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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전/한국영화, 새로운 작가 전략

새로운 작가 전략


새로운 영화는 새로운 전략을 필요로 합니다. 프랑수아 트뤼포는 무인도에서도 영화를 만들 감독들이 있다고 말했지만, 사실 거의 모든 감독들은 대중들이 자신의 영화를 보아줄 것이라 생각하며 영화를 만듭니다. 그러나 영화를 만드는 사람과 보는 사람 사이에는 거리가 있습니다. 이 거리를 좁히기 위해 감독들은 새로운 장치들과 전략들을 고안합니다. 관객들에게 영화가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는가를 예상하고 그것에 변화를 주기 위해 히치콕은 관객들의 정서적 참여를 증진시키는 서스펜스를 구상했고, 파스빈더는 동일시와 거리두기의 새로운 전략을 멜로드라마에서 찾았습니다. 로셀리니와 고다르는 그들 각자의 교육학을 구상했고 어떤 이는 정치적, 이념적 관점을 영화에 부여하기도 했습니다.
 
3월의 서울아트시네마에서는 최근에 개봉한 새로운 한국영화들을 소개하는 행사가 있습니다. 이 영화들은 모두 그들 각자의 데뷔작이기도 합니다. 이 행사는 단지 영화를 보여주는 것만은 아니고, 무언가의 질문을 만들어내기 위한 것입니다. 묻고 싶은 것은 이러한 작가들이 영화의 지배적인 제도성에 어떤 방식으로 거리를 취하면서 동시에 새롭게 관객의 기대에 어떻게 접근하고 있는가, 입니다. 즉, ‘새로운 작가 전략’을 살펴보려는 것입니다. 그것이 의도된 것이던 그렇지 않든 간에 지금에 있어서 영화는 새로운 전략을 필요로 합니다. 물론, 작가들의 전략만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보는 이들 또한 적극적인 전략이 필요합니다. 어떤 영화를 보는가, 어떤 영화를 새롭게 확인하고 가치를 부여하는가는 고스란히 관객의 몫이기 때문입니다. 영화 상영과 더불어 진행되는 관객과의 대화와 두 차례 진행되는 포럼은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변을 찾아보려는 기회입니다.


이제 더 이상 자국에서 영화를 만들지 못하는 압바스 키아로스타미는 현재의 영화를 둘러싼 위기적 상황이 글로벌한 문제라며, 어디에서나 문화 활동에의 예산이 줄고 문화인이 아닌 사람들이 예산에 대한 결정권을 잡고 있기에 영화계가 어중간한 상황에 놓여있다고 말합니다. 키아로스타미는 그럼에도 영화인이 자립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인디펜던트 영화 제작자들이 새로운 방법으로 영화를 만들고, 영화의 진가를 알고 있는 사람들이 스스로 영화를 지켜내지 않으면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주류 영화가 점점 심심한 작품들을 내놓고 있는 이 상황은 반대로 새로운 영화를 만들고, 새로운 관객과의 만남을 이뤄낼 수 있는 호기이기도 합니다. (글: 김성욱 _ 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램 디렉터)

■ 작가를 만나다: 포럼

포럼1: 3월 26일(토) 19:00
'한국영화, 새로운 작가 전략의 돌파구를 찾다'
패널: 김동주, 김종관, 민용근, 이응일, 윤성현 장철수, 정호현

포럼2: 3월 27일(일) 16:30
'지속 가능한 영화 제작에의 질문’
패널: 김기훈, 박진성, 백승화, 신수원, 오영두, 장건재, 홍영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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