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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뤽 고다르

[시네토크] 고다르 '필름 쇼셜리즘' 상영 후 김성욱 평론가 강연 절망적인 가운데 어떤 희망의 지점 지난 12월 6일 장 뤽 고다르의 상영 후, 김성욱 프로그램 디렉터의 강연이 이어졌다. 고다르가 이야기하는 표현의 자유, 소유권, 디지털, 이미지, 영화에 대한 이 날의 강연 일부를 옮긴다. 김성욱(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램디렉터, 영화평론가): 영화는 크게 3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2부에서 이런 대사가 나온다. ‘이게 무슨 얘기지?’ ‘곧 알게 될거야.’ 3부에선 ‘바르셀로나가 우리를 환대할 것이다’는 대사가 나오기도 한다. 이렇게 약간 미래식으로 주어져있다. 이라는 영화 안에 ‘필름’과 ‘소셜리즘’ 은 없다. 영화의 모든 이미지들은 디지털로 구성되어 있으며, 자본주의에 대한 부정형으로 얘기하는 부분은 있지만 소셜리즘 그 자체에 대해서 얘기하는 건 없다. 필름과 소셜리즘은.. 더보기
[리뷰] 아녜스 바르다의 <아녜스의 해변> 자화상, 혹은 행복의 기억 은 바르다가 유년기를 보낸 브뤼셀 근처의 해변에서 시작한다. 해변에 설치된 거울은 세계를 비추는 영화의 비유이지만 동시에 그녀의 자화상을 드러내는 장치이기도 하다. 일종의 설치작품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이는 바르다가 카르티에 현대미술재단의 의뢰로 2006년에 했던 ‘섬과 그녀’라는 작업을 떠올리게 한다. 그런데 왜 해변인가? 바르다는 ‘사람의 마음속에는 반드시 심상의 풍경이 있다. 나의 경우 그것은 해변’이라 말한다.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은 해변에서 시작해 그녀의 삶에서 소중한 사람들과 보낸 기억들을 더듬어가는 자화상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징 뤽 고다르가 에서 말하듯이 자화상은 회화에서는 비교적 많이 있는 장르이지만, 문학에서는 자전, 회상, 회고록과 같은 형태로 비교적 적은.. 더보기
장 뤽 고다르의 '카르멘이란 이름' 1983년은 카르멘의 전성시대였다. 프란체스코 로지, 카를로스 사우라, 피터 브룩이 마치 경연이라도 하듯이 카르멘을 영화로 만들었던 것은 당시 비제의 오페라가 저작권 소멸상태가 됐기 때문이었다. 고다르 또한 작업에 착수했다. 다른 작가들과 달리 그는 비제의 오페라를 느슨하게 차용만 했을 뿐 그 유명한 음악을 쓸 생각이 없었다. 오토 프레민저의 (1954)처럼 이야기를 현대로 옮겨왔고, 처음엔 이자벨 아자니를 주인공으로 염두에 두었다. 아자니의 바쁜 일정 탓에 당시 신인이었던 마루츠카 데트메르스가 최종적으로 카르멘 역에 캐스팅되었다(그녀는 국내에는 (1989)으로 잘 알려진 배우다). 고다르의 계획은 급진적이었다. 그는 음악을 따라가는 이야기, 혹은 음악이 이야기의 전체가 되는 영화를 구상했다. 카르멘은 .. 더보기
이론가의 시 - 고다르의 '미치광이 피에로' 작품의 의의(意義)는 그것에 내재된 의미들의 무덤 위에 피어난다. 의의를 얻을 때라야 비로소 작품은 잊혀 지지 않고 시간의 흐름 속에 살아남아 보존 된다. 즉 디테일들이 무시되고 몇 개의 특징만이 간명하게 정리될 때 우리는 그 정리된 문장을 기억하고 인용한다. 장 뤽 고다르의 (1965)의 모든 장면들은 이 의의에 맞서는 의미들의 투쟁 같다. 영화는 미이라로써 살아남길 거부한다. 장면들 간에 도무지 개연성이 없다. 한 가지 맥락으로 정리될 수도 없다. 내레이션을 통해 작품 스스로 고백하듯 '사랑, 액션, 범죄 영화'의 범주에 놓인 '복잡한 영화'이지만 그렇기에 결국 어떤 영화도 아니며 동시에, 어떤 영화로도 불릴 수 있다. 의의를 거부한 대신 영화가 더욱 선명히 보여주는 것은 의미를 발생시키는 가장 기본.. 더보기
이 영화 없이 현대영화는 존재하지 않는다 [시네클럽] 개봉 50주년 기념 장 뤽 고다르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에서는 한 달에 한 번씩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영화를 선정해 상영하고, 상영 후 영화에 대한 강좌와 함께 관객들과 영화에 대한 깊이 있는 토론과 대화를 나누는 ‘시네클럽’ 행사를 하고 있다. 지난 6월 20일에는 장 뤽 고다르의 가 발표된 지 50주년을 기념하여 누벨바그의 혁명을 일으킨 고다르의 를 특별 상영하고 고다르의 작품 세계와 그가 일으킨 누벨바그 혁명을 추억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상영 후에는 김성욱 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래머의 강연도 이어졌다. 극장이 거의 만석일 정도로 큰 호응을 얻은 시네클럽 행사는 고다르의 저력이 여전히 살아 있음을 반증했다. 그 특별했던 시간의 일부를 여기에 옮겨본다. 김성욱(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래머): 올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