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토크] 신수원 감독의 ‘레인보우’

‘한국영화, 새로운 작가전략’ 기획전이 막바지로 접어들던 지난 4월 3일 일요일 저녁. 영화 <레인보우> 상영 후 신수원 감독이 관객들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영화를 찍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주부라는 자전적 이야기를 다룬 만큼, 실제로 영화를 촬영하고 제작하며 겪었던 고군분투를 들어볼 수 있었던 자리였다. 재치 있고 솔직한 대화로 객석에 웃음이 터져 나왔던 그 시간의 일부를 전한다.


허남웅(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래머): 독특하게도 학교 교사로 있다가 굉장히 늦은 나이에 연출자로 데뷔 했다. 그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
신수원(영화감독): 2009년에 찍고 작년 11월에 개봉한 영화인데, 원래 좀 오랫동안 중학교 사회 선생을 하다가, 영화 첫 장면 같은 과정들을 좀 겪었다. 처음엔 학교생활이 너무 지겨워서 도망 칠 궁리를 하던 중 영화 학교 등록금이 싸기에 ‘여기 들어가서 좀 쉬자’는 마음으로 들어갔는데, 시나리오를 써보니 재미있고, 16미리 영화를 찍었는데 역시 재밌었다. 그 후 먹고 살기 위해 복직은 했는데, 보니까 내가 남편 몰래 꼬박꼬박 영화를 찍으려고 적금을 붓고 있더라. 그걸로 35미리 중편을 찍었다. 그런데 이렇게 한 다리 걸치고 있는 건 아닌 듯 했다. 스스로를 강제하고 싶었다. 방학의 어느 날 교장 선생님께 사표내고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 영화를 시작하게 됐다.

허남웅:
자전적 이야기이기도 하다 어디까지 본인의 이야기인가?
신수원: 도입부에서 선생을 하다 사표 쓰고 영화, 음악 영화를 준비한다는 것 등은 실제와 겹치는 부분인데, 프로듀서나 옆방 감독님 등 인물 설정은 영화적 장치를 위해 많이 바꿨다. 원래 제 옆방 감독님은 굉장히 진지하신 분이다. 운동도 안하시고. 실제랑 똑같이 간다면 다큐를 찍는 게 맞는 거라 생각했다. 주인공 지완도 나와 많이 다르다. 나는 그렇게 추리닝만 입고 다니지도 않고, 무엇보다 아들도 학교에서 맞고 다닌 적 없다. (웃음) 기타는 오히려 학원 조금 다니더니 흥미를 잃더라. 나 역시 뺨 맞아본 건 어릴 때 선생님한테 맞은 적 이후 없었던 것 같고.

허남웅: 특정 장르로 분류하기 힘든 영화다. 음악영화 같기도 하고 성장영화이기도 하고, 가족영화이기도 하고, 다큐적인 부분도 삽입되어 있다. 이런 모험적인 시도를 끝까지 밀어붙이신 이유가 궁금하다. 어떤 확신이 있었던 건가?
신수원: 원래 판타지를 좋아한다. 첫 시나리오도 싸이파이 장르였고 평소 공상을 많이 한다. 그래서 주인공의 심리상황을 대변하기 위해 개미에 대한 환상을, 이상으로써는 무지개를 자연스레 집어넣게 된 것 같다. 평이하게 가는 것은 스스로에게 재미가 없었다. 등장하는 ‘레인보우’란 음악 밴드는 일전에 음악영화를 준비하며 취재했던 ‘토닉’이란 실제 밴드다. 그 때 그 때 스케치해둔 장면들을 썼다. 이렇게 다큐적 측면과 리얼리티도 있고, 판타지도 있고, 또 자막을 쓰는 부분에는 타이핑 소리를 넣기도 하고. 사실 이 시나리오를 쓰고 주변 친구들에게 보여줬을 때 ‘재미는 있는데 톤이 일정치 않아 걱정 된다’ 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그래서 몇 부분을 빼려 해봤지만, 그걸 빼면 ‘이게 뭐지’란 생각이 들었다. 원래 상업 영화를 찍으려다보면 일정한 톤을 따라가야 하는데, 스스로 거기에 대한 답답함을 느껴왔던 것 같다. 이번에는 적은 예산으로 독립적으로 가는 거니까 하고 싶은 데로 자유롭게 찍고 어떤 그림이 나오는지 보겠다고 촬영 전에 마음먹었다.

허남웅: 마음대로 찍는 게 가장 좋지만, 요즘 영화판이 주류 제작사와 투자사의 관여가 많을 수밖에 없다. 제작까지의 과정도 순탄치 않았던 걸로 알고 있는데.
신수원: 애초에 상업영화 제작사나 투자사에 갈 생각이 없었다. 처음부터 적은 예산을 생각하고 시나리오를 썼다. 그러다보니 배경도 옆방 감독님, 집으로 한정짓고, 펜타포트 페스티벌은 허락만 받으면 촬영도 가능하고 그림이 되기 때문에 넣었다. 원래 3천5백 정도의 예산이 필요했는데, 남편 몰래 숨겨놓은 퇴직금 2천5백만원이 있었다. 나머지 천만원이 필요했는데, 어려운 와중에 지인이 이 시나리오를 좋게 보고 장기대출로 돈을 빌려줬다. 사실 후반에 돈이 더 들어가서 총 4천7백만원 가량 들었다. 마지막에는 아르바이트나 일이 들어오면 고맙게 받고 다했다. 근데 저예산이니까 스태프들에게 돈을 거의 못주고 노개런티로 진행하느라 어려움이 많았다. 무엇보다도 촬영 회차를 적게 가야해서, 20회차에 한번 보충해서 찍었는데, 절대 놓칠 수 없었던 부분은 어떻게든 찍었지만 대신 포기 가능한 부분은 빠르게 포기했다. 지금 영화를 봐도 그런 부분이 보이는데, 그건 영화라는 게 여건 내에서 찍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그런데 이게 아무래도 음악 영화다 보니 돈이 후반에 더 들었다. 이번에 영화제 버전으로 틀어달라고 했는데,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 나온 한국 밴드와 외국 밴드의 곡은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가격이라 개봉 때 뺐었다. 대신 기획전에서만 틀고 있다. 힘들었지만 배운 점이 많았던 것 같다. 특히 감독이지만 연출 뿐 아니라 프로듀서 역할도 겸해야 했던 것. 또 작은 규모의 영화에 대한 나름의 노하우가 생겼다.

허남웅:
지난 1월에 영화 <와이키키 브라더스>로 작가를 만나다 행사를 진행했는데, 한 관객분이 힘든 상황에서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노력하는 분위기가 닮아서 <레인보우>가 연상된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이 둘은 분위기가 굉장히 다르다. <레인보우>의 톤은 힘든 상황에도 되게 밝다. 처음부터 이런 밝은 분위기를 의도한 건가?
신수원: 원래 성격은 우울한데 시나리오는 늘 코미디다. 처음에 써서 팔았던 시나리오도 코미디었고, 밴드 이야기도 소소한 코미디였다. 레인보우는 처음에 좀 진지하게 접근했었는데, 쓰다가 던져버리게 되더라. 그래서 ‘에라 이렇게 된 거 그냥 재밌게 쓰자’고 생각했다. 물론 아주 웃기진 않지만. 중간 중간 의도적인 건 아닌데, 그냥 관객들이 재밌었으면 했다. 촬영할 때 배우분이 시나리오 찢는 부분에서 감정이입이 되어 울었다. 그 전까지는 이해를 못했는데, 감독의 마음이 어떤 건지 알 것 같다고 하더라. 근데 그 때 그 장면을 킵 하고, 배우에게 울지 말기를 부탁하고 다시 테이크를 갔다. 그 장면을 웃기게 혹은 슬프게 느끼는 건 관객의 몫이라고 봤다. 훌쩍이는 소리도 넣었다가 빼고 기계가 지잉 울리는 소리로 대신했다. 그게 제가 영화에서 원했던 톤이었던 것 같다.

허남웅: 배우들 캐스팅 과정도 흥미롭다. 아들 역의 백소명군 경우는 강호동의 ‘스타킹’에도 나온 음악 하던 친구라고 들었는데.
신수원: 사춘기 소년이 변성기의 목소리로 아주 열심히 노래하는 장면으로 끝났음 하는 바람이 있었다. 고로 일단 변성기의 중학생이 필요했고 기타를 직접 칠 줄 아는 게 연기보다 중요했다. 그런데 조건에 맞는 배우가 없었다. 결국 촬영 앞두고 인터넷을 막 뒤지다가 초등학생 밴드 ‘페네키’를 보았다. 기타 치는 백소명군을 검색하니 중학교에 반까지 나오기에 연락을 해서 만났다. 원래 초등학교 때는 장발에 간지폭풍(좌중 웃음)이었는데 딱 시나리오에서 튀어나온 듯한 보통의 중학생이 있었다. 영화 해볼 생각 없냐고 물었더니 음악만 한다고 답하더라. 바로 이게 필이라며 또 그 모습에 반했다. 다음 날 어머님께 소명이가 한다고 했다며 전화가 왔다. 어떻게 된 거냐고 했더니 소명이가 ‘엄마 워낭소리가 독립영화였지’라고 물어봤다고 하더라. (좌중 웃음) 2,3백만 들 줄 알았는지 흔쾌히 오케이 해줬다.

