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서울아트시네마

가족의 의미, 삶의 원형을 탐구한 오즈 야스지로의 <동경이야기> 일본이 낳은 세계적인 거장 오즈 야스지로는 가장 일본적인 감독이자 소시민극이라 불리는 독특한 미학적 스타일로 이후 수많은 영화에 영향을 미친 감독이다. 또한 그는 현대사회 속 가족의 의미와 해체에 대해 가장 깊이 천착하고 생각했던 감독으로 거의 모든 영화에서 일관되게 가족을 다룬다. (1953)는 그러한 오즈의 필모그래피 중에서도 잘 알려진 명실상부한 오즈의 대표작으로 내러티브나 스타일 모든 측면에서 그의 전략이 고스란히 농축된 작품이다. 스토리라인은 이보다 더 단순한 이야기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단조롭다. 영화는 시골에 사는 노부부가 오랜만에 자식들과 손자를 보기 위해 동경에 온 여정을 그린다. 하지만 사는 게 바쁜 자식들은 그들의 방문을 귀찮아하며 다소 냉소적인 태도를 보인다. 오히려 전쟁 중에 남편.. 더보기
이상주의와 숭고한 무법자의 원형적 충돌을 그린 존 포드의 <분노의 포도> 빈곤과 엑소더스 '2010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에서는 새롭게 시네마테크에서 구매한 존 포드의 영화 6편과 작년 '할리우드 고전 컬렉션'으로 이미 구매했던 를 포함 9편의 존 포드 영화가 상영된다. 이 중 는 와 비교해 볼만한 작품으로 빈곤으로 고향을 떠나는 해체되는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다. 사실적이면서 시적인 정취가 느껴지는 그렉 톨랜드의 촬영이 돋보이는 이 영화는 존 스타인벡의 원작 소설을 각색한 것으로도 유명하다.(편집자) 서부극의 거장인 존 포드가 퓰리처상을 받은 존 스타인벡(1902 ~ 1968)의 동명의 소설을 영화화한 것은 사회적 문제보다는 빈곤 때문에 유랑을 떠나야 했던 조드 가족의 운명에 흥미를 느꼈기 때문이었다. 작품의 무대는 1930년대, 미국의 오클라호마의 ‘사풍 지대’라 불리.. 더보기
흐린 기억 속의 시네마테크 한 달 반 여정의 ‘2010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가 시작된 지 딱 일주일의 시간이 지나가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왠지 불안해진다. ‘상당히 많은 시간이 흐른 듯’하면서도 ‘일주일 밖에 안 되었나’라는 양가적 감정에 휩싸인다. 이 불안감의 시초는 3년 연속 웹데일리 편집 일을 도와주면서 이 시기만큼은 여느 때보다 바쁜 일정을 소화하기에 그렇기도 하겠지만 관객의 한 사람으로서 현 시네마테크가 겪고 있는 실상을 눈앞에서 보고 들으면서 갖는 여러 가지 감정이 복합적으로 뇌리를 스치고 있기 때문이리라. 불씨만 남아 있다면... ‘진짜 이번 영화제가 마지막이 되면 어떻하지’, ‘3월이 재계약 시점이라는데 공간이 진짜 사라질려나’, ‘영진위가 시네마테크를 새로 공모로 선정하겠다던데, 그럼 지금의 시네마테크는 .. 더보기
조셉로지의 <트로츠키 암살> - 우리는, 시대의 거인을 얼마나 허무하게 잃었던가 젊은 시절 에이젠슈테인에게 영화연출을 배웠고, 50년대 매카시 열풍 하에서 프리츠 랑의 을 리메이크해 매카시즘을 비난했으며, 그로 인해 조국을 떠나야했던 인물. 미국 국적을 갖고 유럽영화사에서 독보적인 위상과 입지를 확보한 몇 안 되는 감독이었으나, 자신을 버린 조국으로 돌아가 마음껏 영화를 찍고 싶다는 소망을 이루지 못한 채, 나카타 히데오에 의해 만들어진 영화 의 주인공으로 남겨진, 과 을 비롯해 바로 이 영화! 을 연출한 감독 조셉 로지이다. 조셉 로지의 1972년 작 은 20세기 공산주의 혁명사의 전설적 인물인 레온 트로츠키의 생애 마지막 시간을 그리고 있다. 1940년 멕시코의 노동절 시가행진 장면으로 시작하는 영화는 트로츠키가 등산용 피켈에 의해 쓰러진 그해 8월 20일까지의 이야기를 시간의 .. 더보기
