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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카펜터

[리뷰] 죽음과 패배의 공포를 넘어서는 대립의 유희 -존 카펜터의 <화성의 유령들>(2002) 생존을 넘어서는 목적을 염두에 둔 싸움이 있다면, 그 목적은 과연 무엇인가? 에서 인간은 생존을 위해 화성으로 이주를 택하고 과학과 경찰을 통해 새로운 식민지를 장악하지만 그 과정에서 쾌락, 활기, 재미 등 목적 이외의 요소들은 잃어버린 듯하다. ‘샤이닝 캐년’ 광산으로 파견된 경찰대 역시 정체불명의 에너지에 감염된 무리로부터 벗어나 살기 위해 다시 열차를 타고자 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경찰과 광기어린 무리 간의 대립은 생존 의지를 넘어선 것처럼 보인다. 이는 광산의 교도소에서 죄수를 이송하는 임무를 수행하던 ‘멜라니’ 경위의 변화에서 두드러진다. 멜라니는 ‘샤이닝 캐년’의 수색 과정에서 살해당하는 지휘관 다음으로 경찰대를 이끄는 지도자로 구심축의 역할을 맡는다. 하지만 죽은 지휘관과 부하 경찰 제.. 더보기
[리뷰]사생아, 크리스틴 그리고 <크리스틴> - 존 카펜터의 <크리스틴 Christine>(1983) 사생아 크리스틴1957년. 크리스틴은 디트로이트의 한 공장에서 태어났다. 그때는 혼자가 아니었다. 컨베이어 벨트 위에서 똑같은 모습을 한 쌍둥이들과 ‘함께’ 세상에 나왔다. 하지만 크리스틴은 오래지 않아 제 혼자 말썽 부리며 악한 본성을 드러냈다. 이런 크리스틴이 어울릴 곳은 없다. 자동차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일반적인 자동차의 삶(?)을 살지는 못한다. 또 의식은 있지만 인간과의 진심 어린 관계도 불가하다. 자동차 무리도, 인간 사이도 맞지 않는 그녀는 존 카펜터 감독의 다른 괴물들과도 결정적으로 다르다. 카펜터의 괴물들은 대부분 슬픈 사연 혹은 납득이 가는 이유로 인해 파괴를 자행한다. (1980) 속 유령들은 생전에 그들을 기만하고 매장한 섬을 공격한다. (1987) 속 사탄은 ‘사탄’이라는 정체성.. 더보기
[시네토크] 문제가 어디 있는지를 못 찾는 사람들의 이야기 상영 후 김곡 감독 시네토크 지상중계 지난 8월 10일 존 카펜터의 상영이 있던 날, 국내 최고의 카펜터 팬이라 직접 시네토크를 자청했다던 김곡 감독이 극장을 찾았다. 이날의 시네토크는 그가 존 카펜터에게 바치는 애정만큼, 카펜터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던 자리였다. 그 이야기의 일부를 여기에 옮긴다. 김곡(영화감독): 제가 마치 이 영화를 만든 감독처럼 나오는 것 자체가 큰 영광이다. 제가 김성욱 프로그램 디렉터에게 연락하여 ‘우리나라 최고의 카펜터 팬은 나인 것 같다’라고 하면서, 예정되지 않았더라도 꼭 좀 초대해달라고 떼를 써서 나오게 됐다. (웃음) 근데 저는 이 영화를 만든 사람도 아닐뿐더러 이 자리는 GV도 아니고, 솔직히 제가 뭔가 대답해드릴 건 없다. 여러분처럼 한명의 팬으.. 더보기
[오픈토크] "우리 시대의 불안과 공포: 이게 사는 건가?" ‘2012 시네바캉스 서울’ 영화제가 시작된 첫 주 주말이었던 지난 7월 29일 오후, 존 카펜터의 상영에 이어 변영주, 이해영 두 영화감독이 진행자로 나선 세 번째 오픈토크가 열렸다. 이번 토크의 주제는 ‘우리 시대의 불안과 공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였고 초대손님으로는 공포영화에 대한 식견이 풍부한 허지웅 영화평론가와 등의 작품으로 잘 알려진 만화가 최규석 작가가 함께했다. 그 날의 이야기를 일부 옮긴다. 변영주(영화감독): 오늘 이 자리는 구성이 재밌다. 공포영화 전문가 허지웅 평론가와 현재 공포영화 시나리오를 쓰고 있는 이해영 감독, 그리고 공포영화를 잘 안 보고, 안 좋아하는 최규석 작가와 제가 함께 하게 됐다. (웃음) 최규석 작가님은 을 어떻게 보셨는지. 최규석(만화가): 재밌게 봤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