허남웅: '레인보우'라는 제목도 갖가지 색이 영화랑 무척 잘 어울리는 한편 평이한 감이 있어서 고민도 있으셨을 것 같다. 영어 제목인 'passerby#3'가 더 멋있는 것 같기도 하고.
신수원: 처음 시나리오 쓸 때는 레인보우라는 제목으로 시작했다. 어떤 책에서 ‘음악은 칼라다’라는 문구를 보고는 ‘그래 음악은 도레미파솔라시지만 빨주노초파남보일 수도 있겠다’는 연상이 됐다. 또 레인보우라는게 이상이란 의미도 있잖나. 근데 시나리오를 다 써놓고 나니까, 아들이 “엄마 나는 엄마 영화에 행인3으로 출연하고 싶어”라고 했던 대사가 자꾸 생각났다. 그래서 ‘행인3’으로 제목을 고쳤다. 근데 집안 촬영 할 때 정말 우연히 무지개가 떴다. 황급히 찍어놓고는 막상 편집 땐 무지개가 제목인 영화에 무지개는 좀 촌스러운 것 같아서 안 쓰려고 했다. 그런데 편집기사님이 좋은 데 왜 안쓰냐며 넣으셨다. 결국 고민하다 장면도 넣고 제목도 레인보우로 했지만 ‘행인3’도 버릴 수 없어서 야비하게 영문 제목으로 ‘passerby #3'으로 정했다. (좌중 웃음)


관객1: 저는 장편 다큐를 준비하는 영화학도다. 어머니가 제게 ‘영화를 취미로 하고 싶은거냐’고 물으셨다. 직업으로 삼고 싶다고 하니까 수입 없는 직업은 직업이 아니라고 하셨다.(좌중 웃음) 영화를 보면 돈 벌이를 하던 사람이 그걸 그만두고 영화를 하겠다고 한다. 함께 부담하던 걸 남편이 혼자 지고 가정을 먹여 살리게 된다. 작품의 밝은 톤 때문인지 이런 상황에 대해, 남편이 자는 모습이 나오긴 했지만, 갈등이 드러나지 않는데 이에 대해 어떤 생각이었는지?
신수원: 실제로 남편의 시점도 좀 보여주는 게 옳지 않겠냐는 분들도 계셨다. 주인공 시점으로 가는 영화를 찍고 싶었기 때문에 남편 입장은 잘 안 나온다. 그렇지만 잠깐 등장할 때마다 남편이 느끼는 고단함 등이 충분히 느껴질 거라고 생각했다. 술 취해 돌아와서 “나도 때려치우고 싶어”라고 한다든지. 나중엔 배터리 던지고 폭발하는 장면도 있지 않은가.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가족영화가 아니라 카메라를 든 가정주부이자 영화를 하고자 하는 사람의 꿈과 욕망, 갈등을 그리려 했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을 통제하며 가려했다.

관객2: 좀 우문일 수도 있을 텐데, 감독님은 영화를 왜 하시는지?
신수원: 계속 고민 중인 질문을 하셨다. 뭔가 새로운 걸 찾는 것 같다. 그게 꿈이 될 수도 있고, 내가 갖지 못했던 것을 시도하고 싶은 욕망이나 모험일 수도 있겠고. 요즘 다큐 하나를 진행하고 있는데 계속 되묻는 지점이 여기다. 역으로 질문하신 분은 영화를 하고 계신다면 왜 하시는지?
관객2: 저는 창작보단 비평 쪽 공부를 하고 있다. 간단히 말해서 극장이라는 공간과 연관이 있는 것 같다. 우리가 흔히 자기만 힘들고 죽고 싶단 생각을 할 수 있는데 영화를 보면서 위안 받고 생각의 폭이 넓어지는 것 같다. 영화가 의식주는 아니니까 없어도 죽지는 않겠지만 삶이 퍽퍽하고 재미없을 것 같다
신수원: 저도 그냥 사는 건 재미가 없을 것 같아서 영화를 시작하게 된 것 같다. (웃음)
(정리: 백희원 시네마테크 관객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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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토크] 장건재 감독의 ‘회오리바람’

‘한국영화, 새로운 작가 전략’ 기획전이 거의 끝나갈 무렵인 지난 4월 3일 이른 오후에 자신의 경험담이 잘 녹아 있는 청춘영화 <회오리바람>의 상영 후 이 영화를 연출한 장건재 감독과의 대화가 이어졌다. 시나리오 쓸 때의 고민부터 제작과정상의 여러 가지 체험, 감정들을 진솔하게 들려준 소중한 자리였다. 그 시네토크 현장의 일부를 여기에 옮긴다.


허남웅(서울 아트시네마 프로그래머): 영화를 보면서 시나리오가 정교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시나리오는 어떻게 썼나?
장건재(영화감독): 일단 한 커플이 여행을 가고, 여행에서 돌아와 여자의 아버지에게 혼나는 이야기를 담은 시나리오를 오래도록 품고 있었다. <회오리바람> 전에 중학생이 주인공인 시나리오를 쓰고 있었는데(원작소설이 있는), 그 작업이 잘 풀리지 않아서 다른 것을 찾다가 <회오리바람>의 원형 격이 되는 시나리오를 다시 꺼내 한 달 정도 재작업을 했다. 제가 일반화 할 순 없지만 팍팍한 현실에서 떠나고, 해갈의 기쁨과 자유로움을 느끼는 것이 대개 영화들의 감정선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난 오히려 그러한 해갈과 자유, 이후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시나리오엔 개인적인 경험담도 많이 넣었다. 중국집 배달일 같은 경우 내가 가장 오래 했던 일이다. 가장 애착을 가지고 했던 일이기도 하고. 18년 전 그 때 지금보다 돈도 잘 벌었다. 그래서 배달묘사 씬에 애착을 가지고 있다. 십대면 피자배달이 더 자연스럽지 않겠나하고 스태프들의 질문도 받았었는데 내 생각엔 직업을 묘사할 때는 경험해보지 않으면 피상적인 묘사밖에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여튼 시나리오 작업은 이 영화 할 때 어떻게 끝낼까에 고민을 많이 했다. 태훈이가 학교에 다시 끌려가서 맞고 수업을 다시 받은 씬도 내가 직접 경험했던 것인데 태훈이가 방에 들어오면 선생님이 방에 있는데 스태프들이 선생님이 어떻게 들어온거냐 하고 물었다. 나도 사실 그 때 선생님이 어떻게 들어 온지 모르겠다. 그냥 방에 계셨었다. (웃음) 그렇게 학교에 가서 선생님께 20분정도 맞고 교실로 가기 싫어서 학교 뒷담을 넘고 산에 올라갔을 때, 이 산을 다시 내려가면 사막 같은 허허벌판을 만나겠다는 감정을 느꼈다. 이 영화의 마지막이 그런 감정으로 끝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마지막 엔딩 씬을 썼던 기억이 난다.

