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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고전

[특집2] 마누엘 드 올리베이라 : 토킹 픽쳐 마누엘 드 올리베이라: 토킹 픽쳐 포르투갈의 영화감독 마누엘 드 올리베이라는 1908년에 태어나 지금까지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현역 최고령 감독으로서, 포르투갈은 물론 세계 영화사에서 굵직한 위치를 차지한다. 알고도 믿기 힘든 그의 나이 때문일까, 변치 않는 왕성한 창작력 때문일까, 혹은 단순히 영화 자체가 너무 어렵기 때문일까? 어쩐지 올리베이라의 세계는 너무나 심오하고 신비한 까닭에 쉽사리 접근할 수 없는 것처럼 여겨지곤 한다. 이번 올리베이라 회고전은 그간 전혀 볼 수 없거나 이곳저곳에서 산발적으로밖에 볼 수 없었던 올리베이라의 작품들을 한 번에 모아서 봄으로써 그 신비의 베일을 벗겨 심층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올리베이라 영화의 외면적 특징 중 하나는 인물들의 대사.. 더보기
[특집1] 시네마 - 에이돌론 : 마누엘 드 올리베이라 입문, 혹은 논쟁을 위한 서설 [마누엘 드 올리베이라 회고전 특집 1] 시네마 - 에이돌론: 마누엘 드 올리베이라 입문, 혹은 논쟁을 위한 서설 한국의 올리베이라 수용 약사(略史) 오랜 준비 끝에 서울아트시네마에서 마련한 이번 회고전은 올리베이라의 작품 대부분이 한꺼번에 상영된다는 점에서 아주 귀한 기회가 아닐 수 없다. 그의 작품들을 집중적으로 보고 그에 대해 깊이 있게 이야기할 기회가 비로소 우리에게 주어진 것이다. 이때 지난 15년 동안 한국에서 올리베이라의 영화가 어떻게 소개되었는지 그 역사를 간략히 정리해 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내가 처음으로 본 마누엘 드 올리베이라의 영화는 1993년 작품인 이다. 용케도 NHK 위성방송 BS2 채널까지 서비스하는 지역유선방송에 가입해 두었던 덕분인데, 2000년 초에 방영되.. 더보기
[지상중계]“존 포드의 다른 영화들도 상영해 달라고 항의해야 한다” - 영화평론가 태그 갤러거와의 만남 [지상중계] “존 포드의 다른 영화들도 상영해 달라고 항의해야 한다”- 영화평론가 태그 갤러거와의 만남 지난 9월 14일(일), 미국의 영화평론가 태그 갤러거가 서울아트시네마를 찾아 존 포드의 영화 세계에 대한 강의를 진행했다. 그가 직접 편집해 만든 영상을 본 뒤 관객들의 질문이 다시 1시간 30분 동안 이어졌다. 이날 자리는 감독 존 포드에 대한 훌륭한 배움의 자리인 동시에 누구보다 진지하게 영화를 대하는 그의 열정을 생생히 느낄 수 있는 자리이기도 했다. 김성욱(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램디렉터)│방금 본 50분 정도의 영상은 태그 갤러거 씨가 직접 만든 것으로, 하나의 비평이자 독특한 형식의 강의이기도 하다. 이제 바로 관객분들의 질문을 받으면서 오늘 만남을 이어가도록 하겠다. 먼저 태그 갤러거 씨가 .. 더보기
존 포드, 무덤의 시학 탄생 120주년 존 포드 회고전> 존 포드, 무덤의 시학 존 포드의 영화에 관해 많은 평자들이 대체로 중요하게 언급하지 않는 편이지만, 나는 존 포드의 영화에서 무덤과 묘비에 대해 말하지 않고서는 그의 특별한 시학에 제대로 들어갈 수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무덤과 묘비는 최소한 모뉴먼트 밸리를 언급하는 것만큼의 중요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 글은 그런 무덤의 시학에 대해 언제든 다시 고쳐 쓰게 될 짧은 생각의 글이다. 모뉴먼트 밸리가 포드 서부극의 시원의 풍경으로, 인간을 소형화하는 광경이자 초원이 시작하는 세계이고 장엄한 무한성의 숭고이며 인간의 가능성의 장을 제공하고 잠재적인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는 풍경이라면, 무덤과 묘비는 대체로 인간의 작은 기억들의 흔적이 간직된 가족묘들이다. 모뉴먼트 밸리가 .. 더보기
