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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향

[리뷰] 줄리앙 뒤비비에 '망향 Pepe le Moko' “참 이상하지, 보석으로 휘감고 있는 당신을 보면 파리의 지하철 소리가 들려.” 젊은 장 가뱅이 아름다운 여주인공을 향해 속삭인다. 그가 그리워하는 것은 파리의 화려함이라기보다는 파리라는 도시가 상징하는 자유와 해방의 이미지이다. 이 젊디 젊은 도망자는 이국의 초라한 골목에 숨어살면서 과거에 누렸던 자유의 내음을 그리워한다. 그는 알제리의 수도 알제의 미로와 같은 카스바 구역의 왕이지만, 바깥으로 한 걸음 나서는 순간 범죄자로 전락하는 운명에 처해있다. 줄리앙 뒤비비에의 (1937)은 (1937)과 더불어 뒤비비에의 가장 유명한 작품 중 하나이다. 프랑스 식민지 시절 알제리의 카스바라는 이름의 구역에 은거하고 있는 인기 만점의 매력적인 범죄자 페페와 파리에서 온 아름다운 관광객 가비의 짧고도 비극적인 로.. 더보기
장 가뱅을 바라보는 사소한 이유 장 가뱅의 목소리를 좋아한다. 그의 터프한 액션을, 그의 부드러운 시선을, 그의 반짝이는 눈을, 사랑을 고백하는 말투를 좋아한다. 아마도 처음 (1938)를 본 이래로 그랬을 것이다. 제임스 딘을 좋아하던 청소년기의 친구들과 달리 유독 나이든 아저씨들을 좋아했던 탓이다. 아마도 그들이 뭔가를 알고 있으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리라. 내게 영화는 아직 어른이 되지 못한 소심한 아이가 꿈꾸는 어른들의 세계였다. 장 가뱅이 세상을 떠나기 전(그는 1976년에 사망했다)에 그는 장 루 다바디의 시를 노래한 적이 있다. 이 노래는 장 가뱅의 삶 그 자체를 낭만적으로 표현한다. 노래의 제목은 ‘이제, 나는 알고 있다’이다. 정리하자면 가사는 이런 식이다. “내가 아이였을 때, 아주 작은 아이였을 때, 나는 한 남자가 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