허남웅:
사실은 첫 번째 장면도 그렇고 마지막 장면도 그렇고 굉장히 태훈이나 미정이 어느 한쪽으로도 쏠리지 않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마치 오토바이를 몰고 가는 첫 장면이 목적지는 없지만 계속해서 나아가는 청춘의 이미지를 갖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장면에서 미정이가 태훈이 힘들게 번 월급으로 산 목걸이를 달고 잇는 장면들도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첫 장면과 마지막 장면의 이미지를 어떻게 생각하고 그려낸 것인가?
장건재: 원래 오프닝의 주유소 씬과 체육관 씬은 시나리오상 엔딩에 해당되는 에필로그 씬이였고 실제적인 완전 엔딩에 해당하는 장면이 원래는 오프닝이었다. 그렇게 생각하고 찍었는데 나중에는 영화의 에필로그가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산에 올라갔을 때 이미 감정적으로 끝났는데 미정의 3개월 후, 태훈의 3개월 후의 이야기들을 추가로 담는 것이 뭔가 나를 망설이게 했다. 너무 결론 내어지는 것은 아닐까하고. 그래서 첫 오프닝의 주유소 씬은 삭제하려고 몇 번 시도를 했었다. 근데 어느 순간 태훈의 이야기로 시작해서 미정의 이야기로 닫히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되서 영화전체가 플래시백이 되는데 그것이 어른이 되서 과거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고 기껏해야 고3정도가 되서 지난겨울을 회상하는 구조로 만들었다. 그리고 시나리오 상에서는 오토바이 씬에 내레이션이 있었다. 고3이 된 태훈의 입장을 설명하는 것인데 그것도 너무 규정짓는 것 같아서 그만두었다. 배우들이 그 장면을 찍을 당시가 실제로 그들의 마지막 촬영이였는데, 그 친구들이 영화를 찍으면서 점점 사랑하고 헤어지고 하는 느낌을 정말로 아는 듯한 눈빛을 발견했다. 그래서 그 얼굴만 잘 담아낼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허남웅:
사실 청춘영화라면 약간은 경쾌한 것을 떠올리기 쉬운데 이 작품은 굉장히 잠잠하다. 청춘영화가 가진 클리셰들을 피해보고 싶은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닌가?
장건재: 청춘영화의 클리셰는 크게 두 가지라고 생각한다. 하나는 폭발할 것 같은 에너지로 세상을 부수려고 하는 청춘을 담고 있는 영화와 정말 현실에 무기력하기 짝이 없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만약에 입장에서 본다면 이 영화도 그것들에 자유롭지 못하다. 영화의 스타일을 정해 놓고 찍지는 않았다. 배우의 감정을 담아내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촬영했다. 그리고 어떠한 영화처럼 보이고 싶다던가, 어떤 영화의 감성을 흉내 내고 싶다던가하는 의도를 내비치지 않았다. 물론 레퍼런스로 삼은 영화들이 있었지만 그것이 극적으로 표현되진 않았다. 십대들이 나온 영화들을 워낙 좋아해서 영화 곳곳에 내 스스로가 알지 못하는 카피들이 있는 것 같다. 아마 영화 좋아하시는 시네필들은 눈치 채실 수도 있다.

허남웅: 참조로 삼은 영화들은 어떤 것인가?
장건재: 이거 영업비밀인데. (웃음) 말하면 순간 자유롭지 못하긴 하지만 기타노 다케시의 <그여름 가장 조용한 바다>는 강렬한 스토리가 없어도 감성을 전달할 수 있다는 확신을 준 영화였고, 차이밍량의 데뷔작인 <청소년 나타>라는 영화에서 공간성 같은 것들은 참조했다. 스타일적으로 그 영화가 준 감동을 표현하고 싶었다. 또 잘 생각나지 않지만 많은 영화들을 참조했다.

관객1: 목욕탕 갔다 와서 라면을 끓이는 장면이 인상 깊었는데 어떤 뜻으로 넣은 장면인지 듣고 싶다.
장건재: 고맙다. 목욕탕 갔다 와서 라면 끓이는 장면은 시나리오를 쓸 때 가장 머릿속에 선명하게 떠오르는 장면이었다. 현장에서 그 장면을 찍을 때 너무 기분이 좋았다. 데자뷰처럼 생각했던 이미지와 너무 똑같은 그림과 느낌이 나와서. 중학교 때 학교를 잘 다녔는데 고등학교 때는 학교를 생각나면 갔었다. 한번 빠지는 게 어렵지 두 번째부터는 쉬운 일이였다. 그때부터 십대가 어지럽게 펼쳐졌다. 어쨌든, 학교에 빠졌던 오전 10시, 11시 정도에 동네를 어슬렁 배회했는데 전에 한 십년 전에는 본적 없었던 풍경을 보았다. 남편 회사 보내고 골목에 나온 아주머니들, 할머니들, 옥탑방에서 빨래를 너는 사람들, 유치원 가는 아이들, 그 시간대에 동네에 재잘거리는 소음 등 이런 것들이 너무 강렬했다. 내가 못 봤던 풍경인 이유는 전에는 그 시간대에 학교에 있었기 때문이다. 근데 그 시간대의 정서와 공기가 여전히 내겐 너무 강렬하게 남아 있다. 물론 라면 끓이는 장면은 실외장면은 아니지만 그 시간대에 밖에서 들리는 소음들, 낮 시간대의 텅 빈집의 고요함, 혼자 남겨져 빈둥거리는 컷을 꼭잡아내고 싶었다. 롱테이크에 대한 욕심보다 그 느낌을 전달하고 싶었다.


관객2: 감독의 청춘시절 경험이 담긴 영화이다. 본인에게 청춘이란 무엇이고, 그 때 자신에게 돌아간다면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은지.
장건재: 청춘 시절을 낭만적인 느낌으로 접근하기 보단, 제 어린 시절을 반추하는 정도였고, 그때로 돌아가면 절대로 영화를 하지 않을 것이다. 극장에 다니지 말라는 조언을 해주고 싶다. 영화를 하는 게 재밌지만 지금 나는 너무 고통스럽고 힘들다. 지금이라도 나에게 다른 재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내일이라도 당장 영화 일을 그만둘 수 있다. 진심으로.
(정리: 배준영 시네마테크 관객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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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새로운 작가 전략' 기획전에 맞춰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는 이번에 상영하는 데뷔작들을 만든 감독님들과 함께하는 두 차례의 포럼을 마련했다. 그 두 번째 자리가 지난 3월 27일 오후에 ‘지속 가능한 영화 제작에의 질문’을 주제로 열렸다. 최근 2년 사이 동안 데뷔작을 선보인 김기훈, 박진성, 백승화, 신수원, 장건재, 오영두, 홍영근 감독 등 8명의 작가들이 패널로 참여하고 김성욱 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램 디렉터의 진행으로 열린 이날 포럼에서는 데뷔작을 선보인 이후 다음 영화, 또 그 다음 영화를 지속적으로 만들기 위한 이들의 고민과 전략을 들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 현장의 일부를 여기에 옮긴다.


김성욱(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램 디렉터): 이번에 ‘한국영화, 새로운 작가 전략’이라는 타이틀과 연동하여 두 차례의 포럼을 마련했는데 ‘지속 가능한 영화 제작에의 질문’이라는 주제로 8명의 작가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다. 데뷔작으로 극영화를 만든다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새로운 방식의 기획, 혹은 새로운 방식의 작가 전략을 고민하는 것이다. 이는 서로 다른 생각과 고민을 갖고 있는 개별적인 작가들의 영화가 어떤 특정한 시기에 모여 하나의 연대비행을 할 수 있는가 하는 질문도 갖고 있다. 오늘 이 자리에서는 데뷔작을 만들며 어떤 환경 속에서 어떤 영화에 대한 기획들을 하게 됐는지, 그리고 앞으로의 작업을 지속해 나가기 위한 자구책은 어떤 것들인가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박진성(영화감독): 관객으로서 원래 장르영화, 그 중에서도 공포영화를 굉장히 좋아한다. 개봉된 웬만한 공포영화는 모두 보는 편이고, 그게 즐겁다. <마녀의 관>에는 인형극 이야기가 나오는데, 제가 아주 어렸을 때 TV에서 일본에서 하는 분라쿠라는 인형극을 보고 굉장히 충격을 받았다. 인형을 조종하는 사람들을 가리려는 어떠한 시도도 없이 오히려 그것을 즐거운 경험의 일부로 활용하는 것이 무척 놀라웠다. 그런 기억과 함께 어렸을 때 읽었던 <마녀의 관>이라는 작품이 결합되어 이런 영화가 나오지 않았나 싶다. 1억 미만의 예산에 비해 효과가 볼만하게 나왔다면 다행이지만, 여러 가지로 요령이나 눈속임 같은 것을 적극적으로 사용했던 것 같다.

김성욱
: 또 다른 공포영화인 <이웃집 좀비>의 경우 특이하게도 집단창작의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 집단을 구성되게 된 과정은 어떤가? 
오영두(영화감독): 사실 창작집단이라기 보다는 영화를 만들고 나니 이름이 필요했는데, 제 아내가 망고스틴을 좋아해서 그냥 그 앞에 키노만 붙여서 키노 망고스틴을 만든 것이다. (웃음) 일단 저와 장윤정 씨는 부부사이고, 홍영근 씨는 군대에서 만나게 되어 쭉 같이 지내다가 작업을 하게 되었다. 류훈 씨는 <텔 미 썸딩>이라는 영화를 할 때 처음 만났는데 뒤에 다시 만나서 같이 작업을 하게 되었다. 처음부터 의기투합해서 뭔가를 해보자고 한 것은 전혀 아니고, 그 시기에 다들 일이 없어서 집에 있다가 만들게 된 경우라서 크게 계산을 했던 부분은 없다. 저희는 정기적으로 모여서 뭔가 한다거나 하지도 않고, 캐주얼하고 심각하지 않은 관계다. 옴니버스 형식 역시 처음부터 그런 기획을 했던 것이 아니라, 류훈 씨와 시나리오 작업을 하다 투자가 잘 되지 않아서 집에서 간단하게 단편을 찍되 그것을 한 대여섯 편 묶으면 개봉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막상 이야기를 시작했는데 아이디어들이 굉장히 많이 나왔다. 그 중에서 좀비 아이디어를 채택하게 된 것이다.
홍영근(영화감독): 정말 영화를 좋아하기 때문에 같이 모여서 노는 식구들이 영화 한 번 만들어 보자고 시작한 것이다. 참여하고 싶으면 적극적으로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고, 아이디어도 공유하고, 언제든지 개인적으로 다른 영화를 준비하면 도와줄 수도 있고. 일종의 품앗이 같은 개념이다.