[회고전] 반(反)영화: 작가, 요시다 기주의 작품 세계 반(反)영화: 작가, 요시다 기주의 작품 세계 주로 요시다 요시시게로 알려진 요시다 기주(이하 요시다)는 1933년 2월 16일 후쿠이현 후쿠이시의 직물상인의 아들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거의 집에 들어오지 않고, 동경 니혼바시에 있던 지점에서 지냈다고 한다. 요시다가 태어난 지 2년 후에 어머니가 결핵으로 요절하게 되는데, 그의 영화에서 드러나는 부재의 흔적은 아마도 이 시절부터 내재화되어 있던 것인지도 모른다. 요시다는 2차 대전 중 대공습을 피해 동경으로 이사 간 이후부터 프랑스어를 배우고, 본격적으로 구미의 여러 영화들을 섭렵하기 시작했다. 이 시기 사르트르의 소설 『구토』를 읽고 매혹되어 대학 시절에는 사르트르의 작품에 심취한다. 그런 문화적인 영향 탓일까, 요시다는 동경대학교 문학부 불문과에 진.. 더보기
[리뷰] 이마무라 쇼헤이 <인류학 입문> 수컷과 암컷의 관계, 그 풀 수 없는 삶의 비밀 수부는 음화(淫畵)를 팔아서 먹고 사는 사내다. 그는 미망인 하루의 집에 하숙 들어 살며 그녀와 애인 사이로 지낸다. 하루의 아들 코이치는 엄마 품에 안겨 수부에게 돈을 뜯어내려 한다. 딸 케이코는 수부의 음탕한 시선을 거절하지 않는다. 이마무라 쇼헤이를 잘 아는 관객이라면 예상하겠지만, 사실상 가족처럼 살아가는 이 네 사람 사이에 어떤 일정한 질서는 없다. 그가 오즈 야스지로의 조감독을 거쳤으나, 사부의 정연한 세계에 마음을 붙이지 못하고 그로부터 떨어져 나와 자신 만의 길을 찾아 떠났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그의 세계는 어지럽다. 인간의 욕정 때문이다. 그 욕정이 오즈의 세계에도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이마무라의 세계에서는 종종 자연적 .. 더보기
[리뷰] 이치카와 곤 <나 홀로 태평양> 거기에 영화가 있기 때문에, 전진 1962년 5월 12일 밤, 니시노미야 항구에서 한 사내가 몰래 배에 오른다. 분명한 목적 없이는 출국이 금지되었던 시기다. 그렇다면 남자는 몰래 어딘가로 도피하려는 중일까. 아니면 비밀리에 어떤 임무를 수행 중일까. 어느 쪽도 아니다. 남자는 혼자 힘으로 태평양을 건너고 싶었다. 단지 그뿐이다. 하지만 그 단순한 목표가 아주 절대적이어서, 이 영화에 충분한 동력을 제공한다. 짐작하겠지만 거기에 대단한 이야기가 있는 것은 아니다. 대개는 남자가 배에 오르기까지 거쳐 온 시간을 되새김질한 것들일 따름이다. 심지어 이야기는 때때로 한 자리를 맴맴 돌고 있는 듯하다. 바람 한 점 없는 날 망망대해에 떠 있는 남자의 배처럼 말이다. 모터가 달려있지 않은 배의 운명은 오직 바람의.. 더보기
[리뷰] 구라하라 고레요시 <치사한 놈> 태양족 전통의 계승과 극복 의 감독인 구라하라 고레요시는 한국에는 비교적 많이 알려지지 않은 감독이지만 1957년에 감독으로 데뷔한 후 90년대까지 30편이 넘는 영화를 만들며 오랜 기간에 걸쳐 일본 대중의 사랑을 받은 대표적인 감독 중 한 명이다. 그는 1927년생으로 같은 세대의 감독 중에서는 드물게 대학에서 영화를 전공했으며 쇼치쿠에 입사했으나 1954년에 닛카츠로 소속을 옮겨 1967년까지 닛카츠에서 활발하게 활동했다. ‘태양족 영화’의 시작을 본격적으로 알린 나카히라 코우 감독의 (1956)에서 조감독을 맡기도 했으며 그 후로는 젊은 감수성의 톡톡 튀는 영화에서 블록버스터까지 연출하며 폭넓은 작품 세계를 선보였다. 특히 1983년에 만든 는 다음 해 베를린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하기도 했으며, .. 더보기