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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전/시네마테크 포르투갈 특별전

낯선 포르투갈 영화들에 대한 짧은 안내-<움직이는 삶 Mudar de Vida>

[시네마테크 포르투갈 특별전]


낯선 포르투갈 영화들에 대한 짧은 안내


이번 “시네마테크 포르투갈 특별전”에서 만나볼 수 있는 영화들은 모두 많이 알려지지 않았거나, 알려졌다 하더라도 쉽게 보기 힘들었던 작품들이다. 이 영화들 앞에서 관객들이 느낄 약간의 막막함과 당혹감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 각 영화들에 대한 짧은 소개를 싣는다.





<움직이는 삶 Mudar de Vida> - 파울로 로샤, 1966


파울로 로샤의 두 번째 장편 <움직이는 삶>은 푸라도루의 어촌마을의 힘겨운 삶을 담고 있다.  루키노 비스콘티의 <흔들리는 대지>(1948), 혹은 아녜스 바르다의 <라 푸엥트 쿠르트로의 여행>(1954)를 떠올리게 하는 이 작품은 실제 어촌마을 사람들의 삶을 사실적으로 그린 다큐멘터리 화면에 앙골라 전쟁에서 돌아온 아데리노라는 한 인물의 이야기를 뒤섞고 있다. 사실적인 장면들에 꿈 같고 미스터리한 풍경들이 결합되어 있다. 주인공 아데리노는 전쟁에서 겪은 상처로 더 이상 현실의 삶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다. 과거 사랑했던 여인이 동생과 결혼했다는 사실에 비통해하던 아데리노는 직물공장에서 일하는 알베르티나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야성적인 그녀는 그의 삶을 변화시키려 한다. 영화는 제목처럼 ‘삶의 변화’, 즉 주인공이 좌절을 거쳐 인생을 재출발할 때까지의 궤적을 그린다. 어촌마을 사람들의 조업의 과정, 일상적 노동, 원환을 그리며 춤추고 노래하는 모습들이 인류학적 보고서처럼 기록되어 있는데, 배가 출항하는 모습과 어민들이 파도와 싸우는 장관이 특별히 기억할 만하다.


포르투갈 기타리스트 카를로스 페레데스Carlos Paredes의 연주가 이 영화의 멜랑콜리한 정서를 반영하고 있다. 전작 <녹색의 해>에 출연한 이사벨 루스가 또 한 번 영화의 주역 알베르티나를 연기한다. 발레리나 출신의 이사벨 루스는 연극을 거쳐 로샤의 영화에 출연해 과거의 삶에서 벗어나려 노력하는 신여성의 상을 매혹적으로 보여준다. 그녀는 이후 올리베이라의 영화, 그리고 페드로 코스타의 <뼈>에도 출연했다. 영화의 시나리오를 쓴 안토니우 레이스, 마르가리다 코르데이루는 파울로 로샤와 올리베이라의 <봄의 제전>에서 함께 조감독을 했다. 안토니우 레이스와 마르가리다 코르데이루는 나중에 비전문배우를 기용해 <트라스-우스-몽투스>를 만들었다. 페드로 코스타는 이들의 영화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글ㅣ 김성욱(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램디렉터)


<움직이는 삶> Mudar de Vida / Change One’s Life 상영일정

- 9. 19(토) 13:00

- 9. 24(목) 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