김성욱
: 김기훈 감독의 경우에는 <이파네마 소년> 이전에 다큐멘터리나 실험적인 영화들을 만들었다. 그런데 첫 번째 장편 데뷔작은, 완전히 장르적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일종의 청춘 로맨스물이다.
김기훈(영화감독): 개인적으로 영화 마니아로 감독의 영감이나 동기를 받은 것이 아니라 영화가 갖고 있는 종합 예술이라는 매체적인 특성 때문에 영화를 좋아하게 되었고, 공부하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기존에 있는 장르나 관습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내가 매체 안에서 표현할 수 있는 부분들을 포괄적으로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런데 계속 영화 작업을 하고 관객들을 만나면서, 관객들은 역시 영화를 장르로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그래서 영화 장르나 관습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그렇게 고민하다가 시나리오를 쓰게 된 것이 스릴러 작품이었다. 그런데 1년 정도 시나리오를 쓰다 보니 너무 지겨웠다. 칙칙한 스릴러의 서스펜스만 생각하다보니 더 늙기 전에 샤방샤방한 멜로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성욱: 조금 경우가 다르기는 하지만 장건재 감독의 <회오리 바람>도 일종의 청춘물이다. 청춘영화라는 특정한 카테고리의 영화를 만든다는 생각이 강했을 것 같은데.
장건재(영화감독): 사실은 전에 준비하던 시나리오도 일종의 성장물이었다. 그리고 이 영화를 준비하기 전에는 소설을 각색해보고 있었는데 잘 풀리지 않았다. 그 와중에 원래 제가 갖고 있었던 <회오리바람>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는 중편 규모의 시나리오를 버전 업 시켜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 고등학생들의 이야기, 그리고 개인적 체험이 아주 많이 반영된 이야기인데 기본적으로 관심이 있었던 형태의 이야기였다. 수많은 데뷔작들이 감독 스스로의 어린 시절이나 청춘기를 그리는데 그런 영화들을 개인적으로 좋아했다. 작은 규모로 자신의 이야기를 첫 장편으로 만들면 스스로 어떤 면에서 충족이 될 것 같은 생각이 있었다. 사실 <회오리바람>은 처음 생각했던 것 보다는 제법 꼴이 갖추어진 영화로 나온 편이다. 사실 기획을 할 때는 <이웃집 좀비> 감독님들께서 말씀하셨듯이 주어진 조건에서 찍을 수 있는 영화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을 했다.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계절감 같은 것들을 염두에 두었고, 시나리오와 제작까지 오랫동안 준비를 하는 방식이라기보다는 쓰고 바로 찍을 수 있는 방식으로 만들어보자는 게 최초의 기획이었다.

김성욱
: 신수원 감독님의 <레인보우> 역시 자전적인 요소가 강한데, 동시에 음악이 부분적으로 매개되어있고 영화를 만든다는 자각이 포함되어 있다. 전체적인 장편 극영화로 맞춰나가면서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은데.
신수원(영화감독): 34살에 영상원에 들어갔으니 굉장히 늦게 영화를 시작한 편이고, 그 이후로 충무로 생활을 오랫동안 했다. <레인보우>는 제작방식이 독립영화이긴 하지만 영화 자체는 상업영화 같다는 이야기도 동시에 듣고 있다. 어쩔 수 없는 부분인 것 같은데 저는 애초에 영화사에서 작가로 영화를 시작했다. 그러다가 시나리오가 투자사에 팔리면서 감독 명함이 두 번 정도 생겼었다. 2006년에 충무로에 붐이 일면서 많은 영화들이 제작될 때 제 영화도 들어가게 될 줄 알았는데 그게 안 되었다. 그 이후에 바로 거의 쓰나미처럼 신인 감독들이 데뷔하기 힘든 상황이 왔는데, 써두었던 고등학생 밴드에 대한 시나리오를 들고 그나마 돈이 있다고 소문이 난 영화사로 갔다. 재미있게 보셔서 일단 계약을 하고 다시 감독으로 준비를 하게 되었는데 그 영화사 역시 상황이 안 좋아졌고 결국 다른 데 가서 그 시나리오로 만들어보겠다고 하고 1년 후에 그곳을 나왔다. 그런데 나와 보니 제가 있었던 영화사는 거의 섬 같은 공간이었다. 다른 영화사들이 줄줄이 문을 닫는 가운데 감독들에게 월급까지 줬다. 그런 상황을 전혀 몰랐던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다시 돌아갈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1년 정도 그 시나리오를 혼자 다시 고쳤다. 당시가 막 2009년이 된 시기였는데, 올해 안에 영화를 찍겠다고 스스로 마지노선을 정한 거다. 그렇게 시작했고 작업을 준비하면서는 그냥 자유롭게 열어두었다. 그리고 이런저런 고민을 하다가 내 이야기를 써보자는 생각을 했다. 첫 번째 작품을 하면서 생긴 한 가지 원칙은 의미 없이 수정하지는 않겠다는 거다. 앞으로 상업영화를 찍고 싶은 생각도 있고 독립영화를 찍고 싶은 생각도 있지만 어떻게 되든 스스로의 기준이 생긴 것 같다.

김성욱
: 또 다른 음악영화인 <반드시 크게 들을 것>의 백승화 감독은 원래 음악을 하시는 분으로서 음악 다큐작업을 했는데 어떻게 작업을 시작하게 되신 건지.
백승화(영화감독, 뮤지션): 저는 하는 일이 두 개인데 영화랑 음악이다. 취미도 두 개인데 영화랑 음악이다. 그냥 자연스럽게 음악 다큐를 찍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음악을 하니까, 좋아하고 몸담고 있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또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음악 다큐나 음악 영화에 만족하지 못하고 목마른 부분이 있었다. 다 별로 재미가 없었다. 그런 이야기를 한 번쯤 해보고 싶어서 시작한 것 같다. 저는 인터뷰 할 때마다 스스로 근본이 없는 놈이라고 이야기 한다. 영화를 전공한 것도 아니고 음악을 전공한 것도 아니고, 좋아서 하는 것들이기 때문에 오히려 크게 부담을 가지고 만들지 않았다. 꼭 개봉을 해서 보여줘야겠다는 생각도 없었고 만들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었다. 음악과 영화가 다른 점이, 음악은 사실 적은 돈으로 혼자서도 할 수 있지만 영화는 큰돈이 드는 작업이다. 누군가 투자를 해주고 그걸로 작업을 하는 경우라면 그냥 즐기는 걸 넘어서서 더 잘할 수 있는 걸 찾아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 경우에는 음악 다큐가 잘할 수 있는 것이었고, 음악 영화도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다음 영화로 음악 영화를 준비하고 있다. 잘할 수 있는 것 먼저 해보려고 준비하고 있다.

