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토크

제계 음악은 그저 좋은 것입니다

- 가수 이자람이 말하는 <페임>

 

올해 ‘친구들 영화제’의 첫 번째 시네토크의 주인공은 판소리꾼이자 뮤지컬 배우, 그리고 가수인 이자람이다. 지난 1월 19일, 시네토크의 첫 문을 연 그녀는 이번에 처음으로 영화제에 참여하게 되었다며 열정적으로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동시에 영화를 잘 모른다며 겸손해 했다. 여러 예술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던 대화의 일부를 옮긴다.

 

 

 

 

 

올해 ‘친구들 영화제’의 첫 번째 시네토크의 주인공은 판소리꾼이자 뮤지컬 배우, 그리고 가수인 이자람이다. 지난 1월 19일, 시네토크의 첫 문을 연 그녀는 이번에 처음으로 영화제에 참여하게 되었다며 열정적으로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동시에 영화를 잘 모른다며 겸손해 했다. 여러 예술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던 대화의 일부를 옮긴다.

 

허남웅(영화칼럼니스트):이번에 처음 친구들영화제에 참여하신 이자람씨에게 먼저 소감을 여쭈도록 하겠다.

이자람(가수): 영화를 좋아하긴 하지만 ‘영화인’이라는 이름에는 소외감을 느끼는 수준으로 영화를 좋아하는 평범한 사람이다. 시네마테크에서 연락을 주셔서 같이 영화를 볼 수 있고, 그 영화를 고를 수 있다는 말을 듣고, 겁 없이 함께 하기로 했다가 조금 후회했다.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어렸을 때 봤던 영화중에 제 가슴을 뜨겁게 했던 영화가 뭐가 있을까 생각했고 <페임>을 골랐다.

 

허남웅: <페임>을 처음 봤을 때 굉장히 가슴이 뜨거워졌다고 말씀하셨는데, 언제 처음 <페임>을 보셨고, 그 뜨거운 감정이 정체가 무엇이었는지.

이자람: 정말 어렸을 때 <페임>을 봤다. 어머니께서 삽입곡인 아이린 카라의 ‘페임’을 좋아하셔서 비디오로 빌려다 봤다. 대체 언제인지도 모를 어릴 때의 일이다. 젊은 친구들이 재능은 있지만, 어디로 가야할 지 모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길을 헤쳐 나가는 이야기들은 언제나 가슴을 뛰게 하는 것 같다. 참 옛날인데도 굉장히 잘 만들었구나하고 다시 느꼈다.

 

허남웅: <페임>은 재능이 과연 나에게 있는 것일까, 또 이 재능을 앞으로 계속해서 발휘할 수 있을 것인가하는 고민들과 불안에 대한 영화다. 음악을 하는 과정에서 본인이 겪었던 고민이나 갈등이 <페임>을 보면서 새롭게 생각났을 것 같다.

이자람: 물론 그렇다. 그런데 이상한 장면에서 울컥했다. 아버지가 갑자기 택시를 몰고 오더니, 스피커를 돌려서 음악을 크게 틀고, ‘우리 아들이야!’라고 막 외치는 장면이 그것이다. 자식이 예술이라는 텃밭에서 일을 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부모는 다들 그런 마음인 것 같다. 어느 부모나 자기 자식이 유명해지기를, 스타가 되기를, 그래서 적어도 먹고 살기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기를 바란다. 즐거운 것은 잠깐이기 때문에 많이들 걱정을 한다. 그리고 선생님들이 하는 말들이 와 닿았다. 어렸을 때는 뻔한 말이라고 생각했던 것들, 그러나 지금은 제가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들을 <페임>속 선생님들이 많이 하더라.

 

허남웅: 그 중에 특히나 인상적이었던 선생님의 말씀은 무엇인가.

이자람: 다른 분야의 선생님들이 모두 그 분야의 예술이 가장 어렵다고 할 때 공감했다. 그 어떤 것도 어렵지 않은 것이 없다. 회사에 가는 것, 사법고시에 합격하는 것, 판소리를 하는 것, 노래를 하는 것, 배우로서 사는 것, 창작하는 것. 그 중에서 겪어본 것들은 몇 개 없지만 가끔은 배우라는 이름도 듣고, 가끔은 밴더라는 이야기도 듣고, 가끔은 뮤지컬 배우라는 말도 듣곤 하는데 각 단어가 주는 책임감은 정말 무거운 것 같다.

 

 

 

 

 

허남웅: <페임>은 오디션에서부터 1,2,3,4학년의 과정들을 일렬로 보여준다. 이자람씨는 자유로운 영혼이시지만 본인 역시도 제도권의 교육에 들어가 있었다. 영화를 보면서 그 과정이 경험과 흡사한 면이 있을 테고, 차이점이 있을 텐데.