"나는 어쩌다 영화를 하게 되었는가" - 류승완 감독 시네클럽 현장중계 "영화를 만드는 데 있어 중요한 건 재능이 있는지의 여부가 아니라 자신이 재능이 있다고 믿는 것입니다" ‘2010년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에서 처음 카페에서 선보인 ‘시네 클럽’ 첫 번째 시간이 1월 21일 인사동의 한 ‘북 카페’에서 류승완 감독이 참여해 진행되었다. 이번 ‘시네 클럽’은 영화를 만들고 싶은 친구들과 격의없이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로 마련됐다. 빼곡하게 앉은 30여 명의 영화동아리 학생들과 감독 지망생들 앞에서 류승완 감독은 슬며시 자신의 이야기 제목에 대해 운을 띄우며 자리를 시작했다. “이번 행사의 제목을 이렇게 짓게 된 건 제가 지금 제 영화 제목 짓는데 애를 먹고 있기 때문이에요. 보통 감독들이 제목을 짓는데 애를 많이 먹거든요. 제일 힘들었을 때가 를 찍을 때였는데, 당시 .. 더보기
[씨네21] 인구 천만 서울에 시네마테크 전용관이 없다뇨! 2010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의 박찬욱·봉준호·김지운·류승완 감독 대담 올해로 5주년을 맞는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를 맞이해 박찬욱, 김지운, 봉준호, 류승완 감독이 모였다. ‘늘 보는 얼굴들’이라며 서로 식상해하지만 이들만큼 그간 시네마테크에 애정을 쏟아온 감독들도 드물다. 이들은 자신의 추천작 얘기를 시작으로 시네마테크의 ‘지속 가능한 상영’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현재 박찬욱 감독이 대표로 있는 ‘시네마테크의 친구들’은 서울아트시네마의 창립 10주년을 앞두고 서울에 시네마테크 전용관을 건립하고 안정적인 공간 확보, 서울시의 예산 확보, 영화문화 활성화를 위한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는 구체적이고 포괄적인 비전을 꿈꾸며 뜻을 같이 하는 모든 영화인들과 함께 ‘서울에 시네마테크 전용관을 건.. 더보기
[씨네21] 10년의 한국 시네마테크, 아직 풀어야할 숙제들 서울아트시네마는 2005년, 아트선재센터(왼쪽)로부터 임대 재계약 불허 통보를 받고 지금의 낙원상가 건물(오른쪽)로 이전했다. 1990년대 이래로 ‘새로운 영화보기’를 내세운 서울의 문화학교 서울, 서울시네마테크, 하이퍼텍나다, 일주아트하우스, 전주의 온고을 영화터, 광주의 영화로 세상보기, 청주의 씨네 오딧세이, 제주의 씨네 아일랜드 등 전국의 젊은 영화 애호가들이 주축이 된 시네클럽이 성장해 지금의 시네마테크가 됐다. 이미 한국의 시네마테크들은 서울을 포함해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었고, 1999년 부산은 처음으로 시네마테크 전용관을 설립해 시네마테크가 상영관과 교육시설을 갖춘 모습을 지닐 수 있음을 보여줬다. 그전까지 시네마테크는 상상의 영역이었다. 오랜 논의를 거친 끝에 2002년 전국적인 .. 더보기
채플린을 능가한 미국 무성영화의 액션 히어로, 성룡이 오마주를 바친 버스터 키튼의 <항해자>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에서 가장 특별한 선택중의 하나는 관객들이 직접 선택한 영화를 상영하는 '관객들의 선택' 섹션이다. 지난 해 관객들이 서울아트시네마의 카페와 사이트, 극장에서 직접 투표로 선택한 영화는 두 편으로, 그 중 하나는 1920년대 채플린과 더불어 미국 무성영화의 진정한 작가로 추앙받는 버스터 키튼이다. 버스터 키튼의 영화는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처음으로 회고전이 진행된 이래로 꾸준히 관객들에게 사랑받고 있고 있는 레퍼토리 중의 하나다. 채플린이 마임에 근거한 천상의 코미디를 보여주었다면, 버스커 키튼은 아크로바틱한 거의 기예에 가까운 코미디를 보여주었다. 그의 대표작 중의 하나이자 상상을 초월하는 액션이 벌어지는 작품이 바로 이다. (편집자) 롤로는 사랑하는 베시와 결혼하여 호놀룰루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