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관객 후원 릴레이

[시네마테크 지키기 53회] 꿈을 공유하는 우리들의 공간, 우리가 지켜낼 것 1995년도 사당동, 문화학교 서울이었을때부터의 기억. 내가 처음 시네마테크를 접했던 그 허름한 건물이 기억난다. 무슨 야학 강의실 같은 곳에서 음울한 매혹의 영화, 토드 헤인즈의 을 처음으로 감상했던 기억이난다. 나의 영화에의 꿈이 시작 되었던 그 곳의 기억. 어른이 되고 막연하게 꿈꾸던 영화의 꿈을 접은 듯 만 듯 미적미적 살던 어느 날 나에게 사 막의 우물같이 다시금 어린시절의 열정을 돋아나게 해주는 곳이 있었다. 바로 서울아트시네마였다. 본격적인 영화인으로의 길을 걷기 시작했던 5년 전부터 나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 가 되었던 아트시네마. 그러나 그 곳이 어떤 정체불명의 악당들의 사기에 농락 당 할 위기 에 처해 있다고 한다. 영진위! 정체불명의 당신들에게는 아트시네마를 공모 할 권한이 없다.그.. 더보기
[시네마테크 지키기 52회] 서울아트시네마서 영화를 계속 보고프다! 아트시네마에 가면 나는 되도록 앞 자리에 앉는다. 표를 끊고서는 자리에 앉아 다가올 무언가를 기대한다. 드디어 불이 꺼지고, 이어 익숙한 화면들이 지나가고 나면, 영사기에서 어둠을 뚫고 한 줄기 빛이 스크린에 퍼진다. 퍼져라~ 빛아~ 내 눈앞에 스크린이 꽉 차게 다가온다. 이미지가 명멸하며 시간이 지나가고 그 움직임들은 감정들을 실어 넘실 거리며 스크린을 벗어나 나를 걷어 올려 다른 세계로 이끈다. 스크린 속 인물들은 나를 대신해 움직이며, 내가 꾸는 꿈은 그들이 꾸는 꿈이고, 그들의 모습은 나의 모습이다. 나는 기뻐하고, 슬퍼하고, 화내고, 즐거워하며, 이리저리 움직이고, 작아지고, 커지며, 도시의 시궁창에서부터 지구를 벗어나 우주를 유람하고, 시간을 뛰어 넘고, 가로 지르고, 거슬러 올라간다. 세계를.. 더보기
[시네마테크 지키기 51회] 백만 스물세 가지 연애공식을 실험해보고파! 어린 시절부터 그림을 업으로 삼게 되었다는 이유 하나로 나는 밥 먹듯 인사동을 드나들었으며 눈이 번쩍이는 연애라도 하듯 서울아트시네마를 만났다. 그 이후 서울아트시네마는 내게 종로로 자연스런 발걸음을 옮기는 단 한 가지 이유가 되었으며 서울아트시네마가 있는 종로는 내게 가장 중요한 공간이 되었다. 생각해보면 나는 사랑을 바쳐마지않던 곳인 서울아트시네마를 철저하게 이용한 ‘불량관객’이 아니었나 싶다. 덕담을 듣기 위해 슬럼프를 극복하기 위해 극장으로 향한 나는, 극장이 묵묵히 건네주는 모든 축사와 위로를 고스란히 안고 집에 돌아가곤 했다. 그렇기 때문에-너무나도 이기적이지만-나에게는 서울아트시네마가 절실하게 필요하다. 아직도 서울아트시네마와 실험해보고 싶은 백만 스물세 가지의 연애공식이 산더미처럼 쌓여있기.. 더보기
[시네마테크 지키기 50회] 아트시네마는 내 삶을 바꿔 놓은 곳 그저 취미활동 중 하나로 생각했던 영화가 나의 삶을 바꿔놓게 된 계기는 서울아트시네마와 고전영화와의 만남이었다. 그곳에서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장 뤽 고다르, 장 르누아르, 존 포드 등의 영화를 만나면서, 내 심연 깊숙한 곳에서 어떤 변화가 생겨났다. 나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서울아트시네마에서 보낸 지난 5년여의 시간에 배운 것들이, 그 전까지 살아오면서 배운 것들보다 훨씬 컸다는 것. 그리고 가장 행복한 순간들이었다는 것을. 시네마테크에서 영화를 보는 것은 단순히 영화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 공간에서 사람들과의 교감을 이뤄내는 행위다. 나는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수많은 영화와 영화친구들을 만났다. 지금 내가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다면, 대부분의 공로는 서울아트시네마에게 돌아갈 것이다. 진심으로.. 더보기
