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 로비에서 혼자 조용히 책을 읽으며 상영시간을 기다리시던 한 관객 분께 인터뷰를 부탁했다. 29세의 중학교 선생님 하나리 관객님. 이름만큼이나 맑은 미소로 흔쾌히 인터뷰에 응해주셨다. 그녀에게 시네마테크 서울 아트시네마는 어떤 의미일까?




서울 아트시네마 | DAUM 영화 동호회를 통해서 처음 알고 오기 시작했어요. 고전영화에 특별히 조예가 깊진 않았는데, 동호회를 통해서 많이 배우게 됐죠. 처음 아트시네마를 찾았을 때, 낙원상가 4층 허리우드 극장이 낯설지는 않았어요. 대학교 때 지금 서울 아트시네마 자리에 필름 포럼이 있었잖아요. 그때도 자주 왔었거든요. ‘서울에도 이런 곳이 있구나!’ 하며 좋아했죠. 그렇게 시작된 게 벌써 3년째네요. 매년 달라지는 프로그램과 분위기가 있어요. 요즘은 주말에 표를 구하기 힘들어지는 상황도 많아진 것 같아요.


 


친구들 영화제 | 매번 올 때마다 많이 보지는 못하지만 친구들 영화제도 3년 모두 참석하고 있어요. 이번 6회 친구들 영화제 첫 영화는 이준익 감독님이 추천하신 <몬티 파이튼의 성배>네요. 테리 길리엄 감독을 직접 스크린으로 보고 싶어요. 봉준호 감독님이 추천하신 <붉은 살의>도 무지 보고 싶은데 시간이 될는지 모르겠네요.


 

서울 아트시네마의  매력 | 다른 멀티플렉스영화관들은 너무 상업화 되어있어요. 강박적으로 팝콘과 콜라를 사야할 것만 같죠. 반면, 이 곳은 조용히 영화에 집중할 수 있고 편하게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극장에 오는 길의 느낌과 종로의 분위기도 서울아트시네마를 더욱 더 매력적인 장소로 만드는 것 같아요. 현대적임과 고전적임이 공존하는 종로에선 시간이 쌓인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아요. 낙원상가 아래에 국밥집 거리에서 전해지는 사람 사는 냄새가 좋아서 한두 번 찾아가 보기도 했지요. 젊은 여자가 혼자 와서 먹으니까 주위 분들이 쳐다보시더라고요. (웃음) 가격의 저렴함도 있지만 국밥 드시러 오시는 어르신들에게서 풍겨오는 삶의 경험과 연륜의 향기가 좋더라고요.


 


영화 감상 | 아트시네마는 거의 늘 혼자 와요. 제가 보자고 한 영화를 같이 온 친구가 싫어하는 경우도 많더라고요. 남편은 회사일 때문에 바쁘고 저더러 혼자 다니라고 해요. 아트시네마에서 남편이 유일하게 즐긴 영화는 아마 페데리코 펠리니의 <길>(1954)일거에요. 대부분의 경우, 그냥 편하게 혼자 와서 영화를 감상하고 가요. 극장에서 좋아하는 자리가 있어요. 중간에 있는 복도를 옆에 둔 끝자리들이요. 비행기 탈 때도 복도 쪽 자리를 선호하거든요. 딱 극장 중간에다가 편하잖아요. 여기서 영화를 볼 때 잠에 든 적은 없는 것 같아요. 컨디션이 너무 안 좋아서 꾸벅 꾸벅 졸았던 적이 한번있어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하야시 가이조의 <20세기 소년>(1989)을 볼 때였는데, 몸이 안 좋아서 그랬나 봐요.  

 

시네마테크 전용관 | 좋아요. 적극 찬성이죠. 저는 도서관도 굉장히 좋아하거든요. 우리나라에 시네마테크들도 많이 생기고, 서울에 시네마테크 전용관이 하루 빨리 생기길 바라요.


 


나에게 시네마테크란 오면 편해지고 좋은 영화를 볼 수 있는 휴식처이다 | 스트레스 받을 때 시네마테크 생각이 나요. 와서 편하게 영화 한편 보고나면 스트레스가 풀리죠.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이 휴식처에 앞으로도 계속 올 거예요.

 

 

(인터뷰 진행: 배준영, 시네마테크 관객 에디터)

Posted by seoul art cinema Hul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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