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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트시네마 소식

영진위, 대놓고 서울아트시네마를 뺏겠다고?

[뉴스메이커] 한시협, 영진위 공모 내용에 공개질의 발표하고 해명 촉구

영화진흥위원회(위원장 : 조희문, 이하 '영진위')가 지난 10일 시네마테크전용관 지원사업에 대하여 사업자 선정에 관한 공모 발표를 해 또 다시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이 사업과 관련해 그간 지원을 받고 있던 서울아트시네마 측이 공식 입장을 천명하기 이전 영진위에 보내는 공개질의서를 발표했다.

서울아트시네마를 운영하고 있는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이하 '한시협')은 오늘(16일) 오전 서울아트시네마 공식 홈페이지 및 네이버 카페 등에 영진위의 공모 내용과 관련한 공개질의서를 발표하고 영진위의 해명을 촉구했다. 시네마테크전용관 공모제 전환 자체에 대해 문제제기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영진위의 공모 과정 역시 도마 위에 오르며 논란이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한시협 측이 공개질의서에서 문제삼고 있는 것은 크게 두 가지. 영진위가 시네마테크전용관 사업자를 공모한다며 낸 공지에서, "시네마테크전용관인 '서울아트시네마'의 운영자를 공모"한다고 사업명을 낸 것과 사업장소로 현재 서울아트시네마 측이 임대 중인 허리우드 극장 3관을 명시한 것 등이다.

▲ 영진위가 홈페이지에 올린 '시네마테크전용관 지원사업 운영자 선정 공모' 공지. '서울아트시네마'는 명백히 한시협이 운영하는 극장의 이름임에도, 영진위가 '서울아트시네마 운영자'를 공모한다고 공지를 내면서 논란을 부추키고 있다. 더욱이 서울아트시네마 측이 허리우드 극장과 맺은 임대계약 기간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에도 영진위는 사업장소를 현재 서울아트시네마가 임대하고 있는 '허리우드극장 3관'으로 사업장소를 명시해 물의를 빚고 있다. ⓒ프레시안

한시협이 공개질의서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서울아트시네마'는 한시협이 운영하는 극장의 이름으로 영화상영관등록이 되어 있는 명칭이다. 그러나 영진위는 시네마테크전용관 운영자를 공모한다며 낸 공지에서 '서울아트시네마 운영자를 공모한다'고 공고한 바 있다. 이는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 상의 권리를 명백히 침해하고 있다는 것이 한시협 측의 주장이다.

사업장소로 '허리우드극장 3관'을 명시하고 있는 것 역시 한시협의 권리를 크게 침해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서울아트시네마가 허리우드 극장과 맺은 임대 계약이 올해 3월 31일로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진위가 운영자를 공모한다며 '2010년 3월 1일부터' 약정기간을 명시하고 있기 때문. 한시협이 "임대인인 허리우드 극장측으로부터 계약 해지를 통보받은 적이 없음"에도 영진위가 이같은 약정기간을 공고에 낸 것에 대해, 영진위의 해명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한시협 측은 영화진흥위원회 예산회계규정에 의하면 1개사만 공모에 응할 시 자동유찰이 되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공지에서 '1개 단체 지원 시 적격여부 판단하여 선정할 수 있음'으로 공지한 것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작년 넥스트플러스 여름영화축제 당시에도 사업자 공모에 응한 1개 등록사에 대해 적격 여부 심사만을 진행했다가 영진위 예산회계규정에 어긋났다는 지적을 받았음에도, 넥스트플러스 여름영화축제보다 운영기간도 길고 예산 면에서도 규모가 큰 사업자를 선정하면서 이 같은 조항을 붙인 것에 대해 근거를 밝히라고 나선 것.

한시협 측의 공개질의는 정당성 논란을 낳고 있는 미디어센터 및 독립영화전용관 공모와 더불어 시네마테크전용관 사업자 공모 역시 영진위가 졸속으로 진행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영화계 전반에 또 한 차례의 폭풍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영진위가 서울아트시네마를 대놓고 빼앗으려 든다"는 해석에 영진위 스스로 무게를 실어주는 셈이 됐기 때문이다. 더욱이 미디어센터와 독립영화전용관 사업자 선정에 대한 심사과정에 제기된 의혹이 식을 줄 모르고 일파만파 퍼지고 있는 만큼, 이번 공지에 대해 "영진위가 의혹에 대한 해명은커녕 오히려 의혹을 부추키며 해명거리만 스스로 늘리고 있다"는 것이 영화계 안팎의 전반적인 시선이다.

