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릴레이 칼럼 8 | 극장이야기 - 뉴욕의 로즈메리 극장 그러니까 지금의 뉴욕은 그때의 뉴욕이 아니다. 25년 전의 얘기다. 카메라를 메고 사냥꾼처럼 맨해튼의 거리를 킁킁거리며 돌아다니던 때, 유독 나를 사로잡았던 장소가 있었다. 카날 스트릿을 중심으로 로어 맨해튼에 펼쳐진 중국 본토 이민자들의 거주지, 차이나타운. 그곳은 센트럴파크를 중심으로 유명한 뮤지엄들이 자리 잡은 어퍼 맨해튼과는 냄새부터 달랐다. 지하철역 계단을 올라오면 매운 양념으로 철판에 볶은 숙주와 국수 냄새, 협심당파 똘마니 같은 사내들이 뿜어내는 담배 냄새, 팔딱팔딱 생선가게 바닥에서 뛰어오르는 물고기들의 바다 냄새, 만두가게 찜통에서 연신 뿜어내는 증기 냄새, 한때는 1,000명도 넘게 살았다는 작고 오래된 건물의 벽돌 냄새, 젖은 신문지 쪼가리와 검은 흙탕물이 군데군데 고여있던 길바닥 냄.. 더보기
아카세가와 겐피이 『침묵의 다도, 무언의 전위』& 미야자키 하야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Poster& 종로3가에서 밥 먹기 4. Image Book : 아카세가와 겐피이 『침묵의 다도, 무언의 전위』(안그라픽스) 『침묵의 다도, 무언의 전위』 아카세가와 겐피이, 안그라픽스, 2020 후방을 돌아보아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때 전방을 주목할 수 밖에 없고, 그래서 예술에도 전위라는 것이 있다. 낡은 것을 부수고 새로운 것을 창출하는 것이 그 역할이다. 주변은 모두 낡은 것이니 그것을 파괴하면 즉시 새로운 것이 나타날 것이다. 전위예술가 아카세가와 겐페이는 『침묵의 다도, 무언의 힘』에서 이런 설명을 다른 식으로 고쳐쓴다. 원래 예술이라 불리는 것들이 일상 생활에 존재했는데, 근대에 들어서 사람들이 일상 생활에서 예술을 추출했고, 예술이라는 개념이 사람들의 머리 위에 등장한다. 그때에 예술이라는 개념을 다시 일상으로 되돌리려 전위예.. 더보기
종로 라커스(Rockers) 종로 라커스(Rockers) 서울 종로구 삼일대로 390-1 1.간략한 공간 및 본인소개를 해주세요 라커스(Rockers)는 1999년 6월에 오픈한 종로의 Rock Bar입니다. 로큰롤과 블루스, 소울 등의 음악을 틀고 있습니다. 개업 때부터 60년대와 70년대의 음악 정서가 이 가게의 분위기였고 지금도 같은 이미지를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손님들도 그런 분위기 때문에 이곳을 찾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2. 처음 극장에서 본 영화, 기억나는 영화적 체험은? 아주 어릴 때 어린이날에 아버지를 따라 극장에 가서 무슨 공룡이 나오는 영화를 봤다고 들었는데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제가 말할 수 있는 처음 극장에서 본 영화는 성룡의 입니다. 초등학생 관람불가였지만 워낙 관객이 많았기 때문에 형과 형의 친.. 더보기
11월의 레터 오늘부터 서울아트시네마는 전국예술영화관협회와 공동기획으로 “Save Our Cinema -우리 영화의 얼굴”을 시작합니다. 예술영화, 독립영화 상영의 활성화를 위한 행사로 서울아트시네마에서는 네 명의 평론가가 선택한 네 편의 한국 독립영화 상영과 강연이 진행되고, 시네마테크 아카이브 작품인 에릭 로메르의 영화 네 편이 상영됩니다. 에릭 로메르의 영화는 판권 기한이 올해까지이기에 아마도 당분간 마지막 상영이 될 수도 있습니다. 올해 탄생 백주년을 기념한 상영도 진행했지만, 여전히 에릭 로메르의 영화가 소수의 영화 애호가 서클을 넘어서 충분히 전달됐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로메르란 이름 뒤에서 자신을 드러내지 않았던 또 다른 로메르는 영화 작업 외에도 이론적 성찰, 열린 교육학으로서 영화를 통한 교육 활동.. 더보기
조르주 페렉 『공간의 종류들』& 프랑수아 트뤼포 <400번의 구타>poster& 종로3가에서 밥 먹기 3. Image Book : 조르주 페렉 『공간의 종류들』(문학동네) 조르주 페렉 저/김호영 역 | 문학동네 (2019)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집에 있거나 주변을 산책하는 시간들이 많아지면서 무료한 시간들은 늘고 평소라면 눈에 잘 들어지 않는 사물들에 눈길이 머물곤 한다. 무질서하게 놓인 책상위의 물건들, 책장 사이에 끼워둔 작은 엽서들, 혹은 집 앞의 이를모를 꽃들과 언덕으로 오르는 골목길들, 집 뒤의 서달산으로 향하는 산책로와 그곳 주변을 별일 없이 돌아다니는 일들. 이런 시간의 활용은 반복적이며 평범해서 쉽게 기억에서 사라지는 것들이다. 하지만, 개인의 삶에서 멈출 수 없을 정도의 본질적인 것이기도 하다. 덧없음과 근원성. 사람은 필수적인 것들만을 하지는 않고, 그런 식으로 삶이 지속되는 것도 아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