이자람: 그렇다. 일단 예술을 하는 사람이 모인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를 거쳤지만 그런 점심시간은 한 번도 가져보지 못했다.(웃음) 그런 것을 의도해서 공연을 만들려고 노력한 적은 있지만 실제로 그것이 자연스럽게 일어난 적은 없다. 실제로 예술학교에 처음 입학할 때는 모두가 자신의 끼와 재능을 뿜어내고 싶어 한다. 그러다가 자신보다 더 큰 재능과 끼가 있는 친구를 부러워하게 되고, 그 안에서 자신이 굉장히 초라하게 느껴진다. 마치 영화 속에서 따로 나가서 밥 먹는 친구들처럼. 그런 여러 가지 것들이 끼와 재능이라는 이름으로 한 데 모였다가 이후 ‘어떻게 먹고 살아갈 것인가’, ‘그 끼와 재능을 담보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로 이어진다. 여기까지는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

 

허남웅: 아마 예술에 종사하는 분들은 계속해서 고민의 차원이 있을 거라고 본다. 영화가 보여줬듯이 처음에는 오디션에 합격될 수 있을 것인가, 합격하고 나서는 내 재능이 만개할 수 있을 것인가. 아마 최종적인 고민은 이 제목과 같다고 본다. 이자람씨는 음악을 하면서 그 고민의 차원들이 어떻게 발전을 해왔는지. 특히나 먹고 사는 문제를 많이 이야기했는데.

이자람: 왜냐면 먹고 사는 문제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는 예술과 먹고 사는 것이 별개라고 생각을 했다. 또 그게 멋있어 보였고. 그런데 현실적으로 그것을 분리해서 말하는 것이 허세이고, 불가능하거나, 망가지거나, 혹은 0.01%의 사람들에게 국한된 이야기다. 음악이랑 공연예술을 하시는 분들에게 성공의 척도는 인기를 얻는 것이다. 인기를 얻는 것은 얼마나 표가 팔리는가, 얼마나 표가 팔려서 내가 극장이나 해외에 팔려나가는가의 척도다. 요즘은 많은 오디션, 많은 스타 탄생이 나타나고 있다. 순수예술이라고 말해도 좋을 장르에 몸을 담고 있는 나는 아무리 공연이 나고, 매진이 되고, 해외를 가더라도 대중은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가 발을 딛고 있는 곳이 어디인가를 제대로 아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테면 <페임>의 아이들 중에는 할리우드 스타도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판소리의 길을 모색하면 아무리 성공을 해도 그런 삶을 살 수는 없다. 이것을 정확히 알고 있어야 자기가 가고 싶은 정확한 성공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을 위해 들여야 하는 노력은 무엇인지를 알 수 있다. 언제나 이러한 것들이 숙제였고, 지금도 그러하다.

 

 

 

 

 

허남웅: 사실 <페임>을 보면서 4학년을 마쳤다고 해도 이 친구들이 모두 성공하리라 낙관하기 힘들다. 다른 질문을 던져주는 결말이라는 생각도 든다. 그렇다면 졸업 후에는 등장인물들은 어떻게 됐을까 궁금하기도 하다. 이자람씨는 결말을 어떻게 보셨는지.

이자람: ‘이제 쟤들 큰일 났다.’하는 생각을 했다.(웃음) 카메라 앞에서 옷을 벗어야 하는 친구며, 냉담한 관객들 앞에서 자신을 컨트롤할 공력이 부족한 친구며. 그런 것들이 그들을 단단하게 하거나 혹은 갑자기 그들을 나락으로 떨어뜨릴 수도 있다. 그건 그들의 작은 선택들이 모여서 큰 결말을 만드는 거니까 응원을 하는 수밖에 없었다.

 

허남웅: <페임>을 보면 힘들어하는 학생이 나온다. 그걸 극복할 수 있는 계기는 오직 음악이다. 마지막 장면 역시 음악에 의해 그 모든 갈등들이 풀어진다. 이자람씨에게 음악이란 어떤 존재인지.

이자람: 저한테 음악은 그냥 좋은 것입니다.(웃음) 되게 좋은 것 중에 하나다. 이를테면 미술은 잘 모르지만 미술을 보는 걸 좋아한다. 사진은 잘 모르지만 사진을 보는 걸 좋아한다. 마찬가지로 음악도 좋아하고 소비하는 것 중에 하나다. 때로는 만들 수도 있더라. 때로는 내가 무대 위에서 할 수도 있다. 그만큼 누군가가 또 금방 할 수 있는 것이고, 열심히 하는 누군가의 음악은 대단해서 부럽기도 하고, 무릎을 꿇을 때도 있다. 음악은 나에게 여러 가지 삶의 면 중에 하나다.

 

정리: 배동미 / 관객에디터

Posted by seoul art cinema Hul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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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ongchamp bags uk 2013.05.02 23: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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