김성욱: 신수원 감독님의 표현대로 요즘의 상황은 데뷔 감독들에게 엄청난 쓰나미나 마찬가지인 것 같다. 이전보다 장편 데뷔를 한다는 것이 굉장히 어려운 상황인데, 결과적으로만 보자면 여기 계신 분들은 그래도 장편 데뷔를 했으니 어떤 의미에서는 선택된 위치에 올랐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사실은 그 자리가 갖는 어려움도 있을테고, 동시에 어떤 제도 안에 들어간 것으로 그것이 작동하는 틀을 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될 것 같다. 관객들과 만날 때는 또 다른 고민이나 느낌들이 있었을 것 같은데.
장건재: <회오리바람>을 기획하고 민들 때는 이 영화를 시장에 소개하자는 생각이 더 컸다. 그래서 이 영화가 만들어지고 나서 영화제들로 유통되는 것에 대해서는 사실 조금 의아하게 생각했었다. 그래서 프리 프로덕션 때나 시나리오를 쓸 때, 회의 할 때도 손익분기점을 넘긴 비슷한 규모의 영화 몇 편을 롤 모델로 삼고, 그런 영화에 참여했던 분들께 이런 저런 고민을 하며 전략을 짜보았다. 사실 영화제로 너무 유통이 되면 어떤 아트하우스용 영화처럼 비쳐지게 될 것 같았고, 저는 그것을 그리 원하지 않았다. 관객들과 만나고 싶다는 강한 욕망이 있었다. 영화가 완성된 후 이야기를 하자면 마케팅과 배급이 이루어지는 과정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부분이었다. 그래서 독립영화의 장점이라고 생각하기도 했던 부분인데, 직접 제작과 연출을 했기 때문에 이 영화가 극장까지 가는 과정을 볼 수 있겠구나, 하는 공부하는 자세가 있었다. 고민스런 부분은 배급이다. 당시에 멀티플렉스들의 상영 시설이 디지털 영사 시스템으로 바뀌는 시기였기 때문에 파일로 배급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배급 비용을 조금 줄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고 했지만 그렇지도 않더라. 또, 이전에는 독립영화 편수가 지금보다는 적어서 독립영화 전용관 같은 공간에서 관객들과 조금 더 지속적으로 만날 수 있었는데 지금은 그마저도 어렵다. 10개관에서 10명씩 보는 것 보다는 1개관에서 100명의 관객과 만나는 것이 조금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오영두
: 개봉관이 8, 10, 15개관 되더라도 교차상영 시스템 자체의 문제가 심각하다. 저는 이번에도 영화를 하나 찍었는데, 장건재 감독님 말씀대로 단관이나 한두 개 상영관을 쭉 가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교차상영을 하게 되면 특정 시간에 맞춰 특정 극장에 가야 하는데, 그보다는 차라리 어느 극장에 가면 그 영화는 볼 수 있는 것이 훨씬 낫다. 계속 상영해줄 수 있는 환경이 더 필요한 것 같다. 또 지금 상업영화도 그렇지만, 마케팅비의 개념 자체가 과거와 너무 달라졌다. 전에는 사람들이 영화를 찾아서 보지 않았나. 하지만 지금은 길을 걷거나, 집에서 TV를 보거나, 극장에 가면 또 다른 영화들의 광고를 볼 수 있다. 그것 자체가 다 돈인데 그렇게 광고를 뿌리는 영화들이 굉장히 많기 때문에 반대로 그럴 수 없는 영화들은 다 묻히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관객들은 더 이상 영화를 찾아서 봐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되고, 소위 자본의 논리로 조금 더 가게 되는 현상이 생기는 것이다. 그런 상황 자체를 우리가 바꿀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작은 영화들의 꼭 개봉관이 아니어도 100인치, 200인치짜리 스크린을 놓고서라도 지속적으로 상영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본다. 또한 국가의 공적지원이 필요한 것 같다.
박진성: 말씀하신대로 촬영하고 개봉 준비할 때까지는 사실 그것만 목표로 삼고 달려오다가, 막상 <마녀의 관>처럼 전국 2개관 개봉, 전국 관객 수 500명, 이렇게 되면 이게 괜찮은 건가 하는 생각이 들게 된다. 그런데 제가 고민이 너무 부족했던 것 같다. 지속 가능한 영화 제작이라는 것의 단초가 도대체 뭔지 모르겠다. 나라에서 더 많은 지원을 해줘서 해결이 되는 문제인지조차 사실은 자신이 없다. 정부 지원이 많아지면 어떤 부분에서는 기초가 잘못 되어서 극단적으로는 부패할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사실 더 많은 지원이 주어져서 제가 혜택을 보면 좋겠다는 속마음도 있지만, 원칙적으로 생각하면 그게 해답이 될까 하는 의구심이 생긴다.
김기훈: 앞선 감독님들 말씀에 많이 공감했다. 저 혼자만 그런 것이 아니라 역시 다들 비슷한 고민들을 하면서 영화를 시작하고 만들었구나 싶다. 자연스럽게 배급의 문제로 고민들이 귀착되는 것 같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우리가 감독으로서 포괄적인 전체 시스템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게 버거운 일이기는 하지만, 지금의 선순환 구조로는 지속 가능한 영화 제작이 사실상 힘들 것 같다. 데뷔작을 만들면서 체험적으로 느낀 부분이고, 어떤 것이든 간에 한국영화에 지금 상당한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보다 저예산영화나 독립영화를 배급하는 것이 더욱 어려워지고, 그 영화들 끼리 더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극장개봉에 모든 수익을 의존해야 하는 것 자체에도 문제가 있다. 창작자들의 고민을 대변해줄 어떠한 조합이나 단체도 없다는 것도 문제다. 지금 시스템이 계속 유지된다면 어떤 결단을 해야 할 것 같다. 시스템 안에서 그냥 그런 영화를 만들든지, 자신의 색깔이 확실히 할 수 있는 영화를 시스템 밖에서 만들든지.


백승화: 사실 마케팅과 배급에 그렇게 많은 돈이 드는 줄 몰랐다. 장편 개봉을 하면서 저 역시 처음 그런 방식이나 시스템을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다. 그냥 지속적으로 영화를 만드는 것은 별로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은데, 먹고 사는 게 지속되어야 한다는 것이 문제일 것 같다. 사실 이런 논의를 한다고 해서 크게 달라질 것은 없으리라고 생각한다. 꼭 영화뿐만이 아니라 다른 문제들 역시 쉽게 달라지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고, 예전부터 논의들은 계속 있어왔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다양하게 생각했으면 좋겠다. 저는 다음 작품으로 음악 영화를 하다 보니 투자를 받아야 한다. 그래서 공동체 라디오 같은 곳에서 시나리오로 라디오 드라마를 진행하다가 사람들이 들을만한 것이 되면 투자자나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면 어떨까 하는 식으로 여러 가지 생각을 해봤다. 만드는 사람 역시 끊임없이 다른 방법들을 고민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성욱
: 데뷔를 하신 분들이니 차기작에 대한 고민이 있을 거다. 지속가능한 제작이 어떻게 가능할지, 끝으로 데뷔 작가로서의 향후 전략이나 차기작에 대한 계획을 듣고 싶다.
오영두: 어차피 지금뿐만이 아니라 영화 시장 안에서 늘 힘들었다. 예나 지금이나, 독립영화나 상업영화나 힘들다. 물론 그 안에서 살아남는 사람이 있고 죽는 사람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단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열심히 하고, 끊임없이 꿈틀거리면서 영화를 만들어내는 것이 최선이 아닌가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어느 순간 상업영화로 올라가서 어느 정도 성공을 이루었을 때, 할 수 있는 일들이 있고 바꿀 수 있는 힘이 될 때, 잊지 말고 무언가를 바꿀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도태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저예산에서 시작을 했다가 50억짜리 영화를 찍고 나면 다시 또 60억을 찍으려고 6, 7년 정도를 마냥 기다리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면 어느 순간 명함만 감독이지 영화를 10년 이상 찍지 않는 감독이 되어버리는 경우도 많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가진 베이스를 잊지 않고, 왜 영화를 시작했는지 잊지 않고, 계속 영화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고 소중하다고 생각한다면 계속 영화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백승화: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해주신 것 같다. 말씀하신 것처럼 계속 만들면 되는 것 같다. 그냥 자신이 할 수 있고 하고 싶은 것을 계속 하다보면 어느 순간 자신이 원하는 것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김기훈: 사실 신인감독들이 대부분 시나리오 작업을 굉장히 오래한다. 예전에는 계약을 하고, 진행비를 받으며 진행했지만 이제는 그런 경우가 드물어진 상황이고, 그런 면에서 계속적으로 생존하기 힘든 점이 분명히 있다. 이런 부분은 충분히 제도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결국 영화라는 것이 시스템 안에서 작동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내부의 창작의 의지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 지속적으로 영화를 하려면 배급이나 부가판권, 기타 여러 가지 어떤 방식으로든 저변 확대가 필요한 것 같다.


장건재
: 저는 여전히 저예산 작업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예전에 <낙타들>이라는 영화를 연출하셨던 박기홍 감독님으로부터 들은 조언이 생각난다. 스스로의 영화에 대한 주체로서의 권리를 행사한다는 점, 저작권이나 판권의 문제에 단순히 창작자나 예술가로서의 태도만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세일즈를 하는 사람의 마음가짐, 또는 마케터로서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개인적으로는 비전 안에서 자기 시스템을 고민해가면서 일단은 각개격파를 해나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정리: 박예하 시네마테크 관객 에디터)


Posted by seoul art cinema Hul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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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새로운 작가 전략' 기획전에 맞춰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는 이번에 상영하는 데뷔작들을 만든 감독들을 한 자리에 모아 이야기를 나눠보는 두 차례의 포럼을 마련했다. 그 첫 번째 자리가 지난 3월 26일 저녁 7시부터 2시간 여에 걸쳐 ‘한국영화, 새로운 작가 전략의 돌파구를 찾다’라는 주제로 열렸다. 다양한 개성을 지닌 김동주, 김종관, 민용근, 이응일, 정호현 감독이 패널로 참여하고 김성욱 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램 디렉터의 진행으로 펼쳐진 이색적이며 특별했던 포럼 현장의 일부를 담아본다.

