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이언 드 팔마의 <스카페이스>는 “이 영화를 하워드 혹스와 벤 헥트에게 바친다”는 자막으로 끝난다. 드 팔마의 <스카페이스>는 하워드 혹스가 연출한 동명의 영화를 리메이크한 것이다. 하지만 올리버 스톤이 쓴 각본은 원작의 골격과 일부 디테일을 따라갈 뿐, 어두운 시카고의 거리는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마이애미로, 금주법과 마피아의 시대였던 1920년대는 불법 마약 거래가 횡행하던 1980년대로 바뀌었다.

영화는 실제 있었던 역사적인 사실에서 출발한다. 영화는 미국이 아닌 쿠바에서 시작한다. 1980년 카스트로는 마리엘 항구를 개방하면서 미국 선주들에게 쿠바의 범죄자들을 싣고 떠나기를 요구했다. 드 팔마는 영화의 서두에서 시대적 상황을 설명하는 자막 이후, 카스트로의 연설, 환호하는 대중, 그리고 망명자들의 모습이 담긴 기록 영상을 보여준다. 이어 주인공인 토니 몬타나가 등장한다. 즉, 현실의 단편들을 따라가다가 보게 되는 것은 드라마틱한 삶을 사는 허구의 영웅이다. 그러나 허구의 영웅은 픽션 안에서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현실로부터 빚어져 나오는 것임을 드 팔마의 <스카페이스>는 보여주고 있다.


드 팔마의 토니 몬타나는 원작의 주인공보다 더 심각하지만 보다 인간적이기도 하다. 적재적소에 유머를 배치했던 혹스의 <스카페이스>와 달리, 드 팔마의 <스카페이스>에는 시종일관 비장한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원작에는 없었던 토니 몬타나와 아내의 파국, 그리고 목표물의 가족 때문에 토니 몬타나가 청부받은 살인을 포기하는 설정 등은 그의 가족애를 굳건히 하면서 그를 더욱 낭만적으로 그린다. 이는 혹스의 <스카페이스>의 가혹한 분위기와 대조되어 토니 몬타나라는 캐릭터의 ‘인간다움’을 부각시키는 효과를 낳는다. 토니 몬타나를 욕망만을 쫓는 단순한 살인 기계라고 할 수 없기 때문에, 돈과 여자와 권력을 전부 차지한 후의 토니 몬타나는 곧 몰락할 듯 불안하고 위태로워 보인다.

후반부의 절정에 다다르면 위태롭던 영화의 에너지는 모두 폭발하고 분출된다. 약 20분간 지속되는 마지막 총격 씬은 가히 충격적이다. 이 시퀀스를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스카페이스>를 볼 이유는 충분하다. 아메리칸 드림의 좌절을 단지 코카인에 얼굴을 묻어버리는 것 하나만으로 표현한 알 파치노의 연기 또한 명불허전이다. (송은경: 에디터)



1.18(수) 15:10
1.29(일) 14:30 상영 후 배우 박중훈 시네토크
2.3 (금) 14:30  

Posted by seoul art cinema Hul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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