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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전/한국 법정영화의 어떤 경향

[특별프로그램] 한국 법정영화의 한 경향(3.22-25)

진실은 이 안에 없다 The Truth in Labyrinth


 

‘법정영화’라는 장르에 하나의 약속이 있다면 그건 진실이 법을 무기로 불의와 정정당당하게 싸운다는 것입니다. 특히 사회적으로 약자의 자리에 있는 자들이 용감하게 법정에서 싸우는 모습은 언제나 대리 만족과 함께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안겨줍니다. <디즈씨 도시에 가다>(프랭크 카프라, 1939)의 마지막 판결 장면이나 <인사이더>(마이클 만, 1999)의 증언 장면 등에서 법정은 진실이 모습을 드러내는 공간으로 그려집니다.

한 편 법정의 한계를 다루는 작품들도 있습니다. <라쇼몽>(구로사와 아키라, 1950)이나 <12인의 성난 사람들>(시드니 루멧, 1957), 그리고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아쉬가르 파르하디, 2011)와 같은 영화들은 똑같이 법정이란 공간을 그리면서도 진실이 가려지지 않는 상황을 보여줍니다. 각자 자신의 진실을 주장할수록 진실과는 더욱 멀어지는 것입니다. 이 영화들은 진실의 존재에 질문을 던짐으로써 역설적으로 진실에 대해 생각하게 만듭니다.


그런데 최근 한국에서 만들어진 법정영화들은 앞의 영화들과는 사뭇 다른 결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영화들의 흥미로운 점은 법정 안에서 사건을 해결하지 못한 채 진실을 법정 바깥에 무기력하게 남겨둔다는 것입니다. 급기야 <부러진 화살>에 와서는 법정이라는 시스템 자체를 불신하기까지 합니다. 한국의 법정영화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요. 이번 특별전을 통해 이 문제에 대해 함께 고민해보았으면 합니다.

상영작

1.  이태원 살인사건  홍기선  2009 | 한국 | 99min | Color  
2.  의뢰인  손영성  2011 | 한국 | 123min | Color   
3.  도가니  황동혁  2011 | 한국 | 125min | Color 
4.  부러진 화살  정지영  2011 | 한국 | 100min | Color 
 
★ 시네토크 Cinetalk

3월 24일(일) 14:40 <의뢰인> 상영 후
감독과의 대화│손영성(영화감독)


3월 25일(일) 15:40 <이태원 살인사건> 상영 후
‘증언의 아포리아’│김성욱(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램 디렉터, 영화평론가)


* 시간표및 자세한 사항은 서울아트시네마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