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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시네바캉스 서울

[지상중계 - 작가를 만나다]“관객의 한 사람으로서, 나는 두 사람이 첫눈에 반했다고 생각한다” -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확장판) [지상중계 - 작가를 만나다] “관객의 한 사람으로서, 나는 두 사람이 첫눈에 반했다고 생각한다”- 박찬욱 감독의 (확장판) 이경미(감독) 확장판은 나도 오늘 처음 봤다. 역시 개봉판과 많이 다르게 느껴졌다. 특히 1부에서 숙희의 나레이션이 없어져서 처음부터 숙희와 히데코의 관계에 더 집중하게 되더라. 그래서 두 사람의 첫 베드신도 개봉판의 귀여운 느낌보다 더 뜨겁게 느껴졌다.박찬욱 감독의 영화를 볼 때마다 놀라는 건 여배우들이 자신의 최고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내가 전에 박찬욱 감독의 현장에서 스크립터를 해봐서 아는데, 다른 감독들에 비해 연기 디렉션을 그렇게 구체적으로 주는 편은 아니다. 김태리 배우가 느끼기에 박찬욱 감독의 연기 연출은 어땠나. 박찬욱(감독) 다른 감독이랑 해봤어야 비교를 할.. 더보기
[지상중계 - 작가를 만나다] “내 영화의 어른들은 다들 어른 같지 않다” - 조성희 감독의 <탐정 홍길동> [지상중계 - 작가를 만나다] “내 영화의 어른들은 다들 어른 같지 않다”- 조성희 감독의 주성철(『씨네21』 편집장) 을 처음 봤을 때 조성희 감독이 모든 전형성으로부터 탈주하려고 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전작인 , , 등을 보며 우리가 예상할 수 있는 지점들을 이 작품에서 악착같이 돌파하려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 맥락에서 을 시작할 때의 마음가짐이 어땠는지 궁금하다. 조성희(감독) 이 작품을 시작할 때는 전형적이지 않은, 특이한 영화를 만들어야겠다는 야심은 없었다. 그냥 흥행이 잘 되는 영화를 만들려고 했는데 잘 안됐다(웃음). 신기한 캐릭터, 내가 본 재밌는 드라마나 만화책들을 흉내 내고 싶었다. 주성철 동료들과 조성희 감독 영화의 매력은 무엇인지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예전 작품들은 SF 같기도.. 더보기
[지상중계 - 작가를 만나다] “딸의 진실을 찾는 과정이 곧 자기를 또 알아가는 과정” - 이경미 감독의 <비밀은 없다> [지상중계 - 작가를 만나다] “딸의 진실을 찾는 과정이 곧 자기를 또 알아가는 과정”- 이경미 감독의 손희정(문화평론가) 오늘은 주로 페미니즘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진행해 보려 한다. 를 보고 이 영화는 시대가 요청하는 작품이라는 생각도 했다. 이경미(감독) 페미니즘과 관련한 맥락에서 호응을 얻을 거라곤 예상하지 못했다. 나는, 물론 의도한 것도 있기는 하지만, 무의식적으로 움직이는 부분이 많다. 어른 여자가 어린 여자와 화해를 하고 다시 만난다는 내용은 영화를 처음 구상할 때부터 계속 변함이 없었다. 그런데 영화를 만들 때 이런 점을 전부 하나하나 분석하면서 만들지는 않는다.그런데 돌이켜보면 내가 만든 모든 영화가 그런 지점을 갖고 있다. 나의 첫 번째 단편 영화는 여고 동창생 두 명이 장례식장에서 우.. 더보기
[2016 시네바캉스 서울] 낯선 만큼 신선하다. 야쿠티아 영화에 주목! - <신의 말> 잔나 스크랴비나 PD와의 시네토크 [2016 시네바캉스 서울] 낯선 만큼 신선하다. 야쿠티아 영화에 주목!- 잔나 스크랴비나 PD와의 시네토크 이번 “시네바캉스 서울”의 주요 섹션 중 하나는 “야쿠티아에서 온 영화들”이었다. 최근 만들어진 야쿠티아 공화국의 영화 다섯 편을 상영하는 섹션이었는데, 특별히 야쿠티아에서 온 네 명의 손님이 서울아트시네마를 찾아 세 번의 시네토크를 진행하였다. 그중 야쿠티아 영화계 전반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던 잔나 스크랴비나 PD와의 대화를 일부 옮긴다. 이지연(교수) 많은 분들이 이름도 모르는 야쿠티아 공화국의 영화를 상영하는 것이라 얼마나 많은 분이 올지 걱정했다. 그런데 이렇게 자리를 지켜주셔서 감사하다. 오늘 자리는 홍상우 교수가 야쿠티아영화제의 심사위원을 맡으며 시작됐다. 홍상우(교수) 지금 사하 공화.. 더보기
