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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포드

그대 다시는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리 - 존 포드론 젊은 시절의 존 포드는 양친에게 물려받은 아일랜드인의 뜨거운 피가 자신의 몸에 흐르고 있음을 자각하고 있었다. 비록 미국에서 출생하긴 했지만 존 포드는 대다수 아일랜드계 이민자들이 그러했듯 고향에 대한 사무친 그리움을 지니고 있었다. 스물여섯이 되던 해인 1921년에 존 포드는 오매불망하던 고국 아일랜드를 처음으로 방문할 수 있었다. 당시 영국과의 독립투쟁을 벌이고 있던 탓에 아일랜드는 정치적 긴장상태로 긴박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 예술가에서 그런 사회적 격변은 종종 긍정적인 창작의 열정을 부추기곤 한다. 존 포드는 이 여행에서 민감하게 느꼈던 것들을 나중에 작품을 통해 표현할 기회를 얻게 된다. (41)와 (52), 그리고 (55)과 같은 작품은 고국 아일랜드에 바치는 찬가로 그가 이 시기에 겪었던 체.. 더보기
경계를 다룬 포드 서부극의 원형 [영화읽기] 존 포드의 대륙 횡단철도가 꿈으로만 여겨지던 때. 일리노이주 스피링필드에 사는 꼬마 데비는 여자 친구 미리암과 작별인사를 나눈다. 그는 아버지 브랜던과 함께 철도가 놓일 길을 탐사하는 여정에 오른다. 그러나 인디언의 습격을 받게 되고, 브랜던은 ‘두 개의 손가락’에게 살해당한다. 시간이 흘러 1862년. 링컨은 유니언 퍼시픽, 센트럴 퍼시픽과 계약을 체결한다. 바야흐로 대륙 횡단철도의 시대의 서막을 알리고 있었다. 대작 서부영화 (1924)의 내용이다. 1923년 파라마운트에서 제작한 가 성공을 거두자, 경쟁사였던 폭스도 당시 유행하던 대작 서부영화나 서사적 서부영화를 기획하게 되는데, 그에 적합한 연출자로서 존 포드를 지목했다. 당시 포드는 1921년까지 유니버셜에서 40여 편에 달하는 영.. 더보기
유년시절은 얼마나 아름다웠던가 [영화읽기] 존 포드의 우리는 영화를 보면서 많은 것을 얻는다. 즐거움을 얻기도 하고, 감동에 젖기도 하며, 무언가를 배우기도 한다. 특히 자신의 삶의 가치관이나 기억을 환기시키는 영화는 더욱 특별한 작품으로 남는 경우가 많다. 존 포드의 가장 빼어난 드라마중 하나인 (1941)는 거기에 담긴 감정이 너무도 보편적이고 진실해서, 누구에게라도 그러한 특별한 작품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갖고 있다. 이 영화는 고전적 형식미의 완결성과 전형적인 가족멜로드라마적인 이야기만으로 인간적인 삶의 가치를 그려낸다. 영화는 웨일즈의 한 탄광촌에서 살아가는 모건 가족의 이야기다. 막내인 휴는 자신 인생의 정점에서 유년기의 가족과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회상한다. “나의 계곡은 얼마나 푸르렀던가!”라는 회상. 집안에 위치하던.. 더보기
윌 로저스의 마지막 작별 인사 [영화읽기] 존 포드의 존 포드의 1935년 작 은 미국 남부 미시시피 강을 배경으로 한다. 영화의 주인공 닥터 존(윌 로저스)은 여객선에서 위스키를 만병통치약으로 속여 파는 장사꾼이다. 어느 날 친구들과 합심해서 폐어선을 복구시키고 선장이 되지만, 조카인 듀크(존 맥가이어)가 플리티 벨(앤 셜리)을 구하려다가 살인을 저지르면서 일이 꼬인다. 존은 조카를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다가 본의 아니게 보트 경주에 참여하게 된다. 이 영화는 ‘윌 로저스 삼부작’ 중 마지막 작품이다. 존 포드가 연출을 맡은 (1933), (1934)에 이어, 윌 로저스는 소시민들의 애환을 담아내는 캐릭터를 연기한다. 전반부는 비극적인 이야기지만 포드 특유의 유머러스한 상황설정과 윌 로저스의 순발력이 어우러진 후반부는 밝은 이야기로.. 더보기
