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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전/100편의 시네마오디세이2-친밀한 삶

[Review] 조셉 로지, 국외자의 시선으로 영화를 만들다 조셉 로지의 파란만장한 개인사와 미국 위스콘신 출신이지만 이탈리아와 영국과 프랑스를 전전하며 연출활동을 했던 국외자적 영화세계에 대해 이 짧은 지면에 모두 소개하는 건 불가능하다. 다만 '시네마 오디세이 part2: 친밀한 삶'에서 그의 영국 시절 마스터피스로 손꼽히는 (1963)과 (1967)가 상영되는 만큼 이 두 편의 작품을 중심으로 조셉 로지를 소개해볼까 한다. 1960년대의 영국영화계는 '찻잔 속의 폭풍'이라 할 만큼 새로운 영화적 시도가 봇물처럼 터져 나온 시기로 기억된다. 누벨바그나 아메리칸 뉴 시네마처럼 세계영화사에 굵직한 획을 그은 정도는 아니지만 매카시 광풍이 창작의 자유를 위축시켰던 당시의 할리우드와 달리 소재에 대한 제약이 없었고, 영어사용권이었기에 제대로 된 환경에서 영화를 만들기.. 더보기
[Essay] 영화의 사원 몬테 헬만은 뉴아메리칸 시네마의 저주받은 작가였다. 프리웨이를 질주하는 자동차와 방황하는 젊은이를 그린 (1971)은 (1969)의 계보를 잇는 70년대 로드무비의 숨겨진 걸작이지만, 흥행부진 때문에 몬테 헬만은 할리우드 영화사로부터 방출되는 불운을 겪어야만 했다. 은 젊은이들이 자유롭게 무엇이든 실패할 수 있는 권리가 있음을 보여주지만 역설적으로 작가는 그럴 권리를 누릴 수 없었다. 그가 ‘지옥에 떨어진 남자 Hell-Man’라 불리는 것은 뼈아픈 일이다. 영화의 역사에서 이런 일은 비일비재하다. 작가주의를 주창한 ‘카메라-만년필론’으로 유명한 알렉상드르 아스트뤽은 비평에서 시작해 영화감독이 된 첫 번째 비평가로 누벨바그(특히 고다르)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 이 시기 드물게 이스트먼 컬러로 촬영한 (1.. 더보기
[Review] 거짓말 하는 남자와 가면을 쓴 여자들 - 알랭 로브그리예의 <거짓말 하는 남자> 알랭 로브그리예는『질투』를 포함한 몇 권의 책을 통해 국내에서는 소설가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그는 작가로서 많은 소설과 시나리오를 썼지만, 한편으로는 10편의 영화를 직접 만든 영화감독이기도 하다. 1968년작인 더보기
[Review] 세상에 대한 절망적인 시선 - 브레송의 <당나귀 발타자르> 이 극도의 미니멀리즘 형식을 표현했다면, 이후 발표한 (1966)는 브레송의 영화중에서 비교적 복잡한 내러티브 구조를 가진다. 이 영화에서 당나귀는 일곱 차례에 걸쳐 잔혹한 주인에게서 또 다른 주인의 손으로 넘겨지며 온갖 고난과 악을 경험한다. 동시에 당나귀의 유일한 친구로 묘사되는 소녀 마리 역시 많은 남성들의 손을 거치며 육체적 고난과 모욕을 겪는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 『백치』에서 영감을 받은 이 영화는 당나귀와 마리라는 소녀의 이야기를 병치시키며 진행된다. 는 브레송의 필모그래피에서 중간 지점에 위치하는 동시에 그의 영화적 세계관이 변화하는 기점에 놓인 작품이다. 이전까지 브레송의 영화는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기독교적 격언에 부합하는 은총이 존재하던 세계였다. 물론 이 시기의 세.. 더보기
[특별 프로그램] 100편의 시네마 오디세이 Part2: 친밀한 삶 (3.27-4.22) 개관 10주년을 맞아 서울아트시네마가 선보이는 ‘100편의 시네마 오디세이’는 영화라는 세계로 관객들과 여행을 떠나는 기획입니다. 첫 번째 여행이 유토피아를 향한 모험이었다면, 3월 27일부터 시작하는 두 번째 여행은 ‘친밀한 삶’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습니다. 영화는 우리가 모르는 가족, 커플, 개인들의 내적인 삶에 근접하게 하고 그들의 말과 행동, 심지어 몸에 친밀감을 갖게 하는 특별한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영화관 또한 여전히 사람들이 서로 만나고 헤어짐을 반복하는 친밀한 장소로 남아 있습니다. 이번 특별전에서 소개하는 작품들은 그런 다양한 삶의 모습을 보여주는 영화들입니다. 영화는 무엇보다 인물의 내밀한 삶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합니다. 모파상의 소설을 영화화한 알렉상드르 아스트뤽의 이나 전후 일본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