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장률 영화의 원형 - <당시>
[리뷰] - 장률 영화의 원형 (2004)는 장률 감독의 첫 장편영화다. 이 영화는 장률의 가장 자기 반영적인 영화이자, 장률식 미니멀리즘의 원형이 담겨있는 작품이다. 영화의 공간은 인물들이 거주하는 아파트 실내(방, 복도, 엘리베이터)로 한정되어 있고, 카메라는 단 한 번도 움직이지 않는다. 이 극단적인 미니멀리즘, 또는 영화 형식에 대한 엄격한 자기 제한은, 단순한 미학적 형식주의의 산물이라기보다는, 삶과 영화에 대한 장률의 윤리적 태도의 표현이다. 장률에게 미학과 윤리는 분리 불가능한 하나의 문제를 이루고 있다.전직 소매치기였던 (영화를 만들 때의 장률과 비슷한) 42살의 한 남자(왕시앙)가 있다. 그는 세상과 단절한 채 집안일(요리, 설거지, 세탁)을 하거나, TV 보기(‘당시(唐詩)’에 대한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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