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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오스: 페데리코 펠리니의 미술 [영화사강좌1] 한창호 영화평론가가 들려주는 펠리니의 미술세계 페데리코 펠리니 회고전이 한창인 지난 16일 저녁 8시 서울아트시네마에서 펠리니의 작품세계를 보다 폭넓게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로 마련한 ‘펠리니의 달콤한 영화읽기’란 영화사강좌가 시작되었다. 총 5회로 구성된 이 프로그램의 첫 강연자는 이탈리아 영화와 미술에 조예가 깊은 한창호 영화평론가. 을 중심으로 그가 들려준 펠리니의 미술에 관한 강연 일부를 여기에 옮겨본다. 한창호(영화평론가) : 오늘 강의는 크게 두 가지로 이야기를 좁혔습니다. 하나는 이라는 작품 자체가 영화사에서 익숙한 작품이 아니라 먼저 에 대해 잠깐 설명을 드리고, 그 다음에 미술에 관해서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특히 오늘 저와 같이 보신 을 중심으로 이야기 하도록 하겠습니다.. 더보기
나의 두 번째 데뷔작 혹은 진정한 첫 번째 영화 [영화읽기] 페데리코 펠리니의 자전적인 영화로 잘 알려진 (1963)의 주인공인 영화감독 귀도는 결국 자신의 영화를 만드는데 실패한다. 영화 속 비평가 도미에의 말을 빌자면, 그는 리얼리즘과는 거리가 먼 영화를 만들려하는데 그를 괴롭히는 건 아이러니하게도 과거의 기억들이다. 영화의 첫 장면, 꽉 막힌 교통정체 속에서 폐쇄공포에 시달리던 귀도는 차문을 열고 하늘로 날아오른다. 하지만 그의 발목은 땅에 묶여 있고 결국 귀도는 밑으로 추락한다. 그가 날아올랐던 곳이 자신의 영화 세트인 우주선 발사대가 설치된 바닷가임을 상기해본다면, 귀도가 자신을 괴롭히며 출몰하는 과거의 시간들에서 벗어나기 위해 떠올린 모든 환상들은 결국 그가 창조하려는 영화의 세계임을 알 수 있다. 문제는 그가 만든 판타지가 아이러니하게도 .. 더보기
줄리에타 시선으로 바라본 환상과 꿈 [영화읽기] 페데리코 펠리니의 (1965)는 과 등에서 주연을 맡았던 줄리에타 마시나가 다시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작품이다. 펠리니의 첫 번째 컬러영화로 이탈리아의 중산층 부인인 ‘줄리에타’가 자신의 존재에 혼란을 느끼며 위기를 짚어나가는 과정을 그린다. 이 영화가 펠리니의 필모그래피에서 특별한 것은 영화의 주인공인 ‘줄리에타’, 즉 부르주아 여성 캐릭터 때문이다. , 을 통해 하층계급의 인물들을 연기했던 마시나는 자신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한 에서 돌연 유복한 부인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변화는 펠리니의 영화가 흑백에서 컬러로 옮겨지면서 강렬한 미학적 장치들(원색에 가까운 색감 등)을 활용하거나 극도의 몽환성을 띄는 것과 연결된다. 영화는 남편의 외도나 금지된 장난인 심령, 주술 등 다양한 방면으로 .. 더보기
이교도적인 풍속화 [영화읽기] 페데리코 펠리니의 가 흥행에서 실패한 뒤 페데리코 펠리니는 제작자인 디노 드 로렌티스와의 소송에 휘말려서 재산 일부를 압류당하고, 늑막염으로 요양소에 들어가는 등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요양소에서 돌아온 후 이라는 제목의 옴니버스 공포영화에 감독으로 참여하기도 했던 그는 1969년 의 후속작이라 일컬어지는 을 만들었다. 의 시대적 배경은 고대 로마이며, 현대물인 과 내용적인 면에서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지만 등장인물들의 기행과 도덕적 타락상을 묘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사한 주제의식을 갖고 있다. 구조적인 측면에서는 고전적인 극영화의 서사 구조에 충실했던 에서 단편적인 에피소드들이 결합된 의 구조로 되돌아갔다고 평가된다. 이 영화는 1세기경 네로 황제 시대의 로마 작가인 페트로니우스 아르비테르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