김성욱(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램 디렉터): 최근 2009~2011년 사이에 새로운 영화들이 많이 나왔고, 이 다양한 영화를 만든 분들이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 한 편의 영화가 시장 안에서 나오면서도, 자신의 예술적 표현들과 함께 영화를 만들어 나갈 때 하게 되는 고민들이 말하자면 하나의 작가 전략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런 고민들과 앞으로 어떤 영화들을 만들어나갈지에 대한 이야기들을 같이 나누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 우선 <빗자루, 금붕어 되다>의 경우 영화의 소재가 갖는 현실성과 영화를 만들 때의 스타일 적인 면이 굳건하게 공존한다.
김동주(영화감독): 기존의 일반적인 영화의 특징인 이야기, 즉 내러티브를 위주로 한 영화보다는 이미지 중심으로 영화적인 느낌을 살릴 수 있는 스타일 면을 더 고민하고 생각했다. 내가 이 영화를 만들기로 한 결정적인 것은 고시원이라는 공간을 보고 난 후였기 때문이다. 고시원에 대한 이미지를 한 번 만들어보자는 생각에서 떠오르는 영감을 담고 싶었다. 벌집 같이 정형화된 구조라든지 하는 것들. 한국 사회에 매우 많이 있는 고시원이라는 곳에서 너무나 많은 젊은이들과 소외받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오년이나 십년 후에 다시 봤을 때 내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그러다 보니 타협하지 않고 내가 좋아하고 구사하고 싶은 스타일대로, 없는 제작비를 쪼개서라도 해보자는 생각으로 출발했다.

김성욱: 이 자리가 동시대성 안에서 같이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는 기회인데, 이응일 감독의 경우, 비디오 세대의 역습이랄까, 비디오적인 소비나 디시갤러리에 대한 언급 등 세대적으로 다른 방식으로 영화에 접근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응일(영화감독): 개봉을 염두에 두거나 영화제에 내려고 한 것이 아니고, 입시용 포트폴리오로 단편을 만들려고 하다가 점점 불어나서 <불청객>이 되었다. 우린 비디오 세대의 끝물이고 DVD로 막 넘어가기 시작하는 끼인 세대라고 할 수 있다. 90년대 디지털 캠코더가 등장하면서 학생 영화들이 많이 만들어졌다. 그 중에는 골방 영화가 많았다. 어떡하면 간단하게 집에서 찍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신림동에서 반 지하 자취방에서 같이 살던 형들을 배우로 써서 만든 영화다. 예산의 제약으로 조명도 삼파장 스탠드에 비닐봉지 씌워서 하고, 깜빡거리는 효과는 조연출이 스위치를 껐다 켰다 하는 열악한 환경에서 만들었다. 사람들이 많이 보진 않았지만, 언론에서 생각보다 많이 다뤄줘서 스스로도 놀랐다. 국내에 이런 B급 SF가 드물다 보니까, 이슈화시키기가 좋았다는 생각도 든다.

김성욱: 김종관 감독의 경우, 특정 장르, 즉 멜로 영화를 염두에 둔 부분이 있다. 
김종관(영화감독): 이렇게 모여 있는 자리에 어떤 유대가 있는 것 같다. 모두들 상업적인 영화 시스템 안에서 만들지 않은 영화들을 가지고 개봉을 했고. <혜화,동>을 보면서도 들었던 생각이 동시대에 지나왔던 시간들의 상처를 볼 수 있다는 것이었고, 이에 많은 위로를 받았다. 또한 창작자 입장에서 영화들을 서로 많이 보고 생긴 그런 유대가 느껴졌고, 그런 동료들이 있다는 생각에 행복했다. 영화를 단순화해서 작은 작업으로 하려다보니 처음엔 멜로적인 구성이 편했다. <조금만 더 가까이>는 배우들이 조금 더 유명한 사람들이 되고 시스템이 조금 커지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기존의 작업과 크게 다르진 않았다. 그렇지만 개봉을 하게 되면서 그 전하고는 다른 책임감이 생기더라.

김성욱: <혜화,동>의 제작비는 얼마였나? 그리고 찍을 때 고심한 점이 있다면?
민용근(영화감독): 제작비는 2억 정도다. 시나리오를 쓸 때 어떤 규모의 영화로 만들어지고 어떤 배우로 하자고 정해놓은 게 전혀 없었다. 스텝들에게 미안해하지 않으면서 영화를 찍어야겠다는 생각만 있었다. 그래서 여배우를 이름이 있는 사람을 캐스팅해서 투자를 더 많이 받아보자는 생각도 했다. 어떤 상황이 되면 그 상황에 맞춰 하자는 주의인 것 같다. 운 좋게 영진위와 스튜디오 느림보에서 지원을 받으면서 촬영에 들어갔다. 그 전의 더 열악한 환경의 작업에 비하면 비교적 풍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참여했던 스태프들의 경우 다른 영화들에 비하면 빈곤했던 거다. 한겨울에 촬영해서 고생이 많았는데, 보상이 제대로 안 이뤄지니 미안함이 컸다.

김성욱: 네 분의 영화가 닫힌 세계에서 빠져나오는 느낌이었는데, 정호현 감독은 완전히 다른 세계를 다룬다. 쿠바에서 찍었고 다큐멘터리이며, 개인 작업에서 시작해서 극장에 걸리는 작품이 됐고, TV에서도 소개되면서 연관성들을 만들어냈다.
정호현(영화감독): 처음부터 극장 상영을 생각한 것은 아니었고 공동체 상영 정도를 생각했다. 그러다가 첫 극장 개봉을 하게 됐는데, 사실 극장 시스템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영화라는 게 이런 식으로 개봉되고 관객들과 이런 식으로 소통 되는구나 싶었다. 다큐멘터리의 경우 정치적 이슈나 사회적 성격이 강한 것은 이슈화하기 쉬운데 반해, 사랑이야기나 사적 이야기들은 극장에서 상영된 경우가 매우 적은 것 같다. 앞으로도 물론 상업 다큐멘터리를 만들진 않을 거지만, 그렇다 해도 이번 극장 상영을 계기로 어떤 관객들이 보겠구나 하고 미리 좀 생각해 두고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성욱: 어떤 영화를 만들 때 마이너리티 성향의 특정 관객을 염두에 두는지, 아니면 일반적인 관객들이 이정도면 즐길 수 있다고 보는지 궁금하다.
김동주: 어떤 영화든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은 반드시 한 사람이라도 생기게 된다고 생각한다. 한 번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영화를 만들었을 때 내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 조금 씩은 더 생길 수 있다는 생각으로 영화를 만든다.
김성욱: 극장 개봉에 대해 듣고 싶다. 현실적인 문제들을 경험했을 텐데.
김동주: 어느 정도의 틀이 갖춰진 영화라면 지속적으로 국가에서 상영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정착시켜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을 많이 했다. 한국영화에 활력을 불어넣는 일은 거기서 출발해야 하지 않겠냐고 생각한다.

김성욱: 민용근 감독의 경우 '찾아가는 관객과의 대화'라고 해서 적극적으로 관객들과 만나는 자리를 마련했고, 이응일 감독은 퍼포먼스들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김종관 감독은 관조적으로 점잖게 보냈던 것 같은데(웃음).
김종관: 영화는 기본적으로 혼자 보려고 찍진 않고 친구를 찾는 건데, 약간 더 은밀한 방식으로 만들어서 약간 더 은밀한 친구를 사귄다는 느낌이 있다. 주어진 예산에 맞춰서 영화를 찍는 방식들에 지금은 익숙해져 있다. 꾸준하게 보는 사람들의 범위들이 조금씩 조금씩 늘어나는 것이 매우 소중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민용근: <혜화,동> 같은 경우 GV를 하면 관객들이 조금 많이 오시는 편이지만, 극장 측에 양해도 구해야 하니 번거롭기도 하고 쉽진 않다. 그래서 생각한 게 찾아가는 관객과의 대화라고 해서 10명 이상 신청을 하면, 끝나고 같이 차라도 마신다든가, 극장 로비에서 커피라도 마시든가 하는 거다. 남들이 볼 때 극성을 떤 다고 할 정도로 적극적으로 해야 좀 티가 나는 것 같다. 독립영화의 경우 2~3주 정도 극장에 걸려있어야 관객들에게 회자되고 인지되는 것 같다. 그런 리듬에 맞는 독립영화만의 마케팅 방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번에 많이 배웠다.
이응일: 열악한 상황에 뭐라도 하자 싶어서 생각한 게, 우주쇼라든가, 캐릭터의 옷을 입고 나가거나, 만담처럼 이야기를 하거나 하는 거였다. 원천적인 한계가 있는 게 인구가 너무 적은 것 같다. 결국 통일을 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웃음) 영진위에서도 저예산 영화는 무료로 DCP를 해주는 상설적인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본다. 현재는 영진위의 제작지원이나 홍보마케팅 지원제도도 사라진 상황 아닌가.

