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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완

[Review] 존 부어맨의 <테일러 오브 파나마> 는 작가 존 르 카레와 감독 존 부어맨의 만남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먼저 실제 베를린에 파견되어 영국 스파이로 활동하기도 했던 존 르 카레는 동서 냉전기의 독일을 무대로 이중간첩을 소재로 한 세 번째 소설 가 크나큰 성공을 거두며 스파이 소설의 대가로 군림해왔다. 그런 그가 제작은 물론 시나리오 집필에도 참여한 작품이 바로 다. 영화의 핵심은 거짓 정보 때문에 벌어지는 파나마의 가상의 정치현실이다. 영국 정부는 전략적 요충지인 파나마 운하의 운영권이 제3국으로 넘어가지 않을까, 하는 우려로 영국 정보부 M16 소속 앤디 오스나드(피어스 브로스넌)를 파나마로 파견한다. 앤디는 재단사 해리 펜델(제프리 러시)의 비밀스런 과거를 약점 삼아 정보원으로 일하게 만든다. 해리는 파나마의 정, 관계 요인들을 대상으.. 더보기
마리오 바바의 가장 파괴적이고 음울한 로드 무비, ‘미친개들’ 마리오 바바는 영화광들 사이에서 서로 은밀한 눈웃음을 교환하는 패스워드 같은 존재다. 마틴 스콜세지의 오랜 애정은 말할 것도 없고 슬래셔 무비의 원전으로 회자되는 (1971)는 존 카펜터가 (1978)을 만들며 그 주관적 시점 카메라를 응용했고, 쇠꼬챙이 살해 등 거의 리메이크라 해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1980)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웨스 크레이븐은 (1973)에서 얻은 영감으로 (1984)를 만들었고 팀 버튼은 (1999)를 통해 (1960)를 비롯한 그의 고딕호러 영화들에 오마주를 바쳤다. 쿠엔틴 타란티노가 (1963) 에피소드 구성으로부터 (1994)의 아이디어를 떠올렸다는 것도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의 ‘호러 여신’ 바바라 스틸에게 매혹된 데이빗 크로넨버그와 브라이언 드팔마의 경배는 또.. 더보기
“혼자만 보긴 너무 아까운 영화다” [시네토크] 류승완 감독 선택작 마리오 바바의 지난 23일, 이번 영화제 첫 매진사례를 기록한 류승완 감독의 추천작 마리오 바바의 의 상영 후, 언제나 유쾌한 모습을 보여주는 류승완 감독과의 대화가 이어졌다. 영화의 빠르고 에너지 넘치는 질주 후에 이어진 시네토크 시간, 장내에는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그 담백하고 유쾌했던 현장을 전한다. 주성철(씨네21 기자): 마리오 바바의 (1974)을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에서 함께 볼 수 있어 좋았다. 이 영화를 추천한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 류승완(영화감독): 사실 마리오 바바의 영화를 많이 접해보거나 크게 관심을 둔 편은 아니었다. 2005년에 가 나왔을 때 어떤 교수님이 내게 "당신은 마라오 바바의 의 영향을 받은 게 분명하다"라고 말했다. 난 원래 내.. 더보기
왕가위의 <열혈남아> - 암울한 홍콩의 미래를 이야기하다 (1988)는 왕가위 감독의 첫 번째 영화다. 홍콩 느와르가 인기 절정을 누리던 80년대는 한편의 히트작에 관한 속편과 아류작들이 대량으로 제작되어 영화감독과 스태프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었다. 그로 인해 많은 시나리오 작가들이 감독으로 데뷔했는데 이런 분위기 속에서 왕가위도 시나리오 작가에서 감독으로 나섰다. 당시 왕가위는 흑사회를 소재로 한 ‘홍콩 느와르’ 장르를 정착시킨 등광영 밑에서 시나리오 작가로 일하고 있었는데, 친구인 유진위가 왕가위를 추천하게 되면서 등광영의 지원, 제작으로 연출하게 되었다 한다. 는 줄거리 상으로는 80년대 홍콩영화의 주류장르였던 홍콩 느와르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 왕가위는 느와르 혹은 갱스터 장르의 정석적인 틀만을 유지하고 있다. 구룡의 어두운 뒷골목을 방황.. 더보기
"나는 어쩌다 영화를 하게 되었는가" - 류승완 감독 시네클럽 현장중계 "영화를 만드는 데 있어 중요한 건 재능이 있는지의 여부가 아니라 자신이 재능이 있다고 믿는 것입니다" ‘2010년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에서 처음 카페에서 선보인 ‘시네 클럽’ 첫 번째 시간이 1월 21일 인사동의 한 ‘북 카페’에서 류승완 감독이 참여해 진행되었다. 이번 ‘시네 클럽’은 영화를 만들고 싶은 친구들과 격의없이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로 마련됐다. 빼곡하게 앉은 30여 명의 영화동아리 학생들과 감독 지망생들 앞에서 류승완 감독은 슬며시 자신의 이야기 제목에 대해 운을 띄우며 자리를 시작했다. “이번 행사의 제목을 이렇게 짓게 된 건 제가 지금 제 영화 제목 짓는데 애를 먹고 있기 때문이에요. 보통 감독들이 제목을 짓는데 애를 많이 먹거든요. 제일 힘들었을 때가 를 찍을 때였는데, 당시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