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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전/탄생 100주년 : 조르조 바사니와 영화

외로운 사람들 - 줄리아노 몬탈도의 <금테 안경>(1987) 외로운 사람들- 줄리아노 몬탈도의 (1987) 1938년, 이탈리아 북쪽에 자리한 도시 페라라. 옛날부터 유태인들이 많이 모여 살았던 이 도시의 분위기는 지금 흉흉하다. 무솔리니의 파시스트 정권이 유태인을 박해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유태인 교수들은 대학에서 쫓겨나고, 그 교수를 옹호하는 학생들 역시 별종 취급을 당한다. 그리고 이 도시에서 오랫동안 살아 온 파디가티 박사도 세상이 나빠지고 있다는 걸 느끼고 있다. “이탈리아는 독일과 다르다”며 걱정을 숨기는 사람도 있고 박사도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듯 행동하지만 실제로는 자신이 사회로부터 서서히 고립되고 있음을 알고 있다.그런데 파디가티 박사가 처한 문제가 또 하나 있다. 바로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이다. 지금까지는 어떻게든 그 사실을 숨.. 더보기
‘부와 셀레브리티’라는 신기루 -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의 <정복된 사람들>(1953) ‘부와 셀레브리티’라는 신기루-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의 (1953) 은 실제 사건에서 시작한다. 영화의 도입부, 마치 서곡처럼 제시되는 사회면 기사들이 이 영화의 출발점이다. 엔 파리, 로마, 런던에서 벌어졌던 세 개의 사건이 연결돼 있다. 사건의 공통점은 전후 신세대의 ‘이해되지 않는’ 살인 행위다. 그 행위들은 당대에도 충격이었고, 지금도 여전히 반향을 불러올 정도로 계시적이다. 영화가 발표될 때, 사건의 관련자들이 생존해 있는 까닭에, 또 내용의 ‘불온성’ 때문에 영화는 심각하게 훼손됐는데, 최근에야 겨우 복원돼 원래의 모습을 대부분 되찾았다.파리 에피소드는 10대 고교생들이 주인공이다. 다들 중산층 자식들이다. 그런데 이들은 열심히 일하는 부모들과 달리, 조그만 가게 안에서 평생을 보내고 싶어 하.. 더보기
조르조 바사니와 이탈리아 영화 - 예술가 또는 기록자로서의 헌정 조르조 바사니와 이탈리아 영화- 예술가 또는 기록자로서의 헌정 조르조 바사니 시인이자 소설가, 시나리오 작가인 조르조 바사니Giorgio Bassani는 네오리얼리즘 영화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는 당시 이탈리아 문학과 네오리얼리즘 영화의 특성과도 무관하지 않다. 바사니뿐만 아니라 모라비아 등 네오리얼리즘 작가들의 여러 작품이 영화의 소재나 원전이 되기도 했고, 작가들이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들은 파시즘이라는 공통된 소재로 역사와 사회적 상황을 이념적으로 접근하였다. 외부 영향으로 달라지는 인간, 즉 개인의 현실이 달라지는 현상에 주목하였다. 나아가 그들의 공통 관심사는 인간 내면에 내재된 이중성, 남부 문제, 성별과 계층 간 갈등까지 확대되었다.이처럼 문학에서 시작된 네오리얼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