김성욱: 다큐멘터리 같은 경우는 어떤가? TV에서 상영될 수도 있지만, 극영화와는 다른 어려움이 많을 텐데.
정호현: 작품의 성격이 극장 상영에 적합한지, 아니면 시민단체라든지 하는 곳들에 가서 하는 것이 맞는지 잘 판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극장 상영이 의미 있는 이유는, 국내에서는 극영화적인 미장센이 없거나 TV 다큐멘터리적인 클리셰가 없으면 작품의 질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편견들이 여전히 많기 때문이다. 그 편견을 깰 수 있다는 의미와 함께, 여전히 극장에서 이런 영화들이 상영될 수 있고 관객들은 그것을 볼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의미가 있다.

김성욱: 최근 1~2년 사이에 저예산 영화의 성과가 놀라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품이 갖는 의미나 미학적인 측면들에서. 좀 더 자신감을 낸다면 영화 전체적인 활력을 낼 수도 있다고 생각이 든다. 작가 고유의 개성도 있지만, 동시대를 살아가는 공동성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연합적인 흐름이 큰 힘을 발휘하게 되지 않나.
김종관: 우리가 어떤 면의 내용적으로 공감을 느끼는 부분도 있고, 그런 게 아니더라도 사실은 사슬처럼 묶여있는 관계라는 생각이 든다. 요즘 트위터를 좀 하는데 여기에서 영화를 통해 만난 관객들이 있다. 어떤 영화를 본 사람들이 다른 영화들로 전파되어가는 것들을 본다. 그런 게 긍정적인 기운이라 본다. 아쉬운 건, 우리가 만든 영화들의 스태프나 배우들 다 사실은 노개런티로 찍은 거다. 그런데 계속 이렇게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좋은 영화들이 많아져서 관객들을 조금씩 늘리는 것도 중요하고, 감독과 마찬가지로 극장들도 투자사도 각자의 분야에서 꾸준히 하면서 브랜드로서 키워지면 작은 영화들의 네트워크를 생성할 수 있기 때문에 좋아질 수 있으리라 본다.
민용근: 영화를 하면서 조금씩 다른 감독님들도 알게 된다. 적극적인 행동이 아니더라도 같은 시대를 살면서 영화를 만든다는 연대가 영화를 만드는 큰 동력이 되는 것 같다. 인디 밴드의 경우 합동 공연 같은 것을 하기에 보다 용이한데, 영화도 이런 연합이 필요하다. 또한 영화만이 아니라, 음악, 문학 미술 등 다른 예술과의 공감대의 지평을 넓히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김동주: 감독들의 성향은 다들 개인적이다. 사실은 그것들을 존중해 줘야 된다. 하지만, 감독들도 결국에는 어느 정도의 프로듀서 마인드를 가져야 된다. 감독들이 스스로 서로 공유하려고,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려고 노력하면서, 나중에는 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관계가 형성되면 좋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나중에는 자연스러운 하나의 단체나 흐름이 나올 수 있지 않겠나 싶다.

김성욱: 극장을 하는 입장에서도 시대적인 트렌드, 젊은이들의 어떤 특정한 것들에 대해 관객들과의 접점을 만들어나가는 방식의 전략을 짜게 되지만, 동시에 또 흥행 강박이 되진 말자는 생각을 한다. 키아로스타미는 문화 활동이나 예술 활동을 지원하는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영화를 둘러싼 환경에 대한 마인드가 없기 때문에 영화계가 어려움에 빠져있다고 말했었다. 그러므로 영화의 진가를 아는 사람들이 스스로 자립을 해야 한다. 자립에 대한 것이나 지속적인 영화 만들기에 대한 고민이나 모델들이 있다면 마지막으로 듣고 싶다.
정호현: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있고 선택한 매체가 영화다. 다큐멘터리에서 가장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만나는 사람들과 발생하는 완전한 현실에서 나타날 수 있는 것에 대한 재미를 느낀다.
이응일: 영화를 업으로 삼는 사람으로서 재미있고 훌륭한 이야기가 뭘까, 영화란 무엇인가, 영화는 어디에 쓸모가 있는가, 늘 고민한다. 관객들이 영화를 보고 자신의 삶에 대한 느낌을 얻어 가게 하는 것. 그게 영화의 기능이고 영화인의 사명이 아닐까 생각한다. 거기에 각자의 전략을 만들어내야 한다.
민용근: 생계적인 전략도 중요하다. 그게 곧 작가적인 전략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한다. 영화를 하면서 먹고 살 수 있는 것들에 대해 고민이 많이 필요하다. 영화라는 매체가 있을 뿐이지 자기 마음을 표현하고 싶어 무언가를 만드는 건 다 비슷한 것 같다. 꼭 영화에서만 국한 짓지 않고 생활도 놓치지 않는 환경들을 꾸준히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종관: 이야기를 할 때, 항상 나만 보면서 이야기를 하면 주제는 쉽게 메마를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나랑 타자의 관계 속에서 나를 찾거나, 다른 세계 안에서 내 안의 것들을 끄집어내서 그 관계들에서 주제를 찾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그리고 영화를 하면서 어떻게 늙어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항상 있다.
김동주: 창작을 할 때 자기만의 색깔을 가진 영화를 만들수록 대중성이나 흥행성이랑 멀어지기 때문에, 먹고사는 문제랑 연관이 늘 된다. 창작의 고통을 알지만, 또한 이루 말할 수 없는 기쁨을 알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영화를 만들 것이다. 다음 작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만든다는 생각이다. 흥행이나 생계를 위해 영화를 선택하지 않고 오로지 하고 싶은 대상으로만 영화를 대하겠다는 생각을 한다. (정리: 박영석 시네마테크 관객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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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토크] 김동주 감독의 ‘빗자루, 금붕어 되다’

지난 4월 2일, <빗자루, 금붕어 되다>의 상영 후 영화를 연출한 김동주 감독과의 시네토크가 이어졌다. 이날 김동주 감독은 영화만큼이나 진지한 자세로, 영화를 연출할 때 했던 스타일적 고민들과 감독으로서의 소신에 대해 깊이 있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 현장의 일부를 여기에 옮긴다.


김성욱(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램 디렉터): 이런 영화는 설명이 필요할 것 같기도 하고, 본 사람들이 느끼는 바에 따라 영화가 달리 이해될 것 같기도 하다. 굉장히 독특한 영화다. 서로 다른 것들이 결합되어 있는 방식이 흥미롭다. 초현실주의의 데페이즈망처럼 하나가 다른 하나를 치환한다던가, 이질적인 것들이 결합하는 느낌이 든다. 처음에 영화를 구상할 때 어떤 지점을 생각했는지 궁금하다.
김동주(영화감독): 고등학교 동기가 고시원을 오픈했다고 해서 찾아가 본 적이 있다. 사오년 전 일이다. 신림동 지역은 아니고 도심지에 있는 곳이었다. 고시원이라는 곳에 대해서 어렴풋이 알고는 있었지만, 직접 보고 느끼고 이야기를 들으면서 고시원에 대한 영화를 하면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한국에는 고시원이 매우 많고, 많은 사람들이 여기에서 살고 있다. 이를 통해 한국사회의 자본주의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그리고 싶었다. 공간이 주는 어떤 느낌, 영감 같은 게 있었다. 스타일 측면에서 욕심이 있어서, 공간에 대해서 실험적인 시도를 해보려 했다.

