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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수아 트뤼포

[Review] 프랑수아 트뤼포의 '쥴 앤 짐' - 윤리란 발명이며 창조다 지난여름, 『분노하라』는 한 프랑스 노투사의 짧은 외침이 담긴 책이 한국에 출간되면서 큰 호응을 불러일으켰다. 단 몇 십 페이지에 불과한 소책자가 프랑스에서만 60만부가 넘게 팔리며 화제가 되었는데, 레지스탕스 정신의 현대적 부활을 요구하는 이 책에서 저자(스테판 에셀)는 흥미롭게도 트뤼포의 영화 에 대해 주목할 만한 이야기를 털어 놓는다. 세 살 때 그의 어머니(엘렌 에셀)가 아버지(프란츠 에셀)의 절친한 친구인 앙리 피에르 로셰(원작 소설 『쥴 앤 짐』의 저자)와 사랑에 빠져 함께 살게 된 경험을 밝히면서 이후 그가 견지하게 된 윤리관을 이렇게 밝힌다. “제 입장에서 어머니가 아버지 아닌 다른 남자와 산다는 것은 거슬리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아버지도 그 사랑에 동의했으니까요. 아버지는 이를 비도덕적인.. 더보기
새로운 작가 전략 새로운 영화는 새로운 전략을 필요로 합니다. 프랑수아 트뤼포는 무인도에서도 영화를 만들 감독들이 있다고 말했지만, 사실 거의 모든 감독들은 대중들이 자신의 영화를 보아줄 것이라 생각하며 영화를 만듭니다. 그러나 영화를 만드는 사람과 보는 사람 사이에는 거리가 있습니다. 이 거리를 좁히기 위해 감독들은 새로운 장치들과 전략들을 고안합니다. 관객들에게 영화가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는가를 예상하고 그것에 변화를 주기 위해 히치콕은 관객들의 정서적 참여를 증진시키는 서스펜스를 구상했고, 파스빈더는 동일시와 거리두기의 새로운 전략을 멜로드라마에서 찾았습니다. 로셀리니와 고다르는 그들 각자의 교육학을 구상했고 어떤 이는 정치적, 이념적 관점을 영화에 부여하기도 했습니다. 3월의 서울아트시네마에서는 최근에 개봉한 새.. 더보기
프랑수아 트뤼포의 여인들 프랑수아 트뤼포는 라는 제목의 영화를 만들었다. 이 제목이 사실 트뤼포 본인에게 해당된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적어도 트뤼포에게 있어서는, "자신이 사랑에 빠진 여배우들을 아름답게 담아내고 싶어서" 영화를 만들었다는 말이 그리 큰 과장은 아니리라. 트뤼포 영화의 여성 캐릭터들이 얼마나 매력적이었던가. 그의 영화를 보다 보면, 여배우들에 대한 감독의 사적인 매혹과 열정, 그리고 사랑이 영화 속에 그대로 드러나면서 영화 자체에 매력과 활력을 부여한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트뤼포가 시네필의 영원한 초상이라 불리며 불러일으키는 낭만은 그 자체로 영화와도 같았던 그의 열정적인 삶과 사랑에서 기원하는 것이다. 그런데 트뤼포가 단순히 여배우들의 외적인 매력에만 이끌렸던 것은 아니다. 가령 트뤼포는 에 출연한 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