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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전/100편의 시네마오디세이2-친밀한 삶

[Cinetalk] 뉴아메리칸시네마의 숨겨진 걸작, <자유의 이차선> 지난 4월 7일, 몬테 헬만의 상영 후, 이용철 영화평론가의 시네토크가 이어졌다. 이 당시 뉴아메리칸시네마와 공명하는 지점들을 통해 몬테 헬만이라는 낯선 이름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던 이 날의 강연을 옮긴다. 이용철(영화평론가): 몬테 헬만은 1932년 뉴욕에서 태어났고, 어릴 때 캘리포니아로 이사를 가서 그곳에서 성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가 처음 시작했던 것은 연극이었고, 틈틈이 TV나 영화의 편집 등을 하면서 돈을 벌었다. 그가 영화를 시작한 것은 로저 코만의 역할이 컸다. 당시 로저 코만과 젊은 감독들의 만남은 당연한 일이었던 것 같다. 이전 세대의 감독들과 다르게, 학교에서 영화를 배운 이 젊은이들은 학교를 나와서 정작 영화를 만들 방법이 없었다. 그 때 코만은 아주 적절한, 구세주.. 더보기
[영화제] 낯설지만 친밀한 우리 삶의 모습들 100편의 시네마 오디세이 Part2: 친밀한 삶, 4월22일까지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서울아트시네마가 개관 10주년을 맞아 영화사의 걸작 100편을 선정하여 상영하는 ‘100편의 시네마 오디세이’를 선보인다. 1월과 2월에 part1에서 ‘유토피아로의 여행’이라는 부제로 총 8편이 상영되었으며 3월27일부터 4월22일까지 ‘친밀한 삶’이라는 부제로 part2가 개최된다. 편수도 총 19편으로 늘었으며 그만큼 다양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먼저 눈에 띄는 작품은 알렉상드르 아스트뤽의 이다. ‘카메라 만년필설’을 주창해 작가주의 이론의 토대를 만들었던 아스트뤽의 작품을 볼 수 있는 드문 기회다. 모파상의 소설을 원작으로 만든 영화로 국내에선 처음 상영된다. 아스트뤽의 작품 이외에도 자크 베케르와 로베르 브레.. 더보기
[Review] USA 네오리얼리즘, 찰스 버넷 <양 도살자> 이탈리아 네오리얼리즘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해보자. 전쟁이 끝난 직후 이탈리아는 말 그대로 폐허였다. 건물이 무너졌고, 사람들은 죽었고, 일자리는 없었다. 간단히 말해 희망을 찾기 힘든 시기였다. 하지만 영화감독들은 카메라를 잡고 거리로 나가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카메라에 담았다. 그렇게 가난한 사람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해 그들의 보통 이야기를 담담하게 들려주었다. 굳이 뭘 어떻게 하자고 대놓고 주장하지 않아도 그걸로 충분했다. 그렇게 해서 우리는 , , 같은 걸작들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약 삼십년이 지나 미국의 찰스 버넷은 카메라를 들고 LA의 흑인 동네로 가서 그의 첫 번째 장편 영화인 를 만들었다. 물론 전후 이탈리아와 1970년대의 미국 흑인 사회를 같은 선상에서 비교하는 건 무리일지도 모른다... 더보기
[Cinetalk] 더 이상 사랑에 대해 얘기하지 않는 시대에 마지막으로 사랑을 이야기하다 - 필립 가렐에 대한 김성욱 프로그램디렉터 강연 지상중계 지난 3월 29일, 필립 가렐의 (1991) 상영 후 김성욱 프로그램 디렉터의 시네토크가 열렸다. 외에도 필립 가렐의 다른 영화들에 대한 설명, 그리고 가렐과 고다르와의 관련성 등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현장의 일부를 전한다. 김성욱(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램디렉터, 영화평론가): 필립 가렐은 1948년생이고, 프랑스에서 포스트 누벨바그 세대의 감독으로 알려져 있다. 장 으슈타슈, 필립 가렐 등이 이 세대에 해당한다. 가렐은 60년대 중후반부터 영화를 만들기 시작했다. 지난해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에서 가렐의 (1972)를 사영했는데, 랑글루아가 이 영화를 굉장히 좋아했었다고 전해진다. 가렐은 랑글루아의 총애를 받았던 시네마테크의 .. 더보기
