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 Book : 다니구치 지로 『산책』(이숲)

한국어로 번역되어 출간된지 이미 5년이 지난 책이지만, 코로나 시대가 되면서 다시 꺼내본 책 중의 하나가 다니구치 지로의  『산책』이다. 사람사는 세상, 어디나 그 비슷한 감정들이 통하는 것인지, 일본에서는 지난 8월에 원작 전편을 수록한 이 책의 “완전판”이 새로 출간되었다. 코로나를 계기로 산책에 새롭게 눈을 뜬 사람들에게 추천한다는 소개도 있었다. 올해 초 4월, NHK에 드라마화 된 것이 아마도 재출간의 원래 이유이긴 할터인데, 그 이유야 어떻든, 작가 다니구치 지로가 90년에 처음 이 연재 만화를 시작할 때 가졌던 생각은 여전히 지금도 유효할 것이다.

그는 시시한 일상의 사소한 일로 보이는 것도 자세하고 깊이 관찰하다 보면 거기서 하나의 이야기가 떠오르는데, 그 이야기를 포착해서 한 편의 만화로 표현한 것이 이 책이라 말한다. 그는 심지어 인간이나 동물이 원래 조용한 생명체로, 그러므로 인간은 은밀하게 살아감으로써 자신을 지켜왔다고 생각한다. 그 은밀한 행위 중의 하나가 걷는 일이다. 한글 제목은 ‘산책’이지만 원제목은 ‘걷는 사람’인데, 이런 걷는 사람의 눈에 비친 희미한 풍경들에 관한 만화, 혹은 만화 자체가 걷는 행위가 되는 책에 관한 아이디어는 오즈 야스지로의 영화에서 얻었다고 한다. 일본에서 출간된 완전판은 B5 사이즈로, 이 책의 무대인 도쿄도 키요세시에서 마찬가지로 어릴 때부터 이십대까지 살았던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기고문이 수록되어 있다. (김성욱)

 

Poster : 벽에 붙이고 싶은 포스터 고르기 2.

키라 무라토바 <Passions>(1994)

예술은 금지에서 태어난다.”

우크라이나 영화감독 키라 무라토바(1934~2018)는 세계 영화사에서 가장 강렬하고 독특한 작품을 선보인 감독으로 손꼽힌다.  2019년 10월,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진행되었던 “야성적 순수: 키라 무라토바 회고전”에서 상영 되지 못했던  <Passions>(1994)은 해변 작은 마을 배경의 두 경마 기수와 두 여인의 연애를 그린 펠리니 풍의 작품이다. 

 

 

Lunch : 극장 직원의 극장 일기 - 종로3가에서 밥 먹기 2. 


땅콩빵

종로3가에는 포장마차가 많다. 이곳 거리를 돌아다니면 떡볶이, 오뎅에서 닭꼬치, 군밤까지 다양한 음식들을 만날 수 있는데 이중 땅콩빵을 파는 포장마차도 있다. 흰머리의 할머니가 혼자 운영하는 곳이고 한봉지에 딱 2,000원이다. 코로나가 심해졌을 때는 포장마차를 치워서 살짝 허전했는데 다행히 얼마전부터 다시 장사를 시작하셨다. 

나는 어릴 때의 기억을 따라 지금도 ‘땅콩빵’이라고 부르지만 포장마차 간판에는 ‘땅콩과자’라고 적혀 있다. 실제로 먹어보면 부드러운 빵이 아니라 겉이 바삭한 과자의 식감에 가깝다. 조금 아쉽지만 이건 이것대로 먹는 맛이 있다. 빵이든 과자든, 이거 한봉지로 배가 차지는 않는다. 하지만 종종 식사 시간이 애매할 때 가볍게 허기를 달래기엔 나쁘지 않다(때로는 식욕이 더 살아나는 부작용도 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직접 갓 만든 음식이니 편의점 음식보다는 훨씬 사먹는 재미가 있고, 땅콩까지 들어있기 때문에 건강에도 도움이 될 거라는 막연한 믿음이 있다. 이 가게는 없어지지 않고 오래 가면 좋겠다.(김보년)

 

Posted by seoul art cinema Hul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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