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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전/동시대 영화 특별전 - 영화의 시간

[동시대 영화 특별전 상영작 리뷰] 삶을 대하는 영화의 방식 - <그런날 사이에 어떤날> [동시대 영화 특별전 상영작 리뷰] 삶을 대하는 영화의 방식- 매튜 포터필드의 극장 스크린과 미술관의 갤러리를 오가며 활동 중인 매튜 포터필드 감독의 2013년 작품 은 가출, 별거, 실연, 원치 않은 임신 등의 소재를 재료 삼아 만든 영화이다. 주인공인 십대 소녀 타린은 영국의 집에서 가출한 뒤 프랑스에서 만난 남자 친구와 원치 않는 임신을 한다. 하지만 남자 친구는 무책임한 모습을 보이고, 결국 타린은 충동적으로 미국의 이모네 집으로 떠난다. 그런데 마침 이모는 이모부와 별거 중이었고, 이런 애매한 상황 속에서 타린은 하루하루 시간을 보낸다. 그녀는 사촌인 애비와 함께 놀거나 싸우고, 이모와 이모부의 집을 번갈아 방문한다. 또한 새로운 남자 친구를 잠깐 사귀었다가 다시 헤어지기도 한다. 누구 하나 죽.. 더보기
[동시대 영화 특별전 리뷰] <크림슨 피크>가 성취한 야심 [동시대 영화 특별전 상영작 리뷰] 가 성취한 야심- 길예르모 델 토로의 영화의 표제로 등장한 ‘크림슨 피크’는 영화의 중반이 되어서야 처음 모습을 드러내는 저택의 이름이다. 이 저택은 웅장하고 압도적인 이미지로 관객의 눈을 끈다. 과거의 영광을 뒤로하고 거의 ‘폐가’라 불러도 좋을 만큼 방치된 채 계속해서 무너져 내리며 불길한 기운을 뿜어낸다. 오프닝에 귀신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영화의 앞부분은 주인공인 이디스가 어딘가 수상쩍고 불길한 기운을 가진 남자 토마스를 만나 피워내는 로맨스였다.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으로서 크림슨 피크가 화면에 등장한 이후, 영화의 후반부는 말하자면 일종의 ‘모험담’에 가깝다. 구석구석마다 비밀의 사연과 미스테리, 광기를 품고 있는 저택 안에서 이디스는 연달아 이상하고 공포스러.. 더보기
[동시대 영화 특별전 상영작 리뷰] 암울한 결말, 강렬한 비극성 <온 더 잡> [동시대 영화 특별전 상영작 리뷰] 암울한 결말, 강렬한 비극성- 에릭 마티의 장르는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낼 때 탄탄한 세계관을 제공해주지만 이를 잘못 사용하면 지루한 패턴을 반복하는 폐쇄적인 세계를 만드는 데 그칠 수도 있다. 필리핀의 에릭 마티 감독이 연출한 (2013)은 누아르 장르의 공식을 충실히 따르는 영화다. 폭력에 익숙한 남성 주인공들은 폭력의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비극적인 결말로 향하고, 세상은 이들에게 안식의 시간을 허락하지 않는다. 이들은 자신을 얽맨 질서에 어떻게든 저항하려 하지만 결국 운명이라 불러도 좋을 더 큰 세상의 질서에 무참히 휩쓸려나간다. 이때 발생하는 비극적인 정서는 강렬하지만 익숙한 것이기도 하다. 장르의 흐름 안에서 주인공 탕과 다니엘이 어떤 사건을 어떤 방법..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