[Review] 인물을 향한 무한한 애정,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클로즈업> 압바스 키아로스타미는 두 개의 얼굴을 가진 작가이다. 와 같은 영화에서 그는 자신이 만든 영화 속 세계에 대해 어떤 의심도 갖지 않는다. 영화 속의 세계는 조화로우며 카메라는 특유의 롱 숏-롱테이크로 안정적인 미장센을 만들어내며, 그 안의 인물들은 자신만의 소우주를 만들어낸다. 한 편 을 만드는 키아로스타미가 있다. 이때 그는 영화의 형식을 끝까지 밀어붙여 영화에 대한 존재론적 질문을 던진다. 자칫하면 그저 개념만이 가득한 영화로 빠질 위험도 있지만 그는 어떤 순간을 만들어내기 위해 한 발자국도 물러서지 않는다. 차에 달린 카메라는 단순하기 그지없는 미장센으로 차에 앉은 사람들의 대화를 열 개의 컷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그리고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최고작 중 하나인 은 기묘한 방식으로 이 둘 사이에 자리.. 더보기
[Review] 민속박물관으로서의 영화, 세르게이 파라자노프 <수람 요새의 전설> 은 파라자노프의 필모그래피에서 특별한 위치를 점하는 작품이다. 형식 실험이 정점에 달한 (1968) 이후, 파라자노프가 다시 영화를 만들기까지는 10년의 시간이 필요했다. 그 세월동안 파라자노프는 억울한 누명을 덮어쓰고 소비에트 당국에 의해 투옥되는 고초를 겪었다. 1978년 수용소에서 풀려난 파라자노프는 1984년부터 제작에 착수했다. 영화를 향한 파라자노프의 의지는 10년이라는 세월의 간극을 뛰어넘는 과 의 형식적 유사성에서 짐작할 수 있다. 에서 파라자노프는 아르메니아 지방 시인의 내면을 영화로 옮기면서 사각형의 프레임을 흰 캔버스 삼아 그림을 그리듯 을 만들었다. 이러한 회화적, 또는 연극적인 연출은 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평면적으로 구성된 미장센, 프레임 밖으로 벗어나지 않는 사물들, 관.. 더보기
[Review] 금지된 아름다움, 세르게이 파라자노프 <잊혀진 조상들의 그림자> 세르게이 파라자노프는 우크라이나의 카르파티아 지방의 민담을 각색하여 를 만들었다. 영화의 두 주인공, 이반과 마리치카는 서로를 사랑하는 연인이다. 하지만 둘의 집안은 서로를 원수처럼 여긴다. 이반이 마을을 잠시 떠난 와중에 마리치카는 강물에 빠져 익사하고, 이반은 슬퍼하다가 다른 여인과 결혼한다. 그러나 얼마 못가 이반의 결혼생활은 아내의 부정으로 파탄이 나고, 그는 결국 죽어버린다. 단순한 이야기 같지만 는 이 단순함이 쉬이 들어오지 않는 영화다. 스토리의 인과관계는 에피소드 사이사이에 삽입된 자막들이나 영화 속 주변인들이 입으로 전하는 이야기(민담)를 들음으로써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에 의존하지 않고 영상만 본다면 이야기의 미로에 빠지기 쉽다. 에서 내러티브 대신에 눈여겨보아야 할 것은 카.. 더보기
[Review] 몬테 헬만, 우리가 잊어버린 그 이름 샘 페킨파는 1972년에 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후진 영화에 열광하던 평론가들이 좋은 영화를 놓칠 때면 화가 난다. 피터 보그다노비치의 에 환호하고 몬테 헬만의 을 무시한 게 그런 경우다”라고 말했다. 마치 헬만이 견뎌야 할 부당한 평가를 예언한 듯하다. 헬만은 1932년에 태어나 스탠포드 대학교와 UCLA에서 연극과 영화를 배웠다. 연극무대에서 활동하는 사이에 간간이 TV영화의 편집을 맡으며 1950년대를 보낸 그는 로저 코먼의 도움으로 감독의 길에 들어섰다. 갱스터, 괴수영화, SF가 뒤섞인 로 데뷔한 헬만은 그러나, 코먼을 거친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나 마틴 스콜세지처럼 아메리칸 뉴시네마의 주무대로 오르지 못했다. 주요 영화제들이 미국의 새로운 작가를 모시느라 법석을 떨던 1970년대에도 그의 영화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