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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욱

[리뷰] 정의를 지키는데 이유가 어딨어 - 존 스터저스의 <황야의 7인> 리뷰 정의를 지키는데 이유가 어딨어 - 존 스터지스의 지난해 이 톰 크루즈 주연으로 다시 영화화된다는 소식이 있었다. 존 스터지스 감독이 만든 은 구로사와 아키라의 를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무엇보다 율 브리너, 스티브 맥퀸, 제임스 코번, 찰스 브론슨 등의 개성적인 배우들이 출연해 인기를 끌었다. 작품의 성공으로 이후 속편이 세편이나 만들어지기도 했다. 때마침 쿠엔틴 타란티노의 가 개봉하는 즈음에 과거의 서부극과 새롭게 만날 좋은 기회다. 서부극에서 총싸움은 장르의 약속이다. 서부극의 주인공들은 어떤 이유에서든 총을 빼들고 상대와 싸워야 한다.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위해서, 보안관으로서의 사명을 다하기 위해서, 가장을 잃은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 인디언들의 포위를 벗어나기 위해서, 잃어버린 조.. 더보기
[Feature] 죽었다, 그러나 원념 때문에 일어나 칼을 잡는다 마을 어귀. 한 사내가 마을을 떠나기 전 이별주를 마시고 있다. 악사들이 연주를 하고 그가 타고 떠날 백마가 한가로이 꼬리로 파리를 쫓는다. 하얀 옷을 입은 사내는 그를 전송하는 노인과 마지막 술잔을 나누고 자리에서 일어나 말에 올라탄다. 사내는 암살자. 누군가를 죽이러 길을 떠나는 것이다. 물론 살아서 돌아올 생각은 추호도 없다. 드디어 사내가 암살을 할 표적이 있는 도시에 도착한다. 자 이제부터 피가 튀는 혈투가 있으리라 기대를 했는데, 사내는 싸울 생각은 안하고 또다시 악사를 들여 음악을 연주하고, 산해진미를 차려놓고 술타령이다. 함께 영화를 보던 친구는 나의 감언이설에 속았다는 원망의 눈길을 보내면서 “싸우면 깨워라” 하고는 잠을 자기 시작한다. 영화를 보던 아저씨가 “뭔 놈에 무협 영화가 주구장.. 더보기
[영화사 강좌] 아메리칸 뉴 시네마의 현대성 ❷ 로버트 알드리치, 남성적 허세와 유희 ‘2011 시네바캉스 서울’이 한창인 지난 8월 7일 오후 로버트 알드리치 감독의 상영 후 ‘아메리칸 뉴시네마의 현대성’이란 제목의 영화사 강좌 두 번째 시간이 이어졌다. ‘로버트 알드리치, 남성적 허세와 유희’를 주제로 열린 이 날 강좌에 강사는 오승욱 감독이 자리하였고 김성욱 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램 디렉터가 함께 진행하며 흥미로운 대담을 펼쳤다. 다채로운 이야기를 진행은 김성욱 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램 디렉터가 맡았다. 남성 영화에 대한 애호와 에 대한 흥미로운 지점들을 앞 다투어 이야기하며 열띤 대화의 장을 펼친 그 현장의 일부를 여기에 옮긴다. 김성욱(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램 디렉터): 올해 초에도 로버트 알드리치의 영화 을 추천해서 상영했고 도 함께 추천해주셨지.. 더보기
마초 스릴러 영화의 진경 - 로버트 알드리치의 ‘북극의 제왕’ 로버트 알드리치는 반골기질로 똘똘 뭉친 할리우드의 이단아였다. 무엇보다 착상하는 소재부터 남달랐고 선과 악의 경계가 모호한 캐릭터들은 마치 감독의 디렉팅 바깥에 존재하는 것처럼 자유분방하게 행동했다. 그렇게 늘 흥행영화를 만들었음에도 영화에는 불균질한 요소들이 넘쳐났다. 2차 대전 중 무능한 상관을 사살하면서까지 미군 내부의 항명을 다뤘던 (1956), 역시 2차 대전 중 12명의 서로 다른 죄수가 독일군 기지를 습격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1967), 일련의 집단이 핵미사일 기지를 점령하고는 미국이 베트남전에서 저질렀던 비리와 잘못을 인정하도록 요구하는 (1977) 등 그는 철저히 스튜디오에 종속된 상업영화 감독이었음에도 자기만의 확고하고 독특한 비전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처럼 비판적 묘사로 인해.. 더보기
"이 영화는 어네스트 보그나인의 영화다" [시네토크] 오승욱 감독이 추천한 로버트 알드리치의 '북극의 제왕' 지난 15일 저녁, 서울아트시네마는 유쾌한 웃음소리로 가득 찼다. 언제나 영화에 대한 수많은 이야기들을 맛깔나게 들려주는 오승욱 감독이 로버트 알드리치의 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은 것. 더할 나위 없이 화기애애했던 그 현장을 전한다. 김성욱(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램 디렉터): 굉장한 영화를 한 편 보셨다. 이유도 맥락도 알 수 없이, 그저 무임승차하겠다는 사람과 그것을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는 사람이 벌이는 일종의 ‘다이 하드’이다. 이 영화는 역시 이런 분이 소개하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웃음) 오승욱 감독님을 모시겠다. 오승욱(영화감독): 사실 이 영화를 필름으로 본 건 오늘이 처음이고, 중학생인가 고등학생 때 AFKN에서 하는 .. 더보기
좋은 시나리오란 무엇인가? 오승욱 감독 시네클럽 현장중계 지난 1월 29일 오후, 책 냄새와 커피 향기가 함께 어우러진 인사동의 아담한 카페에 하나 둘씩 사람이 모이기 시작했다. 2010년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의 한 프로그램으로 마련한 '시네클럽'의 두 번째 주인공인 오승욱 감독을 만나기 위해서다. 일찌감치 매진된 오승욱 감독의 ‘좋은 시나리오란 무엇인가’란 주제로 이뤄진 이 행사는 그렇게 시작되었고 아쉬움이 남을 정도로 성황리에 . 오 감독은 그 자리에 참석한 30여명의 영화 동아리 학생들과 감독 지망생들의 열기에 압도되어 숨 돌릴 틈도 입을 열었다. 오승욱 감독은 첫 번째 '시네클럽'의 바통을 이어 받기라도 하듯 어떻게 영화를 시작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간단히 언급하며 그만의 독특한 시나리오론을 폈다. "영화가 하고 싶어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