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 Book : 장 루이 셰페르 『영화를 보러 다니는 평범한 남자』(이모션 북스)

장 루이 셰페르의 『영화를 보러 다니는 평범한 남자』(이모션 북스)가 최근 번역출간되었다. 1980년에 첫 출간된 책이니, 근 40년만의 번역이다. 이런 시대에 축복같은 책이다! 당시 영화비평지 《카이에 뒤 시네마》가 당대의 사상가, 비평가들에게 영화에 대한 글을 쓰게 한다는 취지에서 기획한 책 중의 하나로, 기호학과 정신분석학, 텍스트 분석이 과도하게 지배하던 70년대 이론의 시기를 거친 후에 새롭게 영화에 대한 논의를 확장시키기 위한 기획의 일환에서 나왔다. 1980년대는 영화와 영화비평의 ‘종말’이 떠돌던 시대로, 셰페르의 책은 그런 비관적 생각을 넘어서서 영화예술과 사유 사이의 관계가 여전히 상호적인 충격, 떨림, 영향에 있어서 풍부하다는 사실을 보여준 동시대 출간된 몇 권의 책들과 궤적을 같이 한다. 이를테면, 롤랑 바르트의 <카메라 루시다>(80), 클로드 올리에의 <추억의 스크린>(81), 장 루이 뢰트라의 <노스페라투>(81), 노엘 버치의 <먼 곳의 관찰자>(82), 파스칼 보니처의 <비가시 영역>(82), 그리고 질 들뢰즈의 <시네마>(83)가 그러한 책들이다. 

셰페르의 책은 비범한 텍스트 분석의 영화 이론서는 아니다. 차라리, 영화에 매료되어 영화를 보는 것이 일상적 삶에서 적지 않은 자리를 차지한 한 미술 이론가가 필름의 기억을 더듬어가며 잃어버린 시간을 찾는 회상의 책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그리하여, 40년전의 책이지만 셰페르의 책은 여전히 영화관을 찾는 평범한 이들에게, 하지만 이제는 그들이 극장을 찾는 일이 더 이상 평범하고 일상적인 것이 아닌 이 특별한 시대에 더 유의미하게 다가온다. 이 책은 영화(관)의 밤이라는 시간에서 깨닫게 되는 세계의 출현과 사라짐, 필름에 속하는 무언가를 관찰하는 것만이 아닌, 관객(나)자신의 기억을 되돌아보게 하는 미문의 시간 경험, 기억 경험에 대해 재고할 풍요로운 시간을 우리들에게 허락한다.(김성욱)

 

Poster : 벽에 붙이고 싶은 포스터 고르기 1.

장 뤽 고다르 <결혼한 여자>(1964)

핀터레스트 어플로 여행을 하다보면 내 방 벽에 붙여놓고 싶은 포스터를 종종 발견한다. 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램 포스터도 마찬가지지만 기한을 놓치면 어떤 포스터는 더 이상 종이로 가질 수가 없다. 나는 고다르의 <결혼한 여자>를 보지 못했다. 이 포스터 때문에 <결혼한 여자>의 다른 포스터들도 찾아 보았는데 역시나 손과 발에 집중한 포스터가 많았다. 고다르가 직접 나레이션을 맡은 이 영화는 프랑수아 트뤼포 <부드러운 살결>(1964)의 인물 관계를 참고했다고 한다. (극장 직원 Y)

 

Lunch : 극장 직원의 극장 일기 - 종로3가에서 밥 먹기 1. 

코끼리 우동

극장에서 1분 거리에 있는 아주 작은 분식집이다. 라면, 김밥, 우동, 비빔밥 등 메뉴 구성은 평범하지만 만두는 조금 특별하다. 공장에서 받아오는 만두가 아니라 사장님 내외분이 직접 만드시는 만두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엄청 특별한 맛은 아니지만 그냥 ‘수제 만두’라는 느낌이 좋아서 종종 간단하게 끼니를 때우고 싶을 때 만두만 먹고 오기도 한다.

그리고 작은 브라운관 TV로 뉴스나 ‘생생정보통’ 같은 프로그램을 항상 틀어 놓고 있어서 머리가 복잡할 때 음식 기다리며 멍하니 쉬기도 좋다. 특히 ‘생생정보통’, ‘세상에 이런 일이’ 류의 프로그램은 아무 생각 없이 보고 있으면 여러 복잡한 생각이 어느 정도 저절로 정리가 된다. 서빙을 보는 아저씨도 적당히 친절하시고 적당히 무뚝뚝하셔서 부담 없이 가기 좋고,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코끼리 우동’이란 이름이 좀 귀엽다고 생각한다. (김보년)

 

Posted by seoul art cinema Hul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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