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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장 뤽 고다르의 '카르멘이란 이름' 1983년은 카르멘의 전성시대였다. 프란체스코 로지, 카를로스 사우라, 피터 브룩이 마치 경연이라도 하듯이 카르멘을 영화로 만들었던 것은 당시 비제의 오페라가 저작권 소멸상태가 됐기 때문이었다. 고다르 또한 작업에 착수했다. 다른 작가들과 달리 그는 비제의 오페라를 느슨하게 차용만 했을 뿐 그 유명한 음악을 쓸 생각이 없었다. 오토 프레민저의 (1954)처럼 이야기를 현대로 옮겨왔고, 처음엔 이자벨 아자니를 주인공으로 염두에 두었다. 아자니의 바쁜 일정 탓에 당시 신인이었던 마루츠카 데트메르스가 최종적으로 카르멘 역에 캐스팅되었다(그녀는 국내에는 (1989)으로 잘 알려진 배우다). 고다르의 계획은 급진적이었다. 그는 음악을 따라가는 이야기, 혹은 음악이 이야기의 전체가 되는 영화를 구상했다. 카르멘은 .. 더보기
[리뷰] 순수한 사람들 연극과 오페라 연출가이기도 했던 비스콘티는 거의 평생 동안 멜로드라마에 탐닉했다. 유작인 에서 그는 19세기 이탈리아 상류 사회에서 벌어지는 불륜과 정조의 문제를 다루며 다시 한 번 멜로드라마로 돌아온다. 영화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공간은 사교계의 살롱과 귀족들의 저택인 실내 공간들로, 소품들의 화려함과 다채로움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주인공들을 비롯한 모든 인물들의 의상 또한 더할 나위 없이 화려하고 아름답다. 장면이 바뀔 때, 동일한 공간이나 의상이 다시 등장하는 일이 거의 없으며, 사물들은 원래부터 거기에 있었던 것처럼 자연스럽다. 정점에 달한 영화미술, 숏 하나하나가 회화 작품과도 같은 프레이밍으로 이뤄진 미장센은 단순히 아름답기만 한 것이 아니라 극 전체의 분위기와 상황, 인물들의 감정을 매우 .. 더보기
죽음: 페데리코 펠리니와 오페라 [영화사강좌4] 한창호 평론가가 본 펠리니와 오페라의 관계 페데리코 펠리니 회고전이 한창인 시네마테크 전용관 서울아트시네마에서는 펠리니의 작품세계를 보다 폭넓게 살펴볼 수 있는 '펠리니의 달콤한 영화읽기'란 영화사 강좌가 열리고 있다. 지난 27일 오후 3시 30분, 그 네 번째 시간에는 한창호 영화평론가가 '죽음 : 페데리코 펠리니와 오페라'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펼쳤다. 펠리니의 영화세계에 대해 에 등장하는 오페라를 중심으로 새로운 접근법을 들려준 한창호 평론가의 강연 일부를 여기에 옮긴다. 한창호(영화평론가): 제가 오늘 준비한 내용은 펠리니 영화와 관련해서 오페라의 역할에 대한 내용입니다. 방금 보신 영화의 감동이 아직 남아있을 것 같습니다. 수많은 오페라가 등장한 영화였습니다. 그러나 사실 펠리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