[리뷰] 죽음과 패배의 공포를 넘어서는 대립의 유희 -존 카펜터의 <화성의 유령들>(2002) 생존을 넘어서는 목적을 염두에 둔 싸움이 있다면, 그 목적은 과연 무엇인가? 에서 인간은 생존을 위해 화성으로 이주를 택하고 과학과 경찰을 통해 새로운 식민지를 장악하지만 그 과정에서 쾌락, 활기, 재미 등 목적 이외의 요소들은 잃어버린 듯하다. ‘샤이닝 캐년’ 광산으로 파견된 경찰대 역시 정체불명의 에너지에 감염된 무리로부터 벗어나 살기 위해 다시 열차를 타고자 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경찰과 광기어린 무리 간의 대립은 생존 의지를 넘어선 것처럼 보인다. 이는 광산의 교도소에서 죄수를 이송하는 임무를 수행하던 ‘멜라니’ 경위의 변화에서 두드러진다. 멜라니는 ‘샤이닝 캐년’의 수색 과정에서 살해당하는 지휘관 다음으로 경찰대를 이끄는 지도자로 구심축의 역할을 맡는다. 하지만 죽은 지휘관과 부하 경찰 제.. 더보기
[리뷰]사생아, 크리스틴 그리고 <크리스틴> - 존 카펜터의 <크리스틴 Christine>(1983) 사생아 크리스틴1957년. 크리스틴은 디트로이트의 한 공장에서 태어났다. 그때는 혼자가 아니었다. 컨베이어 벨트 위에서 똑같은 모습을 한 쌍둥이들과 ‘함께’ 세상에 나왔다. 하지만 크리스틴은 오래지 않아 제 혼자 말썽 부리며 악한 본성을 드러냈다. 이런 크리스틴이 어울릴 곳은 없다. 자동차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일반적인 자동차의 삶(?)을 살지는 못한다. 또 의식은 있지만 인간과의 진심 어린 관계도 불가하다. 자동차 무리도, 인간 사이도 맞지 않는 그녀는 존 카펜터 감독의 다른 괴물들과도 결정적으로 다르다. 카펜터의 괴물들은 대부분 슬픈 사연 혹은 납득이 가는 이유로 인해 파괴를 자행한다. (1980) 속 유령들은 생전에 그들을 기만하고 매장한 섬을 공격한다. (1987) 속 사탄은 ‘사탄’이라는 정체성.. 더보기
[리뷰] 죽음을 넘어선 자연의 예찬 - 할 애쉬비의 <해롤드와 모드>(1971) 할 애쉬비는 70년대 뉴 아메리칸 시네마의 감독 중 한 명이다. 프란시스 코폴라, 로버트 알트만, 브라이언 드 팔마, 테렌스 멜릭과 같은 세대인데, 어쩐지 애쉬비는 그들만큼 잘 알려지지는 않았다. 는 애쉬비의 두 번째 연출작이자 그의 대표작이다. 이제 성인이 된 해롤드는 자살놀이를 일삼으며 장례식에 다니는 취미를 가지고 있다. 죽음과 연관된 일 외에는 딱히 관심 없던 그는 장례식장에서 우연히 모드를 만난다. 이제 곧 여든 번째 생일을 맞는 모드는 해롤드와 대조적으로 쾌활하고 자유분방한 사고를 가진 노인이다. 해롤드는 모드를 만나며 점차 그녀가 살아가는 방식에 매료된다. 여기까지만 이야기한다면 는 마치 나이 든 사람의 지혜로움으로 인해 점차 변화해가는 주인공의 성장스토리처럼 들릴지도 모른다. 분명 해롤드는.. 더보기
[2016 시네바캉스 서울] 러시아 야쿠티아 영화에 대한 소고 러시아 야쿠티아 영화에 대한 소고 러시아는 소비에트 연방(이하 ‘소연방’으로 칭함)이 해체된 현재도 여전히 다민족 국가이다. 따라서 이 나라의 영화 역시 슬라브 문화, 혹은 러시아 문화만을 반영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까 ‘러시아’라는 나라 전체는 에이젠슈테인, 도브젠코, 푸도프킨, 그리고 쿨레쇼프 같은 무성영화 시기 거장들의 영향을 받고 있으면서도 그 내부에는 러시아 문화와 구별되는 자기 지역만의 독특한 정서를 담아내는 자치 공화국이 존재한다는, 영화 역사에서 보기 드문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최근 러시아 지역 영화가 주목받게 되는 상황은 역설적이다. 이 현상은 오히려 소연방 붕괴의 덕택으로 가능했다. 소연방 시기 당국은 15개 연방 공화국 중의 하나였던 러시아 영화뿐 아니라 다른 연방 공화국들, 즉 중..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