“양가성과 인간애를 결코 잃지 않는 매력, 그것이 바로 존 포드다” 김영진 영화평론가의 선택, 존 포드의 시네토크 이번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에서 김영진 영화평론가가 추천한 작품은 존 포드의 로 지난 17일 이 영화에 대해 그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있었다. 이 자리에서 김영진 평론가는 에 한껏 젖어있는 관객들을 보며 ‘나도 여러분이 보시는 그대로만 존 포드를 알고 있다’는 말을 건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영화에 대한 개괄적 설명과 함께 평소 쉽게 접할 수 없는 존 포드 감독에 대한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재미있게 풀어 주었던 시간이었다. 재치와 유머가 한껏 묻어났던 김영진 영화평론가의 시네토크 현장을 이곳에 옮긴다. 김영진(명지대 교수, 영화평론가): 영화 잘 보셨는지 궁금하다. 를 어렸을 때보면서 막 울고 그랬던 기억이 난다. 대책 없이 센치한 영화 같다. (웃음.. 더보기
새로운 질서를 구축하는 미국적 이상 [영화읽기] 존 포드의 앙드레 바쟁은 웨스턴에 관한 그의 글에서 서부의 정복과 소비에트 혁명을 비교한다. 그리고 그와 같은 새로운 질서와 문명의 탄생이라는 역사적 사건에 미학적 차원을 부여한 유일한 언어는 바로 영화였다고 말한다. 웨스턴 장르는 미국(할리우드)이 ‘자신의 역사’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존 포드의 웨스턴 영화들은 미국에 대해 그가 갖는 역사적 비전을 담아내면서 진화했다. 그 중 1939년에 만들어진 는 미국이 독립전쟁을 치르고 있던 식민지시기를 배경으로 개척정신에 뿌리를 둔 미국의 기원을 그렸다. 존 포드의 첫 테크니컬러 영화이기도 한 이 작품은 자연과 풍경, 계절과 날씨의 변화, 빛과 어둠의 변화를 풍부하게 담아내면서, 이를 통해 인물의 감정과 내러티브를 전달한다... 더보기
서부 신화를 흥미롭게 변주한 존 포드의 <아파치 요새> 존 포드의 (1948)는 서부영화에서 특별한 위치를 점하는 영화이다. 서부영화는 기본적으로 충돌과 대립의 영화로 동부와 서부, 문명과 야만, 질서와 무질서, 그리고 선과 악이 치열하게 대립하는 충돌의 장이다. 이러한 구도를 확립한 존 포드의 를 보자. 문제를 가진 공동체가 있고 공동체 바깥에서 서부의 사나이가 홀연히 등장한다. 둘은 충돌을 일으키지만, 결국 주인공의 탁월한 무력과 정의감으로 문제는 해결되고 다시 서부로 떠난다. 이후의 모든 서부영화는 이 서사를 다양하게 변주한 것이라 해도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는 이 공식을 흥미롭게 변주한 영화 중 한 편이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서부영화 속의 명백한 이항적 요소의 대립을 불확실한 것으로 바꿔 놓는다. 단순히 기존의 판단을 바꾸는.. 더보기
이상주의와 숭고한 무법자의 원형적 충돌을 그린 존 포드의 <분노의 포도> 빈곤과 엑소더스 '2010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에서는 새롭게 시네마테크에서 구매한 존 포드의 영화 6편과 작년 '할리우드 고전 컬렉션'으로 이미 구매했던 를 포함 9편의 존 포드 영화가 상영된다. 이 중 는 와 비교해 볼만한 작품으로 빈곤으로 고향을 떠나는 해체되는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다. 사실적이면서 시적인 정취가 느껴지는 그렉 톨랜드의 촬영이 돋보이는 이 영화는 존 스타인벡의 원작 소설을 각색한 것으로도 유명하다.(편집자) 서부극의 거장인 존 포드가 퓰리처상을 받은 존 스타인벡(1902 ~ 1968)의 동명의 소설을 영화화한 것은 사회적 문제보다는 빈곤 때문에 유랑을 떠나야 했던 조드 가족의 운명에 흥미를 느꼈기 때문이었다. 작품의 무대는 1930년대, 미국의 오클라호마의 ‘사풍 지대’라 불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