[시네마테크 지키기 49회] 보다 안정적인 집에서 우뚝 서길! 오랜만에 메신저로 친구가 말을 건다. 오늘 술이나 한잔 하자고. 헌데 난 머뭇거린다. 영화를 봐야하기에. 그가 묻는다. 그놈의 영화가 밥 먹여 주냐고. 한 치의 머뭇거림 없이 난 대답한다. ‘응, 나에겐 영화가 양식이야’라고. 그렇다. 어느 날인가부터 나의 모든 스케줄은 시네마테크의 프로그램에 따라 좌지우지 되었다. 그 좋아하던 옛 친구도 마다한 채 보고픈 영화를 하나라도 놓칠세라, ‘이번이 아니면 언제 또 내가 그 영화를 만나리’라는 생각에 난 서울아트시네마에 간다. 지금 현재의 내가 어떻게 태어나기도 전인 40년 전 심지어 100년 전의 세상을 경험할 수 있는가? 근데 시네마테크는 그걸 가능케 한다. 영화는 세상을 비추는 창이고 때론 냉혹한 현실을, 혹은 무한한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는 환타지를 .. 더보기
[시네마테크 지키기 48회] 아트시네마는 영화를 사랑하는 이의 숨통 나는 서울아트시네마의 하늘을 좋아한다. 낡은 건물 옥상의 극장에서 영화를 보고 나오면 몰아쉰 호흡처럼 자연스레 하늘을 맞닥트린다. 화려한 쇼윈도와 조명에 둘러싸인 멀티플렉스와 비교할 때 서울아트시네마의 하늘은 얼마나 안전하고 희귀한가. 좋은 영화는 일종의 충격을 안겨주는데 극장의 하늘은 현실 사이 그것을 완화시켜주는 통로이자 생각을 지속시켜주는 여백이었다. 일시에 단절되는 어둠과 빛의 현혹을 몇 시간이고 인내한 후 처음 대하는 하늘은 늘 다른 색이었다. 영화를 단지 상품이나 사리사욕의 핑계로 여기는 사람들은 결코 극장의 하늘을 공감할 수 없을 것이다. 그것은 단순한 장소의 앞마당이 아니다. 영화를 사랑하는 우리의 숨통이자 향수어린 이상향이며 꿈이다. 감히 어떻게 이것을 뺏을 생각을 하는지 참말 모르겠다... 더보기
[시네마테크 지키기 47회] 내 머릿속 필름아카이브를 실현시켜주는 곳 영화를 좋아한다고 말하지만 나는 막연히 영화를 좋아한다. 영화잡지를 뒤적거리다가 "아, 이 영화보고싶다. 한번 봐야지." 중얼거리고 그렇게 시간을 흘려보내는 이다. 하지만 용케도 머릿 속에 '영화제목을' 잘 저장을 해두니 기특하다. 머릿 속에 저장해두었던 영화제목 중 하나가 '커피와 담배'였다. 마냥 그 영화가 보고싶었다.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는 '경로'외에 여타의 경로를 통해 영화를 보는 것이 서툰 나에게 그 영화를 만날 수 있는 기회는 좀처럼오지 않았다. 하지만 어느날 문득 서울아트시네마는 내 머릿속 필름아카이브를 실현가능케하였다. 극장에서 '커피와 담배'를 보고, 종로거리를 걸으며 나는 쓰디쓴 커피를 마구 들이키며, 흡연욕구에 숨을 거칠게 내쉬었더랬지. 여전히도 머릿속 필름아카이브를 현실로 만들어 .. 더보기
[시네마테크 지키기 46회] 국보급 영화관 시네마테크 숭례문 화재같은 전철을 밟지 않길 국보급 영화관 시네마테크, 숭례문 화재처럼 되풀이 말자! 갑자기 재작년 이맘때 온 국민의 가슴에 불을 질렀던 숭례문 화재사건이 떠오른다. 어이없는 한 사심에 의해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이 한 순간 소실되어버리고 만 것을 모두 기억할 것이다. 그 복구에는 어마어마한 노력이 필요할뿐더러, 무엇보다도 상처받은 아쉬운 마음을 달랠 길이 없다. 무심히 지나치는 듯 보이지만, 그 속은 사람들의 신뢰와 사랑으로 꽉꽉 채워져 있는 공간이 있다. 시네마테크는 끊임없이 열렬한 사랑을 받아온 ‘국보급 영화관’이다. 숭례문의 주인이 국민이듯, 시네마테크는 그 누구도 손댈 수 없는 영화와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우리 모두의 공간이다. 아끼고 더욱 가꾸어나가지는 못할망정, 또 다시 오랜 시간 영혼이 깃든, 살아 있는 그곳을 잃어버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