
연지: 강연 때 여자 촬영감독이 많은지 여쭤봤었는데, 별로 없다고 말씀하시더라. 왜 여자 촬영감독이 하기 힘들고, 성공하기 힘든지,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 같은 것에 대해서 듣고 싶었는데, 짧게 대답해주셔서 아쉬웠다.

Q. 평소에 어떤 영화들을 좋아하는지?
현지: 팀 버튼 감독을 좋아한다. 영상미가 강한 작품을 좋아한다.
지은: 박찬욱 감독님의 복수 3부작을 좋아하고, 느와르적인 것을 좋아한다.
진연: 자코 반 도마엘 감독과 웨스 앤더슨 감독을 좋아한다.
연지: 민규동 감독님 영화를 좋아한다. 17일 민규동 감독님 시네토크 때도 오려고 한다.

이번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에서 특별히 보고 싶은 영화가 있다면?
민지: <샤이닝>. 혼자 보기 무서울 것 같다.
현지, 연지: <쥴 앤 짐>. 워낙 유명한 영화라 궁금했다.
예나: <허수아비>를 보고, 이창동 감독님의 시네토크도 듣고 싶다.

Q. 앞으로 만들기를 꿈꾸고 있는 영화는 어떤 건가?
연지: 촬영전공을 하고 싶다. 자연광이 쓰이는 영화를 좋아한다. 네스토르 알멘드로스 촬영감독의 <천국의 나날들>을 좋아한다. 자연광이 내리쬐면서 주인공이 뭉클거리는 걸 좋아한다.
진연: 아직 구체적으로 만들고 싶은 게 있는 건 아닌데, 어렸을 때부터 표류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어서 언젠가 표류에 대한 영화를 만들고 싶다.
지은: 사운드를 하고 싶다. 샘 멘더스의 <로드 투 퍼디션>처럼 사운드가 잘 들어간 그런 영화를 하고 싶다. 녹음기사도 하고, 폴리도 하고, 음악도 하고, 이것저것 해보고 싶다.
현지: 시나리오 작가가 되고 싶다. 영화에서 시나리오 작가가 부각되는 경우가 거의 없어서 아쉽긴 하지만, 제가 좋아하는 휴머니즘 장르를 고집하면서 시나리오 작가로서의 길을 가고 싶다.
예나: 연출에도 관심 있고, 영화 이론이나 평론에도 관심 있다. 시네마테크 같은 곳에서 일하고도 싶다. 제가 이곳을 경험한 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들려서 영화를 보는 걸 보며 살고 싶다.

Q. 다들 꿈꾸고 있는 분야가 조금씩 다 다르다.
다같이: 그러게. 같이 영화를 해야 할 것 같다. (모두 웃음)

인터뷰/글_장지혜 관객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