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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트시네마 소식

"내게 가장 소중한 공간입니다"

2011년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 관객회원의 밤 현장 스케치


지난 12월 24일, 서울아트시네마의 ‘2011년 관객회원의 밤’이 열렸다. 공식적인 행사 시작 전 극장 로비에는 관객회원 및 후원회원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관객 입장이 끝나고 오후 4시가 되자 극장 불이 꺼지고 익숙한 트레일러가 상영되었다. 드디어 ‘2011년 관객회원 및 후원회원의 밤’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이 날 영화 상영 전 행사는 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램 코디네이터 김숙현 씨의 사회로 진행되었다. 김숙현 씨는 관객들에게 “크리스마스이브임에도 불구하고 추운 빙판길을 뚫고 극장을 찾아주셔서 감사드린다”는 인사말을 건네는 것으로 사회를 시작했다. 김숙현 프로그램 코디네이터는 서울시의회가 지난 19일 정례회 본회의에서 서울특별시 영상진흥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의결하여 시네마테크 전용관의 꿈이 한 발 가까워졌다는 것을 언급하면서, “여기 계신 여러분들 덕분이고 다시 한 번 감사”한다고 전했다. 관객들에게 앞으로도 서울아트시네마에 많은 애정을 쏟아주길 부탁하며, 극장 측에서도 더 좋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이어서 서울아트시네마의 스태프와 자원 활동가들을 소개하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서울아트시네마를 움직이는 동력이지만 관객 입장에서는 잘 보이지 않았던 ‘극장지기’들을 만나볼 수 있었던 자리였다. 스태프들과 자원 활동가 한 명 한 명 소개와 인사가 이어지는 와중에, 김성욱 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램 디렉터 역시 전용관의 문제를 언급했다. 그는 “2년 전, 2009년 관객회원의 밤을 열었을 때 이 자리를 계속할 수 있을 줄은 몰랐다”며 전용관을 마련하기 위한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어지는 행사로 극장 측에서 준비한 객석 추첨과 영화 퀴즈가 있었다. 관객회원 연장, 1년간 쓸 수 있는 극장 초대권 등 푸짐한 경품이 마련되었다. 다소 어려운 난이도의 문제로 오답이 속출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지만, 관객들의 열띤 참여 덕분에 다 같이 퀴즈를 즐기는 화기애애한 모습이 연출되었다. 영화 초성 퀴즈에서는 ‘2012년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에서 상영될 몇몇 영화들의 제목이 살짝 공개되어 회원들의 호기심을 자아내기도 했다.


‘2011년 관객회원의 밤’에서 특별 상영된 영화는 존 카메론 미첼의 <헤드윅>이었다. 약 40여 분간의 행사가 끝나고 영화가 시작하자 극장 안은 차분하게 가라앉았다. 영화 상영 후에는 관객들을 위한 다과가 준비되어 있었다. 이 날 극장 측에서는 따뜻하게 데운 정종을 마련하는 등 정성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관객회원의 밤’ 행사에 참석한 관객들과 직원들은 함께 음료와 다과를 즐기며 담소를 나누었다.

한편, 서울아트시네마 에디터들은 관객회원 및 후원회원들과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에디터들은 서울아트시네마의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회원들에게 아트시네마에 대한 지난 추억을 물어보았다. ‘처음으로 서울아트시네마를 방문한 날을 기억한다면?’이라는 질문에 관객들은 “어머니와 함께 무성영화를 보러 온 날”, “브라이언 드 팔마의 <캐리>를 보러 온 날”, “7년 전 대만 뉴웨이브 영화제” 등 다양한 기억들을 회상하였다. 관객들의 소중한 기억들은 모두 서울아트시네마가 걸어온 지난 10년의 기억이기도 했다.


반면 서울아트시네마가 앞으로 걸어갈 길을 짚어보기 위해 준비한 ‘서울아트시네마에게 기대하는 모습은?’이라는 질문에는 단연 압도적으로 전용관의 문제가 언급되었다. 사실 이웃 극장의 소음으로 현재 아트시네마의 관람 환경은 차마 좋다고는 말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아트시네마의 관객회원들은 서울아트시네마가 매우 소중한 공간임을 털어놓았다. 서울아트시네마가 “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곳”이라고 고백하는 관객도 만나볼 수 있었다.

오후 4시부터 시작한 행사는 7시가 조금 넘어 마무리됐다. 비록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지난 1년간 아트시네마와 함께한 관객들과 극장 간의 끈끈한 정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앞으로도 그 마음이 계속되길 빌며, 곧 있을 제7회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에서도 그 우정을 이어가길 바란다.

송은경(관객 에디터) | 사진 주원탁(자원 활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