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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시네바캉스 서울

[2016 시네바캉스 서울] 주물의 매혹 - 존 카펜터의 <크리스틴> 주물의 매혹- 존 카펜터의 영화의 도입부, 카메라는 배기음 소리와 함께 디트로이트의 자동차 공장으로 안내한다. 각종 자동차들이 전시되어 있는 공장의 한가운데에 자리한 크리스틴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랫말로 자신의 첫 대사를 들려준다. “어떻게 될지 얘기해 줄게. 나한테 곧 반하게 될 거야.” 스티븐 킹의 소설을 원작으로 삼고 있는 은 사람을 유혹하는 자동차 ‘크리스틴’에 관한 영화이다. 소심한 고등학생이었던 어니는 크리스틴을 만나 그(녀)의 육체에 사로잡힌다. 크리스틴에 대한 사랑은 어니에게 강력한 남성성을 부여해 주지만 동시에 서서히 그를 비정상적인 망상과 편집증으로 몰고 가면서 기어이 스스로를 파국으로 향하게 만든다.이 유치하고 황당한 이야기의 얼개와 개연성을 정색하고 따져 물을 필요는 없다. ‘자.. 더보기
[2016 시네바캉스 서울] 현대 미국의 공포를 내다보다 - 존 카펜터의 <안개>와 <뉴욕 탈출> 현대 미국의 공포를 내다보다- 존 카펜터의 와 지금 1980년대의 존 카펜터 영화를 본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존 카펜터는 1980년대에 주옥같은 영화들을 만들며 스티븐 스필버그, 조지 루카스와 같은 지위를 누린 감독이었다. 이 지면에서는 당시 대표작 중 (1980)와 (1981)을 살펴볼까 한다. 두 작품은 각각 36년과 37년 전에 발표된 작품이지만, 담고 있는 메시지는 현재에도 유효하다는 점에서 그 진가를 확인할 수 있다. - 미국인에게 재현된 피의 역사시계가 자정을 알리자 작은 항구 마을은 순식간에 안개에 휩싸인다. 오늘따라 안개가 심한 걸, 사람들이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도 잠시. 안개가 휩쓸고 간 자리에는 파괴와 살인의 흔적으로 얼룩진다. 그 시각 교회에 홀로 남은 말론 신부에게 이상한 일이.. 더보기
[2016 시네바캉스 서울] 현재의 순간을 붙잡은 영화 - 자크 베케르의 <7월의 랑데뷰> 현재의 순간을 붙잡은 영화- 자크 베케르의 많은 사람들에게 자크 베케르는 장 르누아르의 전성기를 함께했던 조감독으로 기억되고 있다. 그로 인해 베케르에 대한 선입견이 그의 영화에 대한 탐색보다 먼저 생겨난 것일지 모른다. 예를 들어 그가 영화의 친구이자 아버지라고 여겼던 르누아르에게서 배운 것들과 유사한 영화적 세계를 만들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하지만 그가 남긴 열세 편의 영화는 프랑스 영화사에서 가장 독창적인 영화적 표현을 구현했음을 증명하고 있다. 그의 영화들은 섬세하고 밀도 높은 감정으로 채워지고 정밀한 관찰력에서 비롯된 삶의 순간들을 날카롭게 포착한다. 서사의 구조를 유지하되 일상의 디테일한 제스처와 사건들로 채워진 그의 영화는 매번 다음 숏을 짐작조차 할 수 없는 곳으로 건너뛴다. 베케르는 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