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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전

[시네토크] <우리 손자 베스트> 김수현 감독 “나와 같이 살고 있는, 내 주변의 누군가로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 김수현 감독 시네토크 김수현(감독) 여러분들이 잘 보았는지 모르겠다. 나도 이 영화에서 다룬 소재나 내용에 대해 얼마나 파악을 했는지 확신이 없다. 나뿐 아니라 다른 감독들도 영화를 만들면서 성찰도 하고 성장을 한다. 시간이 지나야 좀 되새김을 하고 이 영화가 내게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정지연(영화평론가) 최근 본 영화 중 가장 원색적인 영화였다. 한국 사회의 전형적인 모습들이 나온다. ‘너나나나베스트’, ‘할아버지별동대’ 들이 나오고 팩트TV의 자료 화면들이 실제로 나온다. 처음에는 ‘우와 이거 뭐지?’란 느낌을 받았는데, 쭉 보다 보니 패기가 느껴졌다. 요즘 한국 영화에서 찾아보기 힘든 직설 화법을 통해 우리 사회.. 더보기
[리뷰] 가능한 세계들의 중첩 - <에브리바디 원츠 썸!!> 가능한 세계들의 중첩- (리처드 링클레이터, 2016) 리처드 링클레이터는 인터뷰에서 이 전작 (2014)의 연속선상에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의 엔딩에서 차를 몰고 떠나던 메이슨은 의 첫 장면 야구부 합숙소로 향하는 제이크와 이어진다. 감독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두 개의 영화를 픽션적 상상력으로 엮는 이 말이 예기하는 것은 서로 다른 세계를 교차시키는 의 특질이다. 영화 속 야구부 단원들은 자신이 프로가 되지 못한다면 어떤 삶을 살게 될지에 대한 불안감을 갖고 있다. 은 삶의 가능한 많은 길을 교차시키며 이에 해답을 제시한다. 고등학교에서 제이크와 같은 야구부였지만 지금은 야구를 그만둔 저스틴을 보는 관객에게 한 가지 생각이 떠오를지 모른다. 어쩌면 제이크도 저스틴처럼 될 수 있었다고. 가혹하게 말하자.. 더보기
[리뷰] 떠나간 것들 사이에서 다가오는 것들 - <다가오는 것들> 떠나간 것들 사이에서 다가오는 것들- (미아 한센-로브, 2016) 고등학교에서 철학을 가르치는 나탈리는 학생들에게 다정다감한 선생님은 아니다. 가족들과 출판사 직원들 앞에서도 그녀는 자신의 의견을 쉽게 굽히지 않는다. 그녀는 시위로 교문을 봉쇄하는 학생들에 대해 “형편없다”고 말하고, 자신의 책 표지를 매력적인 디자인으로 바꾸려는 출판사 직원들에게 “이런 것과 싸워온 건데”라며 화를 낸다. 어느 날 갑자기 남편이 외도를 고백했을 때도 그녀는 “왜 나한테 그걸 말해? 혼자 묻어둘 순 없었어?”고 말한다. 이처럼 그녀에게 변화는 두려운 것이고 일상은 중요한 것이다. 영화 은 제목과 달리 떠나가는 것들을 보여준다. 남편과 어머니가 나탈리를 떠나갔을 때 카메라는 그녀의 모습을 담담하게 담아낸다. 하인츠가 나탈.. 더보기
[리뷰] 질주의 이미지에 맞서는 어떤 작고 사소한 동력 - <벨빌의 세 쌍둥이> 질주의 이미지에 맞서는 어떤 작고 사소한 동력- (실뱅 쇼메, 2003) 과장된 인상의 캐릭터와 배경보다 어떤 분위기가 기억에 남아 있었다. 2003년에 발표된 이 애니메이션에 대한 잔상은 사이클 선수로 성장한 손자 ‘챔피온’이 할머니 ‘수자’와 함께하는 힘겨운 훈련과 무기력한 표정이었다. 이 애니메이션에서 자전거에 대한 열망을 드러내는 챔피온의 어린 시절을 제외하면 사이클만을 위해 훈련하고 먹고 자는 그에게서 감정의 동요를 발견할 수 없었다. 훈련을 마친 뒤 수자 없이는 혼자 제대로 움직일 수도 없는 챔피온을 둘러싼 무력한 분위기가 이 영화 전반을 지배한다고 여겼다. 하지만 거의 13년 만에 다시 본 는 무력한 분위기로 단정할 수 없는 활기가 자리하고 있었다. 짧게나마 그 운율을 고찰하고자 한다. 자전.. 더보기