한시협 측은 내일(17일) 긴급총회를 갖고 18일경 이번 영진위의 시네마테크전용관 공모제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하는 한시협측의 공개질의서 전문이다.

영화진흥위원회의 '서울아트시네마 운영자 공모'에 관한
공개질의


지난 2월 10일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는 '2010년 시네마테크전용관 지원사업 운영자 선정 공모' 공고를 통해 접수를 시작했습니다. (사)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이하 한시협)는 공식입장을 표명하기 전 공지된 공모 내용에 몇 가지 의문을 해소하고자 영화진흥위원회에 아래와 같이 질의합니다.

1.

2002년 개관한 서울아트시네마는 한시협이 운영하는 시네마테크전용관이며, '서울아트시네마'는 해당구청에 한시협 대표자의 이름으로 <영화상영관등록>이 되어 있는 명칭입니다.

그런데 영진위는 '2010년 시네마테크전용관 지원사업 운영자 선정 공모' 내용에서 사업명을 '시네마테크전용관 '서울아트시네마' 운영 및 지역 네트워크 활동 지원 사업'으로 명기함으로써 시네마테크전용관사업 운영자가 그 사업을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수행하도록 하겠다는 의도를 표명하였습니다.

이는 한시협이 '서울아트시네마'라는 상영관 명칭에 대해 가지고 있는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 상의 권리를 명백히 침해하는 행위입니다. 영진위는 어떤 근거에서 '서울아트시네마 운영자'를 공모하는 것입니까?

2.

주택 임대차의 경우에도 본인이 이주할 곳의 계약 종료 시점이 언제인지 먼저 확인하는 것은 상식입니다. 한시협은 임대인으로부터 계약 해지를 통보받은 적도 없으며 한시협과 허리우드극장과의 계약기간이 2010년 3월 31일까지 남아 있는 상황에서 '운영약정기간을 2010년 3월 1일'로 명기한 근거는 무엇입니까?

3.

영진위는 지난 2009년 '넥스트플러스 여름영화축제' 운영처 선정 시 '영화진흥위원회 예산회계규정 제82조(입찰자의 지명), 제83조(지명통지), 제63조(경쟁방법)에 의거, 지명경쟁입찰에 1개사만 등록할 시에는 자동유찰로서 재통보(공고)를 통한 입찰을 진행하여야 했으나 1개 등록사를 대상으로 적격 여부 심사를 진행한 점이 규정에 어긋남을 지적받은 바, 2009 넥스트플러스 영화축제 프로그램 및 마케팅 업무 운영처 선정의 공정성 제고를 위해 재공모'를 실시하겠다고 넥스트플러스 영화축제 관련단체들에 공지한 바 있습니다. '넥스트플러스 여름영화축제' 보다 운영기간과 예산 면에서 규모가 큰 사업자를 선정함에 있어 '1개 단체 지원 시 적격여부 판단하여 선정할 수 있음'으로 공지한 근거는 무엇입니까?

4.

마지막으로, 본 사업에 관한 공모제 전환 결정 및 공모 내용에 관하여 영진위 9인위원회의 의결을 거쳤는지 질의하며, 이미 위원회 의결을 거친 사항이라면 해당 안건이 논의된 회의차수 및 안건을 공개해 주실 것을 요청합니다.

2010년 2월 16일
(사)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
(광주시네마테크, 대구시네마테크, 대안영상문화발전소 아이공, 대전시네마테크, 문화학교 서울, 서울시네마테크, 시네마테크 부산, 시네필 전주, 씨네오딧세이(청주), 영화사 진진-시네마테크 사업팀, 제주씨네아일랜드, 퀴어아카이브 서울)


/ 김숙현 기자 (프레시안 무비)

[출처] 프레시안 무비 2010년 2월 16일 기사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60100216171148&section=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