김성욱:
영화감독 중에는 영화 속에 카메라가 비추는 세계만 존재한다고 믿는 사람과 외부적인 세계의 여지를 남겨놓는 감독들이 있다. 김동주 감독의 경우는 스타일적으로만 보면 전자인 것 같다. 고정된 카메라에 의해서만 비춰지고 화면 안의 세계만이 존재하며, 그 바깥의 영역이 어떻게 존재할 것인지는 알 수가 없다. 고시원이라는 닫힌 공간의 특성도 있지만, 카메라가 공간을 비추는 방식 자체가 닫힌 체계를 가지고 있다.
김동주: 일단은 주인공이 살아가는 일상의 범위가 굉장히 단순한 것에 착상을 맞췄다. 사람이 극도로 궁핍하다 보면 행동반경이 굉장히 단조롭고 한계가 있지 않나. 시나리오를 쓸 때 고시원에서 잠깐 살아봤는데, 거기 분들하고 이야기하면서 그런 걸 느꼈다. 이 사람의 일상의 범위를 공간적으로 함축하고 단순화해서 반복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다. 핸드헬드를 사용해서 공간을 자유롭고 열린 상태로 표현할 수도 있었지만, 이 사람의 내면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모든 곳에 초점이 맞는 공간의 느낌과 편집되지 않은 실제시간을 보여주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카메라가 고정되어 한 번도 움직이지 않은 것은 끝까지 그 스타일대로 해보자는 원칙을 정해서 밀고 나가본 것이다. 카메라 앵글을 아이레벨 보다는 약간 틀었는데, 이런 느낌이 뭔가 좀 신선하고 주관적인 느낌으로 다가오면서 관객들로 하여금 무언가를 불러일으키는 것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김성욱:
카메라가 고정되어 저 멀리 있는 배경까지 왜곡된 화면에 담겨지는데, 소리의 거리감은 거의 없다. 모니터를 흥정하는 장면을 보면 인물들이 후경으로 움직였지만, 소리의 크기는 차이가 없다.
김동주: 소리도 거리에 따라 조절할 수도 있었는데, 그렇게 되면 이 영화의 기본적인 내러티브 정보를 줄 수 없다는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그런 선택을 했다. 중요한 장면이 시각적으로 멀리 있는 것만도 모호한데 소리까지 작으면 너무 정보가 없고 모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소한의 정보를 주기 위해서 소리를 잘 들리도록 담아냈다.

김성욱: 이 영화에서 다른 장면들은 컷과 컷이 직접 연결되는데, 여자를 골목에서 벽돌로 때리는 순간과 산에서 시체를 묻는 장면에서는 페이드 아웃을 사용했다. 그리고 살인 이전과 이후의 표현 방식이 달라졌다는 느낌이 든다. 여자를 죽인 후의 에피소드는 환상 같기도 하다.
김동주: 살인사건까지는 우리가 보는 일반적인 영화의 리듬을 따라서 전개가 되는데, 살인사건 이후는 갑자기 시간적 비약을 하는 등의 변화를 줬다. 그 다음부터는 주인공의 내면과 심리, 욕망에 더 무게를 두고 싶었다. 카메라도 변화를 주는 게 어떨까도 생각했는데 그렇게 되면 영화가 너무 구분되는 것 같아 그냥 카메라랑 시점이나 숏의 느낌은 그대로 가면서 인물의 내면으로 좀 들어가 보자고 했다.

관객1: 장필은 사회 속에 매몰된 수동적인 사람 같지만, 사실은 굉장히 능동적이라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연히 얻은 돈으로 여자를 사서 성욕을 해결한다거나. 자위한 정액을 물고기에게 준다거나.
김동주: 사실 장필은 수동적으로 돈 없이 사는 사람이며, 그 주인공을 쫒아가 보자는 설정이다. 우발적인 살인이라는 게 흔히 일어나는 사건은 아니다. 그것은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그 이후에 굉장히 그 사람의 내면을 집중적으로 보여주고자 하는 생각으로 설정한 것이다. 사실적인 것 보단 좀 더 독특하고 일관성에서 벗어나는 심리적인 측면에 집중하고자 했다.

관객2:
장필은 초반부터 계속 약탈을 당하는 입장이다. 모니터 사기를 당하는 등 막다른 길목까지 갔을 때, 처음으로 다른 사람의 것을 의도적으로 약탈한다. 단순히 우발적인 적의에 의해서만 했다기보다는 그 여자의 지갑 속의 돈도 작용했다고 봤다. 그 붉은 지갑이 이후로도 모텔에서 여성이 볼 때와 차에서 몰래 훔칠 때 다시 나온다. 그리고 마지막에 같은 골목에서 다시 그 지갑을 약탈당한다. 그 지갑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셨는지?
김동주: 사실은 그 보다 앞에서 목각을 사는 여자 장면에서도 그 지갑을 썼다. 여성도 같은 인물로 하고. 이를 통해 지갑이 흘러가는 순환의 구조, 변해가는 것들을 보여주려 했다. 정상적으로 인간적인 측면이 배제된 거래 관계의 지갑과 그 지갑이 스스로 뺏고 뺏기는 과정, 다양한 돈의 흐름을 그 지갑을 통해서 좀 인상적으로 보여지길 바랐다. 여성 캐릭터들을 같은 배우가 맡았는데, 그 여성이 다양한 역할을 함으로 인해 영화에 색다른 측면이 드러날 수도 있다 생각했다.

김성욱: 있는 걸 있는 그대로 재현하는 영화라기보다는, 어떤 예술 작가의 구상에 따라서 배치된 작품으로 보는 게 좋을 것 같다. 이 남자에게 모든 여자는 결국 하나인 게 아닌가 싶다. 주관적인 느낌이지만, 카메라에 의해 비춰지는 것들은 모두 현실성을 갖는다. 영화 장면이 시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개별적인 장면들이 서로 이질적인 시적 언어로 치환되고 대치되고, 반복과 대구와 치환의 느낌이 있다. 시나리오 단계에서도 이런 식의 구성과 설정을 하셨는지, 촬영을 하면서 변경된 부분이 있는지?
김동주: 90% 이상은 시나리오 단계에서 결정했다. 미리 설정하지 않았던 것은 여성과 골목을 동일 인물과 공간으로 하지 않았던 정도다. 이 영화에는 찍어 놓고 안 쓴 컷이 하나 밖에 없다. 편집도 거의 할 일이 없이 그냥 붙여놓으면 끝이었다. 아주 효율적으로 작업했다. 워낙 저예산이기도 했고 직접 제작도 하다보니까 효율적이고 치밀하게 하기 위해 미리 생각을 많이 했다.

관객3:
길거리에서 목각 공예품을 팔다가 여자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장면에서 장필 안에서 약간의 파토스가 생겨났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 여성에게 품었던 파토스가 다른 여성에게 분출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 다시 모니터가 등장하는 장면하고, 여성에게 화장을 하는 장면들이, 살인 사건을 꿈이나 환상처럼 만들어버리는 느낌이 들었다.
김동주: 영화를 많이 보신 관객인 거 같다. 창작은 이론과 논리를 가지고 끼워 맞출 수가 없는 부분이 많다. 창작자들이 영감을 떠올리기 위해 많은 경험도 하고 고민도 하는데, 사실 내가 갖고 있는 경험과 느낌들, 의식적으로나 무의식적으로 가지고 있는 것들이 표현된 것이다. 특정 의도대로 해석되기를 바라는 부분도 있지만, 세상에는 실제로 모호한 것들이 많고 무의식적으로 나온 부분들도 많기 때문에, 관객이 다른 방식으로 받아들인다면 다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김성욱: 영화가 기본적으로는 사실적이지만, 매우 비현실적인 부분도 있어서 애매한 느낌을 준다. 상징적인 느낌 같기도 하고. 돈의 순환이 강탈이든 대가에 따른 지불이든,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이어진다면, 하나의 사건이 개별적으로 머물 수 없고 모두 연루되는 것인데, 그것이 갖는 사회적 공범의식 같은 게 있는 것 같다. 반면 가장 인간적인 접촉을 이뤄내는 것은 TV, 냉장고 산다고 돌아다니는 할아버지와 장필의 유대가 아니었나 싶다. 장필의 안위를 걱정하듯 고시원 앞을 내다보다 가는 장면이 인상에 남는다.
김동주: 장필의 인간적인 면도 보이고 싶었다. 폐지도 모아보고 모니터도 가져가고 어떤 미안한 마음도 있는 거다. 윤리적인 측면에서 접근하고 싶었다. 영화가 어둡고 싸늘한 구석이 있지만, 그래도 소극적이라도 희망이라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다.


김성욱: 이 영화는 다루는 내용과 표현하는 방식에 있어 독특한 결합을 이뤄내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장면의 수도 제한되어 있는데, 각각의 개별적 장면이 밀도 있고 정확하게 배치돼 있어서 영화 전체적인 이야기를 이해하기가 오히려 더 어려워진다. 앞으로의 작업에 있어서도 이런 스타일들이 지속이 될 지, 내용과 주제에 따라 다른 스타일을 생각하고 있는 것이 있는지 궁금하다.
김동주: 이야기를 잘 풀어가기 위해 카메라와 모든 소도구 음향 등이 구축되는 것이 아니라, 언어로 표현하지 못할 영상 고유의 언어 자체에 대해 흥미를 갖고 집중을 하고자 한다. 재밌는 이야기도 하고 싶긴 하지만, 그 보다는 우리 안의 고민, 인간적인 문제점, 사회의 문제점에 대한 이야기를 더 하고 싶다. (정리: 박영석 시네마테크 관객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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