[리뷰] 탁월한 장점들 - <너는 착한 아이> 탁월한 장점들 - (오미보, 2016) 는 『너는 착한 아이야』라는 제목의 단편 소설집에 수록된 세 편의 단편 소설을 각색해 영화화한 작품이다. 영화는 원작 속 세 인물이 같은 동네에 살고 있다는 설정을 추가한 뒤 그들의 삶을 따라간다. 영화는 별다른 접점이 없는 세 사람의 일상을 교차하며 보여준다. 성별도 다르고, 나이도 다르고, 살아온 역사도 다른 세 사람에게 공통점이 있다면 그것은 그들이 일종의 고립 상태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폭력적인 훈육을 하는 젊은 엄마 미즈키, 아이들과의 소통에 익숙하지 못한 초임 교사 오카노, 치매를 앓고 있는 독거노인 사사키는 각각 딸과 학생들 그리고 타인과 사실상 전혀 소통하지 못하고 살고 있다. 세 사람은 자신을 고립 상태로부터 빠져나올 수 있는 계기가 되는 누.. 더보기
[2016 포르투갈 영화제]<천일야화>의 엔딩 크레딧을 보며 한 생각 (미구엘 고메스, 2015)의 엔딩 크레딧을 보며 한 생각 미구엘 고메스의 를 보았다. 상영 시간이 6시간 21분인 이 영화는 그만큼 많은 이야깃거리를 갖고 있다. 이 글에서는 의 엔딩 크레딧을 보며 했던 생각을 짧게 정리하고 싶다.영화를 감상할 때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조건 중 하나는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한 장면도 빠뜨리지 않고 전부 보는 것이다. 어떤 영화를 ‘봤다’고 자신있게 말하기 위해서는 영화의 제목이 등장하는 오프닝부터 엔딩 크레딧까지 한 번에 다 보아야 한다. 조는 것은 당연히 허용되지 않는다. 극장에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앞 장면을 놓쳤다가 다음 날 놓친 장면만 따로 보아도 영화를 제대로 감상했다고 할 수 없다. 한 편의 작품이 갖고 있는 고유한 상영 시간을 자신의 몸으로 직접 경험하.. 더보기
“나는 욕심이 많아 지금까지 해보지 못한 새로운 역을 연기 해보고 싶다” - 나카다이 다쓰야 배우와 이준익 감독 대담 “나는 욕심이 많아 지금까지 해보지 못한 새로운 역을 연기 해보고 싶다”- 나카다이 다쓰야 배우와 이준익 감독 대담 “고바야시 마사키 탄생 100주년 특별전”을 맞아 나카다이 다쓰야 배우가 서울아트시네마를 직접 찾아 관객들과 대화의 시간을 나누었다. 각 영화에 대한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은 물론, 150편이 넘는 작품에 출연한 대배우의 연기론과 영화론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값진 시간이었다. 이 지면에는 9월 4일 상영 후 진행한 이준익 감독과의 대담 내용을 일부 옮긴다. (이준익 감독, 나카다이 다쓰야 배우) 김홍준(영화감독) 오늘은 나카다이 다쓰야 선생님과 이준익 감독이 이야기를 나누는 귀한 시간을 마련했다. 두 분의 소감을 여쭤보면서 이야기를 시작하려 한다. 나카다이 다쓰야(배우) 나도 아주 오.. 더보기
교환은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 - 김수현 감독의 <우리 손자 베스트> [최근 한국 영화의 풍경] 교환은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 김수현 감독의 김수현 감독의 신작 를 보았다. 이 영화의 주인공인 교환은 하드코어 ‘일베’ 유저다(영화 속에서는 ‘일간베스트’ 대신 ‘너나나나 베스트’를 줄인 ‘너나베스트’로 등장한다). 교환은 단순히 게시글을 읽거나 댓글만 다는 정도가 아니라 ‘베스트’에 오르기 위해 직접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진행하는 사람이다. 그는 세월호 유가족 단식 농성장 앞에서 폭식 시위를 벌이며, 노동자들의 집회 영상(고 백남기 씨가 쓰러졌던 바로 그 현장의 영상이다)을 우스꽝스럽게 편집해 낄낄거린다. 또한 여동생의 속옷 노출 사진을 찍어 게시판에 올리고, 자신에게 약점이 잡힌 여성에게 사건을 무마해주는 대가로 섹스를 제안한다. 교환의 나쁜 행동